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3. 9. 10:49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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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은 「Kakotopia」

음악인의 변을 빌자면 유토피아에 반하는 디스토피아를 뜻하는 것이라 한다. 이른바 우리가 마스크 끼고 아둥버리고 그래도 살겠다고 한발 한발 걷는 사바세계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미 마음은 진작에 딛고 사는 극락 반대 지평 무간지옥의 풍경일 수도 있다. 이를 노래극의 형태처럼 마치 연기하듯 부르는 보컬과 편곡은 곡 자체를 공작새의 몸짓처럼 화려하게 조성한다. 특히나 건반의 무그 사운드가 들려주는 휘청거림은 삶이 가진 아연한 피곤함을 대변하는 듯 들린다. 물론 ‘낭떠러지라도 난 날아올라’ 같은 가사가 전하는 메시지는 살아있음의 변혁에 대한 촉구이자, 응원과 자성이기도 하다. ★★★☆




코리아 「Same Old Fear」 

인더스티리얼을 위시한 전자음악 장르의 음악들은 흔히들 대량 생산체제의 사회 그 자체나 그 사회상을 대변하는 외연이 되기도 하다. 앰비언트가 생산물처럼 규칙적인 강박을 쌓아가는 와중에 글리치한 사운드의 부산물은 우발성을 닮은 채로 군데군데 묻어간다. 그 위에 정서적인 멜로디가 나즈막이 흐르며, 이것은 사운드인가 음악이냐는 기본적인 질문에 확답을 얹는다. 규칙과 우발 모두를 허용하며 공학적인 산출물을 완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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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3. 2. 11:13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009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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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러쉬 「Firi」

무대를 달구는 디제이이자 프로듀싱 작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토비러쉬의 컴플레이션 참가 작업이다. 싱글이라는 작업의 특성과 음반 성격상 지배력과 입지를 굳히는 방향은 아니지만, (프로그레시브/일렉트로)하우스 사운드에 대한 그의 이력에 여전히 일관된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시그니처처럼 휘파람 같이도 들리는 피리 사운드와 중축하며 고조하다 다시 턴을 돌며 돌아오는 구성은 음반 전체 구조 안에서 감상의 순항을 유도한다. ★★★

천미지 「Everyone So Loves Me!」 

전작이 자아와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면, 이젠 자신의 외부를 형성하는 신체의 문제를 말한다. 나의 몸에 대해 타인의 규정으로 미와 추가 정립되고, 곧바로 자본적 가치가 새겨지는 폭력적 시선과 기준에 대한 거부를 그의 목소리를 빌어 낭랑하게 표한다. 째깍째깍 떨어지는 반주에 실린 목소리는 소위 절창이나 디바 류를 의도적으로 버리고 파르르 한 진폭을 여과 없이 들려준다. 자욱한 안개길 같은 모던 포크 풍 분위기에 얼터너티브 록 연주는 침엽수처럼 바싹 마른 채로 천미지 고유의 세계관을 회색 조로 장식한다. 빛바래지 않고, 완강하고 단단한 기운으로. ★★★★

