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1. 1. 11. 23:01

코로나 정국에도 이걸 하네요. 202061일부터 20201130일 사이의 발매작들입니다. 정규반 여부와는 무관하며, 순위 또한 없습니다. 기존 문장의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 참고 : 2020년의 상반기 국내 음반들, 7trex.tistory.com/2908

다브다 『But, All The Shining Things Are』 (2020.06)
포크라노스 

삶에 대한 두근거림과 발걸음의 속도감이 실감 나는 곡들이 가득하다. 여기에 한편으론 예상치 못한 여정에 대한 두려움을 내재한 듯 곡의 진행 역시 예측불허와 탄력을 가지고 있다. 리듬의 변화무쌍함을 주도하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파트의 대응이 일사불란하게 벌어진다. 열심히 그리고 가열하게 진행하는 음반, 그게 음반이 지향하는 바깥 환경, 자연의 풍광들과 닮았다. 씩씩한 트랙, 씩씩한 음반. 구성상으로는 음반이 후반으로 갈수록 깊어진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신해경 『속꿈, 속꿈』 (2020.06)
자체 제작 | 포크라노스

연모하는 상대의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기억되는 꿈의 밤이 화자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것도 여전히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련함으로 일관한 신해경의 목소리라면 더더욱. 여전히 마음속 진심이라는 동굴 저편에서 들려오는 울림과 보컬의 여진은 여전하다. 여전히 공간과 동경으로의 환상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녹음, 일렁이는 기타로 만든 그만의 드림 팝이다, 무엇보다 황홀경이라는 최종 목표만을 향해 만든 듯한 곡의 만듦새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런저런 세공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게다가 그 꿈의 면적이 한층 넓어지는 인상이다.

코토바『날씨의 이름』 (2020.06)
미러볼뮤직

여유와 태만을 허락하지 않는 가열한 속도감이 좋았다. 유독 습도와 검은 벌레들이 마지막 매듭을 장식하던 지난 끈끈한 여름, 유독 연주의 맛이 있는 밴드들이 올해 여기저기 등장하는 것을 확인해 즐거웠다.  +각 파트가 분산하지 않고 섬세하게 제각각의 소리 결과 진행의 뚜렷함을 생생히 전달해 좋았다. 

위댄스 『Dance Pop』 (2020.07)
Beeline Records

위댄스의 음반을 일반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2020년은 행복한 한 해였을지도 모른다. 내리쬐는 햇살처럼 난사하는 위기의 기타 퍼즈와 일렉트로닉이 얹어진 펑크 넘버 속에 위보의 예의 자유로운 몸짓과 노래는 여전하다. 이 홀가분함에 애써 레트로나 키치라는 표현을 편승하듯 보태는 것은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이들다운 범상치 않은 아름다운 팝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충분히 뭉클하다.

전유동 『관찰자로서의 삶』 (2020.08)
인천광역시  | 포크라노스 

침잠에 가까운 차분함, 진지한 사고와 사물을 다루는 태도에 조동익의 『푸른 베개』(2020)의 전례가 잠시 떠올랐다. 때론 경건하게 인간의 터를 버리고, 자연을 경배하는 포크 일반의 이미지로 들렸다가 어떤 때는 씩씩한 락으로도 들린다. 전유동은 일관되게 성스러움보단 어둑한 곳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는 신록 그 자체가 되고자 하는 음악을 욕망하는 듯하다. 서점의 유소년 코너에서 《파블로 곤충기》를 들춰보는 새삼스러운 반가움 이상의 독특한 영험의 기운이 연주와 목소리에 깃들어 있다.

