posted by 렉스 trex 2020. 5. 11. 10:4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링크 : www.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105 / www.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114 )

== ===== = =====

에이프릴 「Lalalilala」

「꿈사탕」(2015), 「팅커벨」(2016)로 이어지던 에이프릴이 제일 우태 위태 했고 때론 누군가에겐 비웃기에 십상이었을지 모르나 그때가 제일 좋았던 나 같은 사람에게 모든 멤버가 20대에 들어선 지금은 새롭게 바라보는 시기다. 「예쁜게 죄」(2018)가 들려줬던 인상에 대해선 유성은 필자의 표현을 빌자면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함이 높은 진입장벽‘을 당시 나 역시 느꼈었다. 듣는 귀나 하는 생각이나 ‘라떼는 말이야’ 사람에게 이건 명백한 사고의 한계일 것이고, 팀과 기획사엔 ‘모색과 설득’의 필요성은 필요했을 것이다. 돌아온 곡엔 정리가 느껴진다. 압도적이고 주목할만한 보컬 하나의 부각보다는 평이함과 일정 상향을 오가는 안정적인 보컬 라인의 균형감, 부쩍 웹드라마와 예능 등의 이력으로 팀의 살림을 도드라지게 책임지고 있는 메인 캐릭터의 비중 보장, 몽환적인 무드로 시작하다 진행 과정에서 색채감 있게 때려주는 퍼커션 등의 배치는 양호한 걸그룹 넘버를 만든다. 환상성과 낭만이라는 누구에겐 고루하게 비칠지도 모를 장르의 오래된 장치를 효율적이고, 낡지 않은 세련됨으로 들려준 곡. ★★★


주오 「명왕성」 

한 신진 밴드의 음반을 듣다가 The Beatles가 해놓은 일들과 흔적을 쫓는 수준에서만 멈추면 곤란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렇게 웬만한 걸 해놓은 업적 뒤에 뭔가를 새기는 것은 참 장르 밴드로선 쉽지 않겠다 싶었다. 태양계 안에서의 위치를 보장받지 못하고 목록에서 퇴출당한 왜행성의 이름을 빌려 소외와 불안을 이야기하는 음악. 디스토션과 분노 대신 명료한 사운드와 아련한 영롱함이 여실한 모던록 넘버인데, 제법 표가 나는 보컬의 울컥하기 직전의 연출이 어쨌거나 인상 깊다. 전작 「다시」(2019)와도 비교되는 대목인데, 뚜렷하게 들리는 연주의 톤과 사색적인 무드 사이에 꾸준히 집어넣는 이런 감정 개입은 효과적인 장치로 들린다. 쿨한 척, 무감해 보이는 태도로 씩씩한 척조차도 하지 못하는 어떤 절박함을 의도한 것이라면. ★★★


에이비티비 「Nightmare」 

에이비티비는 록이 사람들에게 가장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가장 많은 육체적 지지를 받았던 클래식 록 시대부터, 고전적 록에 대한 담론에 대해 안티테제가 팽창하던 그런지 시대까지 그야말로 록이 가장 사랑받았던 era를 다시금 살려내는데 1집부터 주력해왔다. 이런 이들의 시도가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를 품지 않았던 것은 황린의 꾸준한 수훈갑 리프와 (양쪽 모두에게 실례일)Eddie Vedder와의 비교 같은 흥미 본위를 비껴 났던 박근홍의 자기 정립 덕일 듯하다. 이제 2020년에 귀환한 밴드는 광화문 거리의 형형색색 각각의 목소리로 지글거리는 소음 세상에 대한 환멸과 피로감을 담는 것으로 서두를 연다. 이 멸시의 감정이 고조될 때 박근홍의 목소릴 대신하는 것은 프로그레시브 한 연주가 끈질기게 야기하는 현란한 순간의 연속성이다. 작품의 포문을 여는 착란의 순간을 정리하는 역할은 음반의 종막에 해당하는 곡 「daydream」의 역할이라 하겠다. 밴드는 이걸 다 계획하고 있었구나.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4. 27. 10:45

Single Out 295회 - 패스파인더, 메스그램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97 )