두억시니 「Sin Of Society」 

태초에 존재했던 Metallica는 장르보다는 헤비 씬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남겨둔 유산인 올드스쿨 스래쉬 메탈은 충실히 후예들이 계승하고 있다. 무슨 자료를 찾아도 도대체 빠질 생각이 없는 농담 중 하나인 “메탈엔 긴 머리지!”라는 이 밴드에 대한 언급은 피곤하게 느껴진다. 음 이제 그만. 밴드 고유의 간략한 설명이 붙은 보도자료와 한번 보면 도저히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는 무대 매너는 여전하다. 소멸할 줄 알았던 장르의 재생에 물을 뿌리는 Havok (음... 실은 이쪽은 Megadeth 생각이 조금 더 나긴 하지만) 같은 밴드들과 공교로운 동시대성도 느껴지는데, 반가운 현상이다. 디스토션 잔뜩 먹인 사운드에 모범적인 구성으로 일관하다 코어 쪽 연상을 주는가 싶더니, 다시금 드라마틱한 솔로잉으로 전환해 장르 팬들을 안도(?)시키는 젊은 기운이 미소를 짓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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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27. 15:59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 부문의 잠비나이의 곡 <온다 (ONDA)>에 대해 수상의 변을 적었습니다. http://koreanmusicawards.com/2020/winner/winner_gen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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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한 거문고와 베이스가 듣는 청자의 심중을 들쑤시다 모든 걸 다스리는 듯한 김보미의 보컬은 입을 연다. 이윽고 휘청이며 교란하는 태평소와 해금, 파열을 만드는 기타는 장대한 공간을 형성한다. 데뷔 음반 [차연(Differance)](2012)으로 프랑스 현대철학의 개념을 빌려왔던 밴드는 이제 ‘모든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기를’이라는 가사로 지식의 개념을 넘어 듣는 이를 넓게 감싼다. 국악과 강철음의 장르가 만나 포스트록은 물론 초월과 포괄의 환상적인 광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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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장에선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2013)에 이어 <코타르 증후군>(2019)에까지 한국(적)의 삶, 한국(적)의 노동 등에 대해 질문 하던 김오키의 음악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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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20. 19:39

웹진 음악취향Y( MUSICY.KR ) 의 연말 결산의 일환으로 싱글 결산을 하였습니다. 제가 언급을 적은 곡들에 대한 목록을 정리하였습니다. 장르 명칭은 수석 에디터 기준으로 표기하며 명칭과 분류는 이에 대해 저는 100% 동의한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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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팝 부문

드린지오 (Dringe Augh) 「Breeze」- 올라탄 열차의 진동에도 아랑곳없이, 갈 길을 따라 열어주는 첼로의 굵은 선율은 보이지 않는 여정의 불안을 덮어준다. 방랑하고 고민하는 이에게도 이것은 안식이었을지 알 수는 없다. 그의 기타는 쩔꺽쩔꺽하며 제 주인의 마음을 알듯이.


스텔라장 (Stella Jang) 「일산화탄소」- 음반의 대표 자리를 차지한 「미세먼지」 대신 앞서 자리한 이 곡이 조금 더 땡겼다. 이젠 잊어도 될 상대에 대한 맵싸한 맛의 원성, 이과식 위트 - 그래, 그의 곡엔 언제나 전매특허 같은 위트가 있었다 - 이 위트와 연계한 랩, 그래도 새길 것은 새기는 쌉쌀함의 여운이 잘 살아있다.

헤비니스

에이틴에이프릴 (Eighteen April) 「Dreamer」- 별다른 생각이 없었고, 웹진 안에서도 일찍이 주목했던 신진 중 하나였던 밴드였건만 정작 나만 무심했다. 클린 보컬과 그로울링의 교차, 튜닝의 무게감과 타격감이 기분좋게 난도하는 음반 곳곳의 대목은 진정한 각인을 새겼다.

체인리액션 (Chain Reaction) 「In The Beginning : Album Ver.」- 명료하게 들리는 가사, 위악으로 무장하지 않은 태도, 주먹을 움켜쥐게 만드는 사운드가 ‘올해 저물기 전 한국 스크리모 한 장 획득하는구나!’라는 작은 희열감을 안긴다.

록/모던록

까데호 (Cadejo) 「여름방학」-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탐구생활》에서 가장 쉬운 페이지의 해답을 일찌감치 적고, 차가운 방바닥에 드러눕던 그 여름방학의 시대를 딱 닮았다. 무대에서 얼마나 자신의 연주에 대한 확신과 여유를 지닌 사람인지 확연히 드러나는 이태훈의 캐릭터와 더불어, 세 사람이 자아내는 리듬감과 그루브함은 일상의 완충 과정 자체다.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Eyre Flew 「Moeve 」 - 포스트록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세상은 단순히 하늘색이라고 형언할 수 없는, 매번 다른 색채감이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삼 참 다르구나 깨닫게 하는 매번의 뭉클함.