컴배티브포스트 『Whiteout』 (2020.09)
자체 제작 | 포크라노스 

49몰핀즈가 구사했던 드라마틱하게 기나긴 포스트록·스크리모 라인업의 부재가 새삼 아쉬운 요즘, 이일우가 그간 꾹꾹 누르며 응집한 파괴욕은 컴배티브포스트의 신작으로 몇 년 만에 자리를 되찾은 듯하다. 여기에 한국 블랙큰드·언홀리의 척박한 토양에 모종을 심은 밴드 파리아 소속의 드러머 조진만은 마치 뿌리의 일부를 화분삽으로 몸소 이 곳에 이식한 듯하다. 여기에 밴드를 대표하던 멜로딕 하드코어의 분위기는 「Farewell To My Dreams」, 「The Identity」의 떼창으로 여전함을 들려주지만, 본작에선 한결 무겁게 말을 아끼며 어둡게 한결 사악한 무드를 조성한다. 자신들의 본진 외에 이렇게 주(主)와 부(副) 구분 없이 행동 영역 내에 꾸준히 확장과 변이를 서서히 실천하는 것이다. 믿음직한 야심이다. 난무하는 리듬감은 이전의 밴드 넘버들과도 이면을 만든다. 어쨌거나 한 밴드의 차이 나는 국면을 만들었는데, - 지금 새상 안 그런 밴드가 어딨겠냐만은 – 이걸 라이브와 무대에서 들려줄 기회가 봉쇄되었다. 박복하기가 이를 데 없다.

보이어 『Footage Arcade』 (2020.10)
포크라노스

김동윤의 기타와 곡 만들기가 전반적인 방향을 관장하나 했으나, 뚜렷한 이야기와 테마를 담당하는 이지현의 피아노, 긴장감 있는 드럼의 터치와 베이스가 엄연히 자리하고 있더라. 곡 전반들에 변화의 종횡무진 속 중축과 확산을 도모하는 밴드의 특기가 이번에 더욱 듣는 즐거움을 줬다. 편안하고 안정된 차분함으로 접근했다, 백조의 발 갈퀴 같은 수면 아래의 끊임없는 운동이 만드는 활기는 듣는 바와 같다. 더불어 언급하는 밴드들과 이들은 하나의 뚜렷한 조류를 만들었다. 내 또렷한 작년의 기억. (두드러지는 보컬 등의 비중은 조류라는 표현을 실례임을 뉘우치게 할 정도로 타 팀과의 차이를 허했다)

로스오브인펙션 『Dark dimension』 (2020.10)
알레스뮤직

블랙메탈에 육박하는 사타닉한 기운이 철철 흐르고 있다. 블라스트비트가 밴드가 음반을 통해 어둡게 조성한 세계관의 색채감과 붓칠의 디테일을 실감하게 한다. 대구 로컬에서 단단하게 자생한 어둠의 세력. 또는 달구벌에서 온 참혹한 데스코어.

정밀아 『청파소나타』 (2020.10)
금반지레코드 | 포크라노스 

서울이라는 넓적한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고, 이야기와 소리를 채취한 창작자가 기록한 영락없는 이야기 문학들의 묶음이다. 선명한 연주의 질감과 선율 위에 올려진 싱어의 목소리와 음악으로서의 리듬감이 실감 나게 실려 나온다. 팬데믹 시국이 만든 (거의 모든)창작자를 향한 위기감, 새롭게 자리한 지자체에서의 적응을 위한 공백 채우기가 만든 결과는? 좋은 음반이라는 결실이었다. 타인의 삶을 용인된 방식을 통해 살펴보다가 얻는 소득은 공감과 동시대 어딘가의 상대를 향한 손 흔들기의 인사. 서늘함 안에서도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진다.

램넌츠오브더폴른『All the Wounded and Broken』 (2020.11)
왓챠웃 | 미러볼뮤직

기대한 밴드, 기대한 음반의 공정 결과는 우려를 불식 시킬 만큼 좋았다. 메탈 코어라는 정의 안팎에서 표현할 수 있는 비통함, 처절함에 멜로딕 데스 메탈의 드라마틱한 구성을 빌어 만족할 수 있는 강도와 연주를 본작에서 들려준다. 소수 장르에 관심 없는 이들에겐 이해시키기 어렵겠으나, 들뜨는 감정으로 전달된 웰메이드 헤비니스를 한 해의 말미에 만난 것은 행복한 기억이었다.  [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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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 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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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31] 김산, 맥대디, 엄정화, 이자람, 태연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31회입니다.김산, 맥대디, 엄정화, 이자람, 태연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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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Lázara’s Theme」 