== = =====


패스파인더 「Departure」

하우스 성향으로 빠지거나 뭄바톤 같이 듣고 움직이는 재미의 세계로 빠지는 쪽보다 패스파인더는 시종일관 묵직한 무게감을 강조하는 성향의 싱글들을 발표해 왔다. 본작에 들어서 이 기조는 하드함을 보유한 채로 더욱 강해진 듯하다. 가히 친 헤비니스 리스너들도 흡족할 질감을 들려주는데 선 굵은 존재감이 뚜렷하다. 그만큼 곡의 매듭에서 금세 퇴장하는 듯한 기분이 강해 다소 아쉬웠다. ★★★☆


메스그램 「Karma」

전임 보컬 YK가 가진 에너지엔 한결 어둠이라는 정서가 내재했는데, 현재 보컬 지영이 가진 톤은 다소 상반된 기운이 있다. 그게 부정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것은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팬층의 호응과 밴드의 모던 헤비니스가 일부 서브 컬처와도 친근하게 붙는 여러 각도의 가능성으로 증명되는 듯. 메스그램식 트랜스코어는 애초부터 멜로딕한 구성에 강점을 보였고, 본작 역시 여실히 보여준다. ‘팝’한 이런 경쟁력은 본작과 함께 음반에 수록된 (가히 이모에 근접한) 「Rockstars」에서 현재 시점 이 밴드가 가진 독자적 경쟁력을 대변하고 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4. 20. 14:4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88 )

== === = =====

준킴 「멈춰」

『감성주의』(2014)의 vol.2를 선언한 첫 곡이지만 서로 다른 속도감과 진행의 어긋남을 중반부터 규합했던 재즈 종사자로서의 모습은 표나게 사라졌다. 그래도 컨템포러리 재즈풍의 힘들지 않은 접근을 지향했던 흔적의 소산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어쨌거나 그보다는 검정치마와 혁오가 이곳의 모던록을 대변하는 것에 대한 동시대 음악인의 반응 같아 보이기도 하다. 뚜렷하게 소리 높여 부르는 보컬까지도 록의 수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 정도면 오히려 이 곡 이후에 발휘할 본편과 정체의 발현이 기다려질 정도. ★★★


안치환 「바이러스 클럽」

학사 졸업장 하나 주어진다고 인생의 경로에 선을 긋기엔 힘없음을 잘 알던 지방대 인문학부 동문의 자취방. 그곳엔 안치환의 목록과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시리즈 카세트테이프라는 일종의 정물이 있었다. 그 기준점의 양편에서 노찾사를 듣느냐와 전람회를 듣느냐의 경로는 나뉘거나 간혹 겹쳤다. 안치환의 목소리는 일종의 상징이다. 이걸 2020년의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참으로 새삼스러운 것이다. 자연히 음악인의 창작도 변모를 가진다. 올해 초 내려간 남쪽 지방행에서 본 돼지 열병 안내 플래카드는 이제 하나둘 내려가고 지금은 ‘사회적 거리’를 강조한 정부 시책 플래카드로 바뀌었다. 그 사이 사람을 제외한 자연의 안팎은 천천히 개선되었고, 사람들의 부대껴 사는 공존의 환경은 이제 비관 외에 남은 것이 별로 없다. 코로나19는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이자 악성 종양인 관계에 대한 비유이자 가시적 재앙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보컬의 톤과 온도를 유지한 안치환식 포크록은 여전한데, 새롭게 추가된 이런 근심거리에 대한 전달방식은 현대적인 장치가 조금 가미되었다. 서정과 행동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그만의 서사가 있기에 밑도 끝도 없이 ‘대한민국 힘내라!’ 풍 캠페인 같은 시도와 이를 구분하게 해준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4. 13. 10:09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review&s=1&gp=1&ob=idx&gbn=viewok&ix=7071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81 )

