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2 (16)
Rexism : 렉시즘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취향의 계승이라는 점에서 [레고 무비] 1편은 두근거리는 작품이기도 했지만, 부계 전승이라는 점에서 좀 찝찝한 구석도 있던 작품이었다. 이제 이것은 남매애와 가족 사이의 유대라는 것으로 확장된다. 다만 ‘남자 아이들의 취미’를 방해하는 ‘여자아이의 존재’라는 위험한 발상이 들어있는 듯해 우려가 된 대목도 있긴 했다. 물론 작품 전체의 흐름이 이런 우려를 종식 시켜주긴 하였다. 레고가 모든 구성원의 유희라는 점을 엔드 크레딧에서 더욱 강조하고 있고, 여전히 즐거운 작품이기도 하다. 다만 기상천외한 액션의 자유로운 발상과 웃음의 빈도는 전작 보다 도드라지게 감소하긴 하였다.
15화에서 월터에게 참으로 간만에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정신을 다시 차리고 그를 일관되게 응징받아야 할 대상으로 정리했다. 그래도 최종화 16화는 대단했다. 월터는 이 한 회 안에서 컴플렉스, 복수, 실해한 화해,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려던 위험한 영웅심 모두를 실천하고 신화적으로 이 무대에서 퇴장 아니 내빼는데 성공했다. 제시가 비교 면에서 뭔가 좀 처지는 시즌과 같았지만, 그 역시 마지막 화에서 형언하기 힘든 표정과 질주로 마저 챙겼다고 할 수 있겠다. 아 이렇게 브레이킹 배드를 둘러싼 저의 3년간의 여정이 끝났네요. 느슨했던 시즌도 느슨했던 에피소드도 드물었다는 점에서 참 보기드문 드라마였고, 옹골차게 꽉 차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이유를 알았다. 박수를 보냅니다. - 브..
퇴근길엔 카프카를국내도서저자 : 의외의사실출판 : 민음사 2018.08.31상세보기작가 의외의사실을 작품 [마루의 사실]을 통해 그림체와 정서를 익숙하게 예습(?)한 나로선 참 놓치기 힘든 도서였다. 과연 그가 이 그림체로 다룰 세계문학의 표정과 이야기는 어떨까 내심 궁금했다. 사실 이런 궁금함은 이미 공개된 해당 출판사의 블로그 연재 시리즈에서 일부 풀리긴 했다. 하지만 문학을 다루는 시리즈이기에 이렇게 묶인 출판물을 읽는 것은 새삼스런 만족감을 준다. 의외로 서사가 명확하거나 통념상 그림과 스토리로 감상을 말하기 쉬울 작품을 다루지 않고 관념과 역사를 다룬 작품들도 포용하고 있다. 물론 출판사 특성상 민음사 세계문학 라이브러리 안에서 선택을 하였겠지만, 일단은 제목처럼 지하철 안의 출퇴근길과 카페 안..
정말 제임스 카메론을 가만히 놔뒀으면 그의 손으로 [총몽]이 영화화가 되었을까? [스파이더맨]의 표류를 생각한다면, 매번 ‘이것을 실현할 때까지 기술의 완성도를 기다리는’ 그의 성향을 상기한다면 [총몽]은 지금보다도 더 지연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그는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CG 캐릭터이길 바랐던 사람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다지 실현 불가는 아니었겠지만, 그게 90년대 중후반 이야기라...) 게다가 [아바타] 시리즈에 푹 빠져있는 그를 생각한다면, 다른 감독이라도 잡은게 천만다행이라는 결과론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위축이 되었는지 이 영화를 심오하게 만드는 것도 재밌게 만드는 것도 실패한 듯하다. 힘을 준 프로젝트였지만 평이한 액션과 간혹 지루함을 ..
[퍼시픽 림 : 업라이징]에 등장하는 옵시디언 퓨리와 브레이서 피닉스를 완료했습니다. 반다이제 제품인데 HG급에 나름 맞는 조립 난이도와 수긍할 수 있는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프레임이 없다뿐이지 외부 디테일은 어떤 의미에선 요새 반다이제들이 보여주는 성취를 보여줍니다. 두 기기 모두 작품 본편에선 주력 기체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후반부 파손되는 겉저리 계열이 아닌 나름의 비중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옵시디언 퓨리가 보여주는 면모는 전작 [퍼시픽 림] 등장 기체와도 다른 그만의 면모가 있지요. ‘착하지 않고, 인류에 헌신하지 않는’ 그 자리매김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킷도 둘 다 좋았고, 포징도 네 나름 둘 다 잘 잡힙니다.
몇년 적의 작품이었지만 여전히 지금의 기준에서도 출중했다고 여겼던 [드래곤 길들이기 2]의 비행의 즐거움과 물의 표현은 여전하다. 아니 더욱 강력해졌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날 감탄하게 만든다. 언제나 더 발전하고 더 놀라운 결과물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인류의 역사상 결국 마법과 용의 이야기는 황혼처럼 저물고 언젠가는 사라질 구성임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관객들에게 희망을 남겨줘야한다. 왜냐면 그게 암묵적이니까 ㅎㅎ 모두가 동의한 암묵적인 사실이다. 용의 역사는 퇴장을 예정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주인공과 용은 각자의 세상을 위해 이별을 해야하는데, 그들의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 우정은 영원히... 2019년은 관객들이 재밌는 판단을 할 수 있는 한 해다. 예정된..
17화 대본 누출로 인해 많은 타격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연장을 결정한 시점 또는 시청자로서는 14 1/2화부터는, 슬슬 늘어지는 서사와 묘한 휘청거림이 감지되긴 했다. 드라마의 전반부의 서스펜스는 영재 가족을 둘러싼 불행의 기운과 모든 것을 압제하듯 누르는 주영의 등장(탄생!)이었다. 매번 생각했지만 주영의 캐릭터는 정체가 드러나거나 과거가 사연을 드러내며 보여주고 노출이 잦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이 캐릭터는 은밀하고 가급적 끝까지 수수께끼인 것이 유리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수학 천재지만 모정이 거부하는 딸, 카레, 그를 보스로 여기며 따르는 과거의 약물중독자 하하하. 네. 이런 모든 것이 망함의 징조를 드러내고, 신입 웹툰 스토리 작가의 구상 비슷한 것..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공개해야 할 시간이 왔네요. 포크와 팝이라니 범위는 넓은데, 추천은 5곡까지만 가능하니 눈물이... [연결 링크], 제가 추천의 변을 적은 곡은 다음과 같아요. == 9 「손금」 - 제목이 「손금」이라니. 이제 이 모던록 싱어송라이터의 자리는 가요로 지평이 넓어졌다. 그가 한국 대중음악의 고고학자로서 발굴한 영역은 ‘소박함’과 ‘세밀한 관찰과 배려’다. 과거에 있었던 듯도 하고, 현재는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새삼 발굴해 유효한 그 파르르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영역. 김해원 「바다와 나의 변화」 - (모든 경우가 그러하듯 이번에도 위험한 규정이지만) 포크는 회의주의자들의 음악인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