이자람밴드의 「비가 축축」(2009)을 들을 당시엔 음악인의 이력과 관련 없이, 아니 오히려 그 관련을 생각하느라 당시 모던 씬의 센티멘탈함을 자기화하는 것인가 생각했다. 이후 이자람을 생각할 때면 소리꾼, 음악감독, 싱어 등의 자리 위에 위치한 경계선의 음악인이라는 인지를 꾸준히 한 듯하다. 스페인의 문호인 Gabriel García Márquez의 단편선 《Doce cuentos peregrinos》(1992)에 수록된 작품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의 서사를 이자람의 손에 의해 판소리의 형태로 음반과 무대에 옮겨진 결과가 바로 『이방인의 노래』(2016)라 하겠다. (아 복잡하다) 판소리의 극중 인물 라사라의 테마라 할 수 있는 본작은 남미의 풍광으로 대변되는 낯선 이국적 삶의 형태를 이자람식 이야기/노래 예술로 번안한 셈이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하는 도입부에 이어 판소리로 치자면 고수의 리듬에 맞춘 중후반의 짧은 합창은 들리는 시각(청각?)에 따라선 민중의 연대나 고양감을 표현한다고 들릴 수도 있겠다. 본작을 담고 있는 이 판소리 극 안에서 표현하는 식사와 미각의 표현이 상층부–스테이크, 새우 빠에야 / 민중들–흙으로 이분화된 탓도 있으리라. 덕분에 이자람이라는 경계선의 음악인이 거친 손길 덕에 이 반도의 청자에게도 생경하지 않은 정서로 소화할 수 있었던 듯하다. ★★★



태연 「What Do I Call You」

언제나 태연 하면 현 SM의 여성 싱어 라인업 중 가장 신뢰도 있는 장르 소화력, 성량으로 대변되는 기량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한결 홀가분하게 들리는 이 팝 넘버는 지나치게 끈적하지 않은 씁쓸한 초콜릿 무스의 어둡고 뚜렷한 색채감을 닮아 있다. 촌스럽고 구차한 감정선을 허락하지 않는 예의 태연의 연출과 쏙쏙 잘 맞는 연주는 깔끔하다. 여러 겹을 형성하는 보컬 더빙은 종료를 선언한 연인 관계가 가진, 한 줄로 짧게 정리하기 힘든 감정의 문제에 대한 비유로 들려 효과적으로 들린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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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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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음악취향Y의 선택》 올해의 신인 선정 결과!

2020년, 《음악취향Y》가 선정한 "올해의 신인" 결과입니다.이미지를 클릭하면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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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도 웹진에선 한 해의 음반과 신인을 선정했죠. 저는 이번에 신인 중 밴드 두억시니에 대한 선정의 변을 코멘트 했습니다. 

두억시니 (Duoxini)

요괴 요물의 전승담이 워낙 많아 아예 서브컬처의 캐릭터 장사에도 능한 이웃 나라와 달리 -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 기이한 근친성에도 불구하고 두억시니는 야차. 도깨비, 오니 등 그만큼의 입지를  얻진 못하고 있다. 다만 그 난데없고 흉폭한 공격성은 한 밴드의 돌변한 등장에 비유할 법도 있으나, 실은 그 등장조차 뜬금없음은 아니었다. 수년간의 이력이 보여주듯 첫 싱글 발매 이후 라이브 무대의 두각에 비해 이 웹진에서의 신인 라인업 선정까지의 과정엔 어떤 의미에선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등장의 순간부터 반가운 면모가 있었다. 투 베이스로 무장한 드러밍이 야기하는 사정없는 블래스트비트의 행군, 때론 그루브한 무드를 낳는 유려함이 일단 그러하다. 여기에 유니즌 플레이로 주된 구성을 형성하는 두 명의 기타가 낳은 리프와 난공불락의 빼곡 빼곡함이 아직까지 록/메탈 장르를 놓지 못하는 청자의 태생을 든든하게 만들어준다. 결코 잊을 수 캐릭터 성 있는 목소리를 발산하는 보컬리스트이자 베이시스트 리슌의 위치까지 단 한 명도 간과할 수 없는 이상적인 4인조를 형성한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음악에 대한 언급이다. 2020년대에 새삼스럽게 강렬히 내려앉은 스래쉬 메탈이라니. 단순한 과시적 재래나 단발적인 리바이벌 시도가 아닌 순혈 분자로서의 자긍이다. Exodus에서 Havok까지 해당 장르의 신과 구를 경유하고 여러 목록 뒤에 또 하나 자신을 새기는 본격적인 자존이라는 것이 두억시니에겐 감지된다. 