로큰롤라디오 (Rock'N Roll Radio) 「Take Me Home」 - 양보 없는 전력질주 속에서도 또박또박 짚어주는 대목의 정확성과 휘청거림의 공존. 건실한 연주와 탄탄한 건강함이 밴드의 장점을 부각한다.

씨에이치에스 (CHS) 「Lady」 - 올해 여름은 까데호와 씨에이치에스였다. 까데호가 일상과 지인의 영역이었다면, 씨에이치에스는 의도적인 이국의 맛과 향락과 휴양의 맛이었다. 트로피컬한 정서에 얼반의 맛이 있는 분위기는 1년에 한 번 허락하는 일탈의 맛이 함유된 농염함이 있었다.

오칠 (Oh Chill) 「Oh, Two Animals」 - 때론 Foo Fighters가 ‘죽여주던 시절’을 상기하게도 하는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지하 클럽 바다비를 원산지로 둔 오칠의 개러지는 아메리칸 하드록의 온기가 아닌 보다 속수무책의 공격성을 발휘한다.

아톰뮤직하트 「Lilac (feat. 김도연」- 자칫하면 씬에서 자연히 안녕을 고할 뻔한 훈조의 이력 연장이 일단 반갑고, 고전 록의 재현과 현재 시점의 자신들이 지닌 혈기를 조화한 고민이 듣기 좋다. 

재즈


경기남부재즈 (Southern Gyeonggi Jazz) 「Marching」- 경기남부민요에 대한 인식에 담겨있는 함의는 경쾌함과 낙천성이다. (좁은 식견에 의한 고정관념일 수도 있겠다.) 경기남부재즈의 두 번째 음반 안에 깃든 주된 정서는 그 왁자한 분위기가 아닌, 왠지 내세와 주술의 기운이다. ‘이수 건너 백로 가자’에 이어 자연스레 따라올 ‘쾌지나 칭칭 나네’의 구절은 정작 따라오지 않는다. 수수께끼를 쥔다.

크로스오버/월드뮤직

노선택과소울소스 「정들고 싶네」 - 흥겨움의 이면 속에서 밴드는 장르를 무위 상태로 해장시키고, 구성원들이 가질 이질감을 화합과 교란 사이에 녹여버리는 매혹을 발휘한다.

동양고주파 「파도」 - 단순히 국악기가 있는 크로스오버 성향의 밴드를 넘어, 동양고주파에 있어 앙금은 자기만의 의지를 갖추고 앞서가는 프로그레시브한 악기가 된다. 앙금은 여기에 심해의 알 수 없는 사연을 숨기며 요동하는 베이스와 격랑 하는 타악기들과 만나 3인조의 혼신을 들려준다.

두번째달 「비나리 (feat.채수현)」 -  경기남부재즈의 신보에서 예상했던 경기소리의 경쾌한 맛을 여기에선 소리꾼 채수현이 책임지고, 예의 에스닉한 장기는 두번째달이 책임진다. 두번째달은 한 해의 결산에서 익숙함이라는 원죄로 웬걸 소홀하게 지나갈 이름일지도 모르나, 이 성실한 탐구와 값진 음악 맛의 가치는 이번에도 새삼 강조해야 하지 싶다.

블랙스트링 (Black String) 「Exhale-Puri」 - 허윤정의 거문고와 오정수의 기타가 이인삼각을 하다, 황민왕의 소리가 휘젓듯이 지배력을 발휘하는 와중에 말미에 심연을 짚는 이아람의 단소가 블랙스트링의 곡을 완성한다. 이 추동력 있는 연주를 들을 때마다 록 음반을 듣는 듯한 어떤 힘을 느낀다.