===

윤병주와지인들 「우연히 (feat. 이정선)」

로다운30을 필두로 아니 노이즈가든에서부터 윤병주의 블루스(록)/(블루스)록에 대한 태도는 어떤 굳은 심지가 있었다. 음악취향Y와의 합동 인터뷰 (링크) 등에서 드러나는 그의 장르에 대한 입장은 “내가 이 정도는 안다”를 넘어선 고민과 적용, 탄력과 포괄의 결과물인 듯하다. 이젠 윤병주식 이곳 대중음악에 대한 주석 시리즈다. 이를 통해 소환한 것은 이정선이라는 음악인의 이력과 한국 블루스록의 재현이다. 먼저 발표한 「거리」(2020)를 통해 장대한 사이키델릭한 잼을 조성했던 밴드는 이어 본작을 통해 ‘우연히 그대를 본 순간‘라는 가사를 시작으로 두근거리는 연정을 품은 80년대 화자의 내면으로 스며든다. 오리지널의 주인공인 이정선의 목소리가 두근거림을 숨기지 못하는 청년의 설렘이었다면, 윤병주의 목소리는 모른 척의 도회적 덤덤함이 있다. (그 중간 영역의 의뭉스러움이 존재한다면 그건 하헌진에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정선의 넘실거리는 하모니카와 전상민의 키보드를 필두로 한 각 포지션의 질감 있는 연주가 곡의 맛과 리더가 구현하고자 한 기획의 의도를 살리고 있다. ★★★☆


플레어 「Till We Go」 

사타닉한 그로울링도 곧잘 뿜어내는 강여랑의 보컬, 그루브한 기타 리프가 휘몰아치는 순간에 블라스트 비트 드러밍을 난사하는 김민아의 연주가 곡 곳곳의 선 굵은 순간을 만든다. 곡을 단조롭지 않게 만드는 FX와 결의를 느끼게 하는 서정적인 파트는 곡의 감상을 분산시키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듣는 장르 팬들을 고양한다. 이런 정서와 곡의 연출이 현재 시점 밴드의 라이브 마지막을 장식하는 본작의 위치를 설명하게 한다. 익스트림 메탈의 광포한 에너지를 유연하게 흡수해 자신들의 헤비니스로 만들고, 여성 드러머가 밴드의 프론트인 면은 밴드 노이지 등이 떠오르기도 한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3. 30. 16:3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53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64 )

== ==== = =====

헬리온 「Brother」

「painkiller」(1990) 커버를 위시하여 밴드명이 「the hellion」(1982)에서 아무래도 따온 것 같다고 생각이 닿으면, 영락없는 Metal God(Judas Priest)의 계승자처럼 근사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020년의 한국에서 메탈 중흥을 선언하는 것은 시대착오로 보이기에 십상이고, 심지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근 10여 년간 정규반 없이 대전 씬에서 묵묵히 활동한 결과물을 이렇게 내놓다는 것은 좋아하는 장르, 잘하는 장르에 대한 일관된 충성의 증거일 것이다. 작금에 들어 헤비메탈의 재현이 어떤 경우엔 레트로나 키치의 흥취가 묻는 경우가 있는데, 곡의 수미쌍관을 장식하는 어쿠스틱한 서정적 장치나 샤우트 한 창법 등의 서사가 진심이다. 비단 본작 뿐만 아니라 EP 전체가 충실하다. 유행 일변도나 장르 변화에 대한 촉각을 발휘하는 방향보다 적통임을 증명하는 방향의 결과물들. ★★★

동양고주파 「Creature」 

 『틈』(2018)을 시작으로 『곡면』(2019)으로 이어진 이력은 첫인상의 의구심을 최근의 신뢰로 뒤바꾸게 한, 짧지만 인상적인 과정이었다. 이젠 싱글이지만 20여 분을 상회하는 장관이자 그 자체가 뚜렷한 볼드체의 선 긋기다. 청명하고 촘촘하게 자신의 경보를 걷던 양금과 이와 대비되는 별도의 약진을 하던 베이스와 타악기는 전반부엔 포스트록 같이 진행하다, 중반엔 셋이 조화롭게 선명한 유기성을 들려준다. 이때부터 들려주는 치밀한 구성은 강철 사운드만 없다뿐이지 가히 80년대 중후반의 스래쉬 메탈 대작들의 서사를 빌려 쓴 듯한 광경이다. 곡이 가진 주제 의식과 별개로 밴드는 마치 ‘크로스오버라는 흔해진 규정으로 국한한 표현 영역 이상’을 목표로 한 듯한 서사로 확장한다. 가히 프로그레시브의 영역이 되고, 후반부엔 몇 번의 국면 전환과 반전을 경험케하니 그제야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자칫 과욕으로 비칠 수 있을 부분을 위험이라고 움츠러들지 않고, 갈 수 있는 곳까지 탐색해 본 용기 있는 곡. ★★★★

