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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셀린 시아마 감독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만든 적지 않은 반향이 그의 2011년 작품을 코로나 정국 한국영화 시장 안에서의 의미 있는 호출을 만든 듯하다. 그의 대표작보다 작은 작품이지만 의미는 여전하고, 성별에 의거한 양립 기준의 고정성에 질문을 던지는 뚜렷한 자세는 그 뿌리를 짐작케 한다. [타오르는...]이 예술사 안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심줄 뚜렷한 문제제기였다면, [톰보이]의 자세 역시 그 씩씩함의 근원을 살펴보게 만든다. 배경음악이 초대한 배제한 - 그것을 대신 채우는 것은 연정을 노래하는 경쾌한 프렌치 팝 한 곡의 존재 - 가운데, 내려앉는 햇살과 계급을 짐작케 하는 생활 소음 위에 지속적으로 불어오는 저편 일상의 바람들. 그 컬러와 질감이 두렷하다. 당혹감과 심지 굵은 어린 시기..
하이라이트 순간에 소연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네가 좋다고 고백한 강백호의 [슬램덩크] 이후, 일본 스포츠 만화는 각자 쿨의 계보와 가난과 고생 역경의 계보의 흔적들이 크게 양 갈래를 이어온 듯도 하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거칠게 정리하니, 연애 감정 경향의 아다치 미츠로 동어 반복들이 여전히 생명을 잇고 있고, 또 한편으론 슈퍼 히어로 배틀물 모드의 [테네 프리] 엄연히 공존하고 있다. 이후의 이런 갈래들은 캐릭터 팬덤을 장려하는 풍의 [Free!], [슬램덩크] 풍의 배구식 계보 같아 보이는 [하이큐]로 변형하여 꾸준히 파생하고 있구나 싶다. 살펴보니 이외에 구기 도구 없이 그저 달리는 목적에 충실한 작품도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여성 문인의 소설 2권을 원작으로 멀티 유즈로 만들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