일렉트로니카

룸306 (Room306) 「밤이 Night Comes」- 연말을 맞이하는 나와 우리들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위안이자, 한 해 동안 꾸준히 누적한 상실감에 대한 고별인사 식순에 의한 트랙. 음반이 꾸준히 지키는 쓸쓸한 기조를 마지막 대목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

바가지바이펙스써틴 (Bagagee Viphex13) 「Sunshine」 - 간단명료함이 만연함과 당연히 다른 표현이며, 단조로움과도 유사한 단어가 아님을 입증하는 테크노 넘버. 더 주목받았어야 할 음반의 포문을 여는 디제이 시니어의 품질보증.

레인보우99 (Rainbow99) 「상패동」- 모노리스를 닮은 검고 반듯한 추모비나 고정되어 박힌 배경음악의 운명을 거부하고, 한반도의 역사 한 장 안에서 생생하게 대화를 건다.

아이돌 팝


설리 「고블린」 - 한 음악인의 자아를 건 고백과 실토는 제대로 전달이 되기도 전에.

있지 (Itzy) 「달라달라」 - 가능성의 여지를 회생시키지 못하고 날려버린 미쓰에이의 이력에 이어 트와이스를 통한 연타로 기가 부쩍 살아난 기획사가 기시감을 빌어 형성한 올해의 신인. 이 기획사의 얼굴 수장이 자주 쓰는 화법을 재현한 작곡팀의 수훈과 힘겨운 조련을 견뎌내고 세상 밖에 등장한 멤버들의 기량이 어색하지 않은 데뷔를 실현...아니 그래도 미숙하긴 했으나 그것을 용인할 수 있는 나이대와 이력에 걸맞아 그게 더 절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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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17. 14:30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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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소녀 「So What」

유튜브에 꾸준히 등록되었던 [불타오르네](2016), [Cherry Bomb](2017), [Eclipse](2019) 댄스 커버 시리즈, 지난 음반의 [Butterfly](2019) 을 통해 ‘루나버스’의 세계관을 현실 속 팬덤 대상으로 구체화했던 일련의 과정이 이렇게 결실을 보인다. 댄스 커버 시리즈의 대상이 된 기획사 배치의 균형 감각(?)은 노골적이었고, 이들의 활동에 지지를 보내는 팬층을 향한 메시지는 더 명료해졌다. 환상과 컨셉에 치중하던 연출은 ‘너의 마음을 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을 목표로 하고, 디지페디의 뮤직비디오 역시 어여쁨보다 힘을 강조한 사운드와 같은 노선을 걷는다. 이런 걸 보면 기획사 선배의 노선을 관성적으로 계승한 듯한 블랙핑크의 길보단 (여자)아이들의 등장과 장기적인 지지를 이어가는 마마무, 그 외엔 드림캐처 등의 존재와 함께 근간의 걸그룹 라인업의 특색을 대변하는 듯하다. ★★★




로스오브인펙션 「The Haunted」

다운된 튠으로 자욱하게 깔린 공기, 묵직한 둠 기조의 압력이 곡의 초입을 지배한다. 일순 속도감이 붙으며 사악함을 배가시키는 가운데 영락없는 데스의 기운이 물씬한 곡으로 능수능란하게 돌변한다. 무엇보다 음원의 형태로 존재를 알린 첫 싱글 [Venom Prison](2019) 보다 녹음의 개선이 확연하게 들린다. 유수의 라이브와 라인업 구성으로 어떤 무대와 컨셉을 꾀하는지 명백하게 자신들을 피력하는 요즘으로 보인다. 무게감과 돌파력을 무기로 확장될 다음 장이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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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10. 11:2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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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 「Eternal」

2인조 편성 정도야 낯선 구성은 아닌데 그간 개러지를 위시해 울대라도 비칠 듯이 힘있게 부르는 보컬에 익숙했었다. 그간 이야기에 주력했던 선례와 달리 메탈의 서늘함, 동력기관의 힘과 속도를 가미한 연주가 있다. 타격감이 뚜렷한 신동주의 드럼과 7현 기타 튜닝으로 설정의 한정을 넘어 확장하는 조영목의 기타는 귀를 잡는다. 쌓인 발매 목록을 차곡 쌓으니 아쉽지 않다. 이런 밴드가 있다. ★★★☆