그런데 이들 방식의 그라인드코어일수도 있을 「Oro Y Oro」, 최근 발매한 싱글 「Attention Whore」에 까지 이르면 이 스래쉬 순혈들의 외적 이탈이 내적 충돌로 어떻게 다른 방향성으로 돌출할지 내심 삐딱한 호기심을 숨길 수 없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장르와 코스츔의 충돌이 팍팍한 관성으로 굳어있던 기존 팬들을 내내 기분 좋게 배신해주길 뿐이다. ‘라떼는 말이야’ 족속들이 신인에게 감히 바랄 수 있는 대목은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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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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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음악취향Y의 선택》 올해의 싱글 선정 결과!

2020년 결산, 《음악취향Y》가 선정한 "올해의 싱글" 결과입니다.이미지를 클릭하면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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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의 연말 결산의 일환으로 싱글 결산을 하였습니다. 10위권 곡 중 제 코멘트를 별도로 등록합니다. 내년에 아마도 남은 장르별 몇 곡에 대해 추가 등재할 듯 해요.

서울여자 - 유키카

여름 시즌의 끝을 달구며 소멸했던 시티팝 붐의 기운도 지금 돌아보면 새삼스럽다. 여기에 일순 퇴장한 기상 캐스터 아나운서 출신 연예인의 입장과 맞물려 부각되었던 유키카의 존재도 어쨌거나 버블검 팝의 실체화 같았다. 온전한 귀로는 듣는데 용기가 걸렸던 ‘서울여자’라는 제명과 가사는 ‘동경여자’로 바꾼들 청취에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제법 수려했던 ‘그야말로 팝’을 싱글 쪽이든 음반 쪽이든 잘 만들었음은 여전히 기억한다.

서울역에서 출발 - 정밀아

영락없는 이야기 문학이다. 선명한 연주의 질감과 선율 위에 올려진 싱어의 목소리는 물론 음악으로서의 리듬감을 실감 나게 한다. 기대를 하고 이사 한 지역구의 예상치 않은 소음이 피곤하게 누적된 서울살이, 이런 피로감에 반해 편히 토로하는 고백과 짧은 일정에 대한 다짐 등 생생한 일상의 감이 자연스레 실려 온다.


Dynamite - 방탄소년단 (BTS)

방탄의 역사는 다른 방향에서 보자면, 등장 시점 이후부터 이들의 활동과 영역의 확대를 달갑지 않게 보던 시각에 대한 재고를 만드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단순한 순위의 권위를 넘어 쫀쫀한 훵키함과 복고 장르의 세련된 재현을 들려주는 디스코 팝이다. 이 무리 없는 완성도에 트집을 찾느니 그냥 다른 일을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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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28. 13:51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366

 

[Single-Out #330] 댄딜라이언, 메쓰카멜, 백현진, 존오버, 큐엠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30회입니다.댄딜라이언, 메쓰카멜, 백현진, 존오버, 큐엠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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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쓰카멜 「20th Century」