세정 「Skyline」

구구단의 휴지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음악인의 작품이다. 그룹 활동이 한 주력 멤버의 이미지를 역전시킬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다면, 발매의 방향성은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싱글 타이틀로 발표된 곡보다 반응의 온도가 더 높다는 이 팝 록 넘버는 이 음악인의 캐릭터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안전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꽃길’로 대변되는 가족과 개인에 결부한 서사에 이어, 이젠 ‘스카이라인’으로 일컬어지는 “나만의 시간엔 어떤 미래도”로 표현하는 자신의 문제로 발길을 옮긴다. 여기에 맞춘, (그러나 다소 작위적으로 들리는) 후반부의 화려한 코러스 합창이라는 감동적인 장치도 따라붙는다. 윤하와 태연 등으로 대표되는 젊은 주류 보컬의 계열과 장르에도 맞닿아 있고, 플로우블로우의 말끔한 조력도 뚜렷하다. 새삼 아이돌 팝이 가진 긍정의 전파력이 가진 효능을 다시금 끄덕이는 기회도 되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3. 16. 16:0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41 )

===

소공녀프로젝트 「나비춤」 

정보가 많지 않거니와, 제공되는 정보도 읽는 대로 바로 독해하기엔 필터링이 필요한 정보들이다. SNS를 뒤져보니 독립(지하)아이돌 연습생 그룹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프로젝트 회사 <동경기획>이라는 곳의 소속이라고 한다. (지하라는 명칭은 이웃 나라에서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흔히들 쓰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이들 자신이 프로필 관련한 정보로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 최근에는 ‘21세기 여성’을 대상으로 연습생을 오디션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2월과 3월 전후에 세상에 곡 등의 공개를 앞뒀던 모양인데, 아시다시피 코로나-19 시국이라 이런저런 차질이 있다고 자연히 전후 관계상 유추가 된다. 마음을 비우고 청취를 시작하니 말끔한 EDM 넘버다. 독립 프로듀싱을 앞세운 그룹답게 곡의 작사/작곡 역시 멤버 설희가 전담한 모양이다. 신인 그룹에 ‘나비’라는 개체의 상징은 두말할 나위 없는 비유일 것이다. 빌드업하는 사운드 안에서 절정을 가지고 오는 보컬과 랩의 환기하는 장치들은 교과서적으로 자연히 스며든다. 크게 무리수가 없다. 머릿속으로는 이 산업의 생태계가 이런 갈래를 만드는 것도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을 동의하는데, 그래도 마음이 조금 복잡하다. 애니플러스 채널과 유튜브 시청하면서 “니코니코니-“ 같은 광경을 인터넷 유머 보듯 우스개로 보던 마음과 현실의 엄연한 간격 차이를 안 느낄 수는 없었다. ★★☆



소울소스미츠김율희 「(Who Knows) The Swallow Knows」 

그렇다. 판소리 흥보가의 그 제비다. 그것도 ‘놀보가 제비 다리 후리러 가는 그 대목’ 말고, ‘홍보에게 제비 날아들어 은혜 갚는 그 대목’이다. 그러니 흥이 있고 자연히 희망이 샘솟을 수밖에 없다. 그걸 중요무형문회재 제 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김율희가 부르니, 나와 일반인들은 제 5호 이런 게 뭔지는 몰라도 그 완성도에 고개를 갸웃하기란 힘들다. 무엇보다 길율희가 이 팀과 함께 한 전작 『Version』 (2019)의 성취를 기억하는 귀라면, 흔히들 말하는 장단의 박자감과 남미풍의 리듬이 레게 장르 속 브라스 안에 뒤섞이는 재밌는 청취감이 여전하다. 단순히 고전을 부르는 소리꾼의 목소리 역할 이상의 탄력감을 부여하는 베이스와 퍼커션 등의 수훈이 이번에도 드러난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3. 9. 10:49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30 )

