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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오목소녀]의 전반부를 나눠서 옥수수 서비스에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백승화 감독의 문체랄까 그런걸 캐치한 듯하다. 굉장히 전형적인 스포츠-히어로물의 공식을 따르는 듯하면서, 싱거운 유머와 승리가 능사가 아닌 패자들의 씩씩한 삶을 응원하는 귀결. 방바닥에서 만화 단행본 제법 읽은 톤이 느껴지는 작품이랄까. 이런 문체의 사촌에 속할 법한 [족구왕]의 안재홍이 안 그래도 목소리 출연을 했다. 심은경의 집에서 키우는 소의 목소리다(...) 여기에 백승화 감독의 엉뚱한 배치가 인상적인데, 소를 맡은 안재홍의 목소리는 작품 내내 해설을 담당하고 주인공인 심은경은 이 소가 수컷임에도 임신하리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다. 이런 근본없는 설정은 작품의 해피엔딩으로 이 수컷 소가 새끼를 낳는 결과를 제시하는 ..
가계의 전통과 수많은 현실적 압박을 딛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상과의 결실을 선택한 이들의 결혼 결정과 이어지는 파티에서 싱크로나이즈 무희들의 축하 무대를 바라보는 부자들의 시선. 네 이게 도전적인 이야기라구요? 조금 더 도전했어야 하는거 아닌지요. 본격적인 첫 시도라고 너무 봐주는거 아닙니...가 아니라 본격적이긴 한가요. 인종적 이슈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여러 함의에 대해선 일부 사람들이 일깨워주긴 하겠지만, 당장 내 시선엔 트럼프와 미국 정부가 왜 북한과의 정상회담의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했는지만 깨닫게 해준 듯하다. 휘황하다는 말 외엔 덧붙일 것이 없었다. 영화가 그 휘황함을 좀 닮았다. 일단 연인이 시킨 예쁘고 작은 케익을 허락없이 성큼 먹는 네이트판 같은 부자 남자를 겟한 것에 대해선 축하를 ..
[히든 피겨스]의 공적을 쌓아두며 역사에 남은 여성들, [그래비티]의 극복하는 여성에 이어 이제 우주는 다시 남성의 것으로 잠시 주어졌다. [퍼스트 맨]은 우주 개척 역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기억될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대목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위플래시], [라라 랜드]에 이은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감독의 새로운 경지는 궁금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역사적 사건이 품고 있는 다양한 함의와 주변의 스케치들을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할지가 궁금했다. 그래도 충실히 해낸다. 베트남전, 케네디의 연설, 어쩔 수 없이 소련의 선두라는 외부적 압박, 세금낭비라는 내부적 압력 등의 상황을 놓치지 않으면서 단순한 아메리칸 프론티어 영화로 만들지 않는다. 이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역시나 닐 암스트롱이라는 한 남자의 ..
유튜브와 아이폰이 존재하는 세계이거늘 이 이야기에 스며든 옛됨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수차례 리메이크된 이야기의 골격의 근본적인 면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민망하지 않는 것은 작품 속 스타탄생의 이야기에 힘을 부여하는 레이디 가가라는 이름이 지닌 아우라가 퇴색은커녕 이곳저곳에서 발현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충실히 살리는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력과 그가 기술적으로 공을 들인 카메라와 조명 등은 그야말로 유효한 위력을 발휘한다.
정유미 편 - 남자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영 별로인가 싶더니 끝까지 참 별로다. 저런 녀석에겐 출근길 2,000원 아메리카노 하나 사주기 싫겠더라 정은채 편 - 이 남자 쪽도 별로인데 잘 받아치는 연기에 속아 넘어갈 정도다. 정은채 쪽도 비슷한 입장인데, 이미 상대방에게 반신반의로 기울어진 마음의 저울은 선택을 어느정도 내린 듯하다. 한예리 편 - 관객들 대다수는 이 에피소드를 제일 좋아하는 모양인데, 난 이 둘의 거리감을 유지하게 한 법칙을 깨고 인정에 의해 감정을 드러낸 한 쪽의 연기의 온도가 좀 부담스러웠다. 임수정 편 - 극중에서도 여배우라는 직업군을 맡은 정유미 편이 있음에도 임수정의 연기가 보여주는 톤의 문제인지 이 에피소드의 여성도 현실 남녀 상의 인물보다는 여배우라는 직업군 안의 사람같아..
어둔 밤이란 제목이 어디서 왔느냐.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에서 따온 한글 번역 농담이다. 이건 다 아실 듯하고... 이런 마이너리티 정신에 입각한 영화 만들기에 대한 자기반영 영화라니. 왠지 느낌이 오고 이런데에 잘 낚이는 계층들이 있다. 되게 재밌을거 같지. 그렇지 않나. 난 아닌데 아무튼 관람했다. 이야기 구조는 사실 예상된 화법에 충실한 편이다. 영화 만들기를 다짐한다 - 멋 모르고 시작한다 - 좌절기가 찾아온다 - 암전에 가까운 기죽음의 시기가 찾아온다 - 마지막 꿈을 실현하듯 열정을 다해 초라하게나마 성취를 이룬다. 자 이런 구조에 충실하다. 그럼 괜찮을까? 아니. 자신들의 유머 감각이 먹힐거라 과신하는 멍청함, 영화 산업과 현대사회 이슈를 캐치해 인용하는 뒤틀린 대사, 페이크 다큐 ..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자주 이야기해서 새삼스럽지만 프로 스포츠를 비롯한 대개의 모든 스포츠계에서 관심이 없다. 2군 야구 시장이라고 예외가 없다. 내가 뭘 알겠어요. 2군이라지만 실질적으로 프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여러 재수생들의 고군분투와 절치부심이 섞인 마음 아픈 시장입니다. 관심두기가 쉽진 않다. 그래도 넷플릭스에 등록된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선택한 것은 뚜렷하게 박힌 김성근의 얼굴 덕이었을테다. 자 김성근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논란과 다양하다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을 일면적인 평가들이 있다. [파울볼]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이다. 그 이야긴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작품 역시 일면적이다. 당연히 프로 시장 진입을 뛰는 야구인생 재수생들의 투혼이 있고, 실제 성과도 분명히 있고! ..
좀비 장르물 촬영이 진행되는 외딴 곳의 장소다. 그런데 연기의 톤이 정말 어설픈 것이 도드라지고, 여기에 감독은 불만이 폭발하고 점점 주변 스탭들은 초자연적으로 잘못되어 가는 듯하고 광기는 이곳 사람들 전반에 퍼지는 듯하다. 문제는 이 심상찮은 공기조차도 아마추어적인 기류로 관람상의 몰입을 방해한다. 자 그럼 이게 뭘까. (장르)예술물 만들기의 다난함과 그 진심의 투박함에 대한 애정을 토로하는 메타 작품인가? 이런 의문 부호가 머리 위에 붕 뜰 때 영화는 첫번째 크레딧을 보여주고 그 내막을 알려준다. 이후부터가 정말 근사해지는데, 여기엔 한동안 멈추기 힘든 웃음과 진정 매체물 종사자들의 어려움과 이것을 지탱하게 만드는 몇몇 사람들의 진심이라는 전염(좀비 공기의 전염이 아닌!)의 과정이 보여진다. 그 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