예지 「My Gravity」

페이브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 정리로 해산한 피에스타의 이력을 생각해보니 세상사에 친밀하지 못했던 나로선 음식 만들던 차오루의 모습 외에 뚜렷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제이지스타와의 계약으로 다시 돌아온 예지의 이모조모는 과거와 많이 달라 보인다. 여성들이 이를 갈고 싸우는 광경을 구경시키던, 엠넷(호 조작 造作) 선생 생애 저작 중 하나인 <언프리티랩스타> 당시의 모습과도 다르고 포지션도 다르다. 일단 노래를 명확히 부르고 단발의 시도가 아닌 방향성이 제법 명징하게 들린다. 편곡 상 록킹함을 지향한 곡의 분위기는 문득 J-애니메이션 삽입곡을 연상시키는 서브 컬처 친화성이 감지되지만, 이는 제명과 가사를 통해 앞 시절의 경력과 다른 구분점을 찍으려는 싱어 본인의 진지함을 자칫 훼손시킬 정도는 아니다. 여러모도 진지함이 감지되는 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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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5. 00:08

- 2019년 6월 1일 ~ 2019년 11월 30일 발매작

-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 문장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잠비나이 『온다 (ONDA)』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6월 발매

더 넓은 필드에서 먹혔고, 그 파장은 의미가 깊고 기세는 저물지 않는다. 진행형으로서의 잠비나이는 확장중이고, 완성을 말하기엔 아직도 섣부르다. 새로운 포지션을 받아들인 밴드에 대해서 크로스오버니 한국적 장르를 외래 장르의 화법을 빌어 구현했다고 적기엔 설명도 부족하고 협소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정확하지 않다. 거친 파열음의 일렉 연주와 이들만의 역동을 연출하는 민속악기, 그 위에 보태진 연주는 단순한 점층을 벗어나 더욱더 확장한 드라마틱한 광경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힘이 서린 작품.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7월 발매

천용성에게 있어 기억을 회고하는 행위 일부는 같이 먹은 간략한 음식을 호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음반 커버엔 밥상에서 식사를 하다 찍힌 그의 모친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속 질리도록 먹은 라면과 어제 먹은 아마도 배달 피자는 「대설주의보」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와 더불어 화자와 당신 사이의 시절에 존재했던 애착과 빛바랜 흔적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첫인상으로 쉽게 올해의 포크 중 하나라고 호명했고,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음반 제명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를 경유한 시절을 건드리는 음악이 몇몇 사람들을 곱씹게 했다. 단편선의 고민이 담긴 프로듀싱과 천용성의 송라이팅은 ‘뿌린 노력에 비해 작은 보상‘을 자주 답하는 이 시장 안에서 지속해서 여전히 자존이 스며든 결과물을 종사자들이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까데호 『FREESUMMER』 

자체제작 | 2019년 7월 발매

씨에치에스 『정글사우나』 

(물리음반 접수 못 했어요. 음원 청취) | 2019년 7월 발매

2019년의 여름은 까데호와 씨에이치에스였다. 까데호가 일상과 권태를 함유한 나른함의 영역이었다면, 씨에이치에스는 의도적인 이국의 맛과 향락과 휴양의 맛이었다. 씨에치에스의 경우엔 트로피컬 한 정서에 얼반의 맛이 있는 분위기는 1년에 한 번 허락하는 일탈의 맛이 함유된 농염함이 있었다. 여기에 보다 다양한 파트의 편성과 다층적인 세부 장르로의 파생 등이 앞날을 기대하게 하였다. 다만 이는 두 밴드 중 한쪽의 우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상 차이를 설명하는 것뿐이며 태생과 이력이 다른 두 기타리스트의 경력과 과정을 확인하는 개별적인 희열은 당연히 각각의 것이다.