거듭되는 장르 혼종의 움직임만큼 뚜렷한 최근 씬의 분위기는 디스코든 그런지든 새삼스러운 소환 같다. 록/메탈 쪽의 극단적인 익스트림으로의 몰입과는 또 다르게 도입부터 뚜렷하게 하드록의 옛 된 흥취를 가져온 메쓰카멜도 그렇게 들렸다. 그러나 아이들의 어두운 합창이 들려오는 중반부터는 프로그레시브한 무드와 심포닉/에픽 등을 연상하는 여러 양상이 단순히 파워 있는 사운드에만 몰두하게 허락지 않았다. 다시금 펼쳐보며 읽게 하는 가사지와 테마, 마른 침을 넘기며 듣는 청자의 심중을 알아보는 베이스와 짧은 해방감을 주는 후반부 솔로는 본작이 은근히 흔하지 않은 요즘 메탈임을 깨닫게 한다. 뜻하지 않게 연말에 다가왔고, 이 클래시컬한 시도는 확실히 고색창연이라고 짧게 언급하기엔 뉘앙스에 부족함이 있다. ★★★1/2

 

백현진 「A5」

다른 음악인에 비해 백현진의 시도엔 아무래도 귀를 쫑긋 더 세우는 것이 있다. 창작의 의도와 배경의 바탕엔 음악인이 아닌 미술을 기조로 한 전반적인 작업에 대한 염두가 있는 것인지, 자신만의 목이 있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백현진식 어덜트 컨템포러리와 이 전자음악 사이의 공란에 대해선 어떤 사고와 생각을 해야 할지 등. 고정된 패턴에 조금씩 벗어나거나 정형화하지 않은 그만의 패턴 찍기는 그의 이력 자체의 비유일까, 음악 만들기의 작법에 연관한 작가론의 키워드일까. 행여 이런 고민을 하는 난 이미 작가의 속임수에 빠진 것은 아닐는지. 가깝게 들리며 낙차가 바로 진동음을 바로 만드는 사운드들이 곡 내내 이어진다. 생명체의 고동에 비유하기에도 민망할 남루한 음은 삶과 일상의 거창한 비유를 거부할 듯 차갑고 황량하다. 낮은 온도와 감정이 성립되기도 힘든 아득한 거리감이 청자에게 던지는 그 인정사정없음의 핵심이라면. 아. 무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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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21. 16:54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337

 

[Single-Out #329] 박선영, 백예린, 요즈음, 재달, 클라우디안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29회입니다.박선영, 백예린, 요즈음, 재달, 클라우디안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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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안 「Conquer」 

2019년에 발매되었던 싱글  음반 『The Conquerers Heart』 수록 당시 각자 다른 색채로 구분이 되던 두 보컬, 브라이튼과 다울의 곡이 가진 기조는 여전하다. 우리가 흔히들 오리엔탈이라고 동서양 양쪽 모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에 웅장한 분위기의 오케스트레이션, 굵직하고 두렷한 브라이튼의 성량이 돋보이는 보컬. 무엇보다 웅비하는 상승 무드의 연출은 밴드가 내세운 에픽함이 어떤 것임을 한 곡 안에서 충실히 설명한다. 도심의 야경과 개인의 섬세한 센티멜탈, 그게 아니면 현세 지옥도를 무겁게 알리는 근래 국내 록/헤비니스 씬의 움직임과도 확연히 다른 곡, 밴드의 존재감. ★★★
 

재달 「돈키호티」

비 장르 애호가의 귀까지 잡아 까딱까딱하게 하는 로킹한 기타가 서두를 주도한다. 이후 나름 반전이라고 넣은 듯 하지만 낯설면서도 다른 곡들의 조합이 아닌 아트콜라보레이션 작품 같은 접합의 구성이 여운을 남긴다. 거대한 괴물체처럼 앞을 가로막아 서 있는(것처럼 보인 정신착란의 결과물인) 풍차에 덤벼드는 라 만차의 기사에 대한 서사를 빗댄 제목과 가사는 자연히 눈에 들어온다. 결과적으로 비트와 사운드메이킹 프로듀싱은 물론 쿨한 뮤직비디오까지 모두 좌충우돌이라는 네 음절 단어를 향해 돌진한 듯.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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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14. 17:11