===

안예은 「Kakotopia」

음악인의 변을 빌자면 유토피아에 반하는 디스토피아를 뜻하는 것이라 한다. 이른바 우리가 마스크 끼고 아둥버리고 그래도 살겠다고 한발 한발 걷는 사바세계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미 마음은 진작에 딛고 사는 극락 반대 지평 무간지옥의 풍경일 수도 있다. 이를 노래극의 형태처럼 마치 연기하듯 부르는 보컬과 편곡은 곡 자체를 공작새의 몸짓처럼 화려하게 조성한다. 특히나 건반의 무그 사운드가 들려주는 휘청거림은 삶이 가진 아연한 피곤함을 대변하는 듯 들린다. 물론 ‘낭떠러지라도 난 날아올라’ 같은 가사가 전하는 메시지는 살아있음의 변혁에 대한 촉구이자, 응원과 자성이기도 하다. ★★★☆




코리아 「Same Old Fear」 

인더스티리얼을 위시한 전자음악 장르의 음악들은 흔히들 대량 생산체제의 사회 그 자체나 그 사회상을 대변하는 외연이 되기도 하다. 앰비언트가 생산물처럼 규칙적인 강박을 쌓아가는 와중에 글리치한 사운드의 부산물은 우발성을 닮은 채로 군데군데 묻어간다. 그 위에 정서적인 멜로디가 나즈막이 흐르며, 이것은 사운드인가 음악이냐는 기본적인 질문에 확답을 얹는다. 규칙과 우발 모두를 허용하며 공학적인 산출물을 완성한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렉스 trex 2020. 3. 2. 11:1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009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20 )

==

토비러쉬 「Firi」

무대를 달구는 디제이이자 프로듀싱 작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토비러쉬의 컴플레이션 참가 작업이다. 싱글이라는 작업의 특성과 음반 성격상 지배력과 입지를 굳히는 방향은 아니지만, (프로그레시브/일렉트로)하우스 사운드에 대한 그의 이력에 여전히 일관된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시그니처처럼 휘파람 같이도 들리는 피리 사운드와 중축하며 고조하다 다시 턴을 돌며 돌아오는 구성은 음반 전체 구조 안에서 감상의 순항을 유도한다. ★★★

천미지 「Everyone So Loves Me!」 

전작이 자아와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면, 이젠 자신의 외부를 형성하는 신체의 문제를 말한다. 나의 몸에 대해 타인의 규정으로 미와 추가 정립되고, 곧바로 자본적 가치가 새겨지는 폭력적 시선과 기준에 대한 거부를 그의 목소리를 빌어 낭랑하게 표한다. 째깍째깍 떨어지는 반주에 실린 목소리는 소위 절창이나 디바 류를 의도적으로 버리고 파르르 한 진폭을 여과 없이 들려준다. 자욱한 안개길 같은 모던 포크 풍 분위기에 얼터너티브 록 연주는 침엽수처럼 바싹 마른 채로 천미지 고유의 세계관을 회색 조로 장식한다. 빛바래지 않고, 완강하고 단단한 기운으로. ★★★★

두억시니 「Sin Of Society」 

태초에 존재했던 Metallica는 장르보다는 헤비 씬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남겨둔 유산인 올드스쿨 스래쉬 메탈은 충실히 후예들이 계승하고 있다. 무슨 자료를 찾아도 도대체 빠질 생각이 없는 농담 중 하나인 “메탈엔 긴 머리지!”라는 이 밴드에 대한 언급은 피곤하게 느껴진다. 음 이제 그만. 밴드 고유의 간략한 설명이 붙은 보도자료와 한번 보면 도저히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는 무대 매너는 여전하다. 소멸할 줄 알았던 장르의 재생에 물을 뿌리는 Havok (음... 실은 이쪽은 Megadeth 생각이 조금 더 나긴 하지만) 같은 밴드들과 공교로운 동시대성도 느껴지는데, 반가운 현상이다. 디스토션 잔뜩 먹인 사운드에 모범적인 구성으로 일관하다 코어 쪽 연상을 주는가 싶더니, 다시금 드라마틱한 솔로잉으로 전환해 장르 팬들을 안도(?)시키는 젊은 기운이 미소를 짓게 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