아톰뮤직하트 『브라보 빅토르』 

자체제작 | 2019년 8월 발매

음반을 들으면 해럴드 사쿠이시(ハロルド作石)의 단행본 [BECK]을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다. 주인공이 한참 일렉 기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는 시기, 잠든 꿈 안에 이미 요절한 수많은 록 역사의 아이콘들을 천상에서 만나게 된다. 음반 자체가 마치 이 꿈같은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의 사운드트랙 같은데 이는 수록곡들에 대한 레퍼런스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용과 영향에 대해 솔직한 언급을 하는 밴드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록 역사의 만신전(萬神殿)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에서 수용과 자생을 통해 의미 있는 이름을 남겨온 한국 밴드의 목록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동양고주파 『곡면』 

뮤직앤뉴 | 2019년 9월 발매

블랙스트링 『Karma』 

ACT | 2019년 10월 발매

범 아시아적 민속악기를 수용해 외래의 장르, 특히 포스트록을 위시한 갈래와 닿아간 동양고주파의 음악. 이와 확연히 다르게 국악기의 뚜렷한 채색감을 바탕으로 외래 악기를 수용하지만, 무국적과 코스모폴리탄 중 어느 지표를 짚어야 할지 갈팡질팡할 시점에 한국이라는 지명의 심줄을 상기시키는 블랙스트링. 실상 같이 호명하는 것 자체가 결례인 것이 분명한데, 여전히 내게 크로스오버라는 흐릿한 명제는 괴롭고도 짚이지 않는 과제라는 절감을 했었다.

오칠 『Oh, Two Animals』 

미러볼뮤직 | 2019년 10월 발매

오칠의 음악은 때론 foo fighters가 ‘죽여주던 시절’을 상기하게도 하는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지하 클럽 바다비를 원산지로 둔 오칠의 개러지는 아메리칸 하드록의 온기가 아닌 보다 속수무책의 공격성을 발휘한다. 이 노도가 나의 하반기를 화들짝 깨웠다.

메써드 『Definition Of Method』 

유니온스틸 / 알레스 뮤직 | 2019년 10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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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2. 3. 14:2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9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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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키 「So Wonderful」

청명한 도입부를 여는 맑은 보컬, 곡 내내 두각을 보이는 신스 사운드와 청각에 기억을 남기는 기타의 스트로크 및 각 파트의 리드미컬함은 요즘 젊은 밴드 사운드에 딱 충실하다. 삶 속 고단함과 기운에 대한 각성을 동시에 심는 가사의 소박함도 이 팀이 어떤 밴드인지 인상을 준다. 그중 보컬 신주로가 가진 목소리의 소울풀과 올드함의 배합은 묘한 채취를 남긴다. 쿨과 날렵하고 세련된 정서와는 대비되는 이런 특징적인 면모가 남기는 의외의 효과가 있다. ★★☆



텐투텐 「Disco Dance」 

‘잠시만 안녕’을 선언한 3호선버터플라이 이후, 음악인 서현정이 택한 ‘앞으로 이것’의 행보는 아시다시피 이것이다. 리듬에 대한 직업적 익숙함과 새 시도에 대한 의욕을 함유한 텐투텐의 음악은 서현정이 ‘멋을 연기’하는 보컬이 새겨진 일렉트로닉 댄스 넘버다, 전작 「Smoke Dance Bar」(2018)엔 숙취의 고단함이 관능의 탈 속에 공존한 트랙이었는데 이번엔 보다 “말할 시간 있으면 입 다물고 바로 댄스”에 충실한 곡이다. 연출이 갈수록 고조되고 곡은 장르적 쾌감에 충실하다. 여기엔 3호선버터플라이 음반 속 몇 곡에서 시도했던 어떤 주저함도 없이, 뚫고 나가는 직진의 속도가 명확하게 감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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