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331

 

[Single-Out #328] 김심야, 김현철, 릴체리×골드부다, 보아, 트레이터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28회입니다.김심야, 김현철, 릴체리×골드부다, 보아, 트레이터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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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야 「Looooose Control (feat. 씨엘)」  

뚜렷하게 날 선 태도와 장르 바깥 팬들의 귀까지 당겨온 『LANGUAGE』(2018), 『SECOND LANGUAGE』(2019)의 사운드 이후 김심야의 어떤 공정이든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은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짧은 시간과 후반부에 등장해 곡의 주인공만큼이나 반가운 CL의 벌스는 어쨌거나 감상에서 전작보다 명료한 인상을 남기는 듯하다. 250 등의 참여진이 남긴 유연함의 흔적일 수도 있으나, 쉬운 해독을 허락지는 않는 가사와 캐릭터는 여전하거니와 소집통지서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 다행일지도. ★★★




트레이터 「Unhallowed Rites」  

위정자의 논리로 무장해 신의 권능을 대변하는 진짜 ‘트레이터’(배반자)에 대한 들끓는 목소리는 내는 밴드의 정규반. 한 해가 지기 전 발매되어 일단 반갑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눈에 쏙 들어오는 한글 가사로 전달하는 메시지의 의중은 쉽게 익힌다. 이와 반대로 하나의 진행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한 서사는 리드미컬하게 시시각각 변화를 겪으며, 꿈틀댄다. 예의 가혹한 오나은의 보컬,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블라스트 비트를 위시하여 둔기와 찌르기를 난사하는 브루털의 활력은 생생하다. (데스 장르를 이야기하며 활력을 언급하는 이 아이러니)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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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0. 12. 10. 14:42

이번 회차 다섯개의 글 중 남은 2개의 글 마저 등록합니다. (공식 블로그는 여기 : bigninegogoclub.tistory.com )

 

로스오브인펙션 - Black earth

멜로딕함이 좀체 들어갈 틈 없는 장르적 사운드의 특성에서나, 태생부터 추구하는 절멸의 기운과 사타닉의 경향은 블랙 메탈과 더불어 데스코어가 다수의 음악 팬에게 친근함을 주기엔 무리임을 들려준다. 이런 척박함이 이 밴드의 위상과 로컬 속 독자성을 설명하는 속상한 아이러니. 북유럽 쭉쭉 뻗은 신림들은 화면 안에서 심란하게 수려한데, 한국의 수풀은 뮤직비디오에서도 좀체 분위기를 살리기 쉽지 않다. 그래도 녹음부터 촬영까지가 고군분투였음은 말할 나위 짐작이 간다. 다운 튜닝으로 일관한 사운드와 기류를 조성하는 브레이크다운은 이런 사운드가 단순한 발산과 쾌감이 목적이 아님을 드러낸다. 시종일관 창백함이 도드라진 연출과 예의 블라스트비트는 어둡게 조성한 세계관의 질감을 실감하게 한다.


라이브오 – 우리 딸에게

인지 없이 유튜브 채널에 쌓인 커버 목록을 보고, 고정된 인식으로 사소한 실수를 할 뻔했다. 아쟁 연주가 소박하게 내려앉은 반주 위 청명한 피아노, 여기에 싱어송라이터의 보컬이 진행되니 국악기와 동요풍의 무드가 온화하게 청자를 맞이한다. 다소 시대착오적인 ‘어머니의 희생적 삶에 대한 모성 찬양’이 아닌, 시절을 차곡차곡 밟아오다 때론 교차하며 닮아가는 세대의 시선 이야기다. 게다가 그걸 음악 언어로 풀어낸 ‘어쩌면 제삼자’인 창작자의 너무 표 내려 하지 않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당연한 언급이지만, 이건 그간 쌓인 커버 목록이 되려 무색한 결과물이다. 


-> 다음 업데이트는 한 겨울이겠네요.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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