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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영웅에의 길은 실패했다. [배트맨 비긴즈](1편) 당시 고담시에 활개치던 이탈리아계 팔코네 집안 세력들은 [다크 나이트](2편)에서 어느새 범죄 장사의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고담시 전체는 조커라는 새로운 '혼돈'에 의해 선과 악의 두 명분 자체가 실험대에 오르고, 배트맨 가면의 남자 브루스 웨인은 결단을 내리기에 이른다. 올곧은 선은 악의 영향력에 허술하기 이를데 없다는 실험대의 결과물인 하비 덴트(또는 투페이스)를 정의의 상징물로 박제화 시키고, 배트맨 자신이 악의 표상으로 남겠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 결과인 3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이르러선 8년간 '하비 덴트 법'(범죄자를 즉결 구속 가능 - 가석방 없음)이 세상의 축소물인 고담시 전체에 발효된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대비되는 ..
우디 알렌도 알고 있는게다. 노스탤지어에의 동경은 현실화될 수 없음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버릴 광기의 착오 없이는 기다리는 환경이란, 고작해야 여지없는 연인의 변심, 상대의 무시, 삶 근거지의 불안함 등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희망이라는 환타지를 품게 하는 것은 이 곳이 여지없는 파리라는 곳, 그 낭만성에 있다. 취향을 말하고 예술을 말하는 이들의 가슴에 하나씩 박힌 황금시대의 낭만성!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달리, 피카소, 루이스 부뉴엘 등이 곳곳에 등장하며, T.S. 엘리엇과 고갱, 드가 등은 차라리 카메오(?)에 가까운 등장을... 무엇보다 웃음과 따뜻함이 있다. 영미 문학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조예가 있었다면 박장대소할 수 있었을텐데 언제나 문제는 부족한 교양에 있다. 흑.
[비긴즈]의 고담은 팔코네 가문을 위시한 갱단의 부글대는 소굴이자, 정의의 이름으로 정화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다크 나이트]의 고담은 기존 갱단 간의 질서는 물론이거니와, 브루스 웨인의 정의와 신념 자체를 위기에 봉착케 하는 조커의 등장으로 혼돈의 공간이 된다. 그럼 뒤이어 더 덧붙일 이야기가 있을까? 있었다. 정의의 상징체를 앞세우고, 불의의 이름을 배트맨이 뒤집어쓴 오해의 시간 8년이 흘러간다.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 고담시와 볼폼 없어진 브루스 웨인의 육체는 대비된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는 찾아온다. 조커의 목적은 혼란이었고, 추동의 에너지는 유희였다. 베인의 목적은 보다 선명하고, 추동의 에너지는 순정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도덕성을 시험하지 않는다. 시신용 부하를 자리에서 즉석해서 선정해 공중에..
- 이미지 발췌 : 네이버 영화 -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을 재패한 83만권의 '21세기 한국문단에 터진 간만의 대형사고' [심장]에 이어 문학동네 가을호에 등재된 [은교]로 이상문학상까지 손에 넣은 대형 신예 서지우! 내게 영화 [은교]는 어떤 의미에선 '에로틱한 문예영화'였는데, 이런 요소들을 생각하니 왠지 학생 시절 뜻 맞는 이들끼리 생각한 농담조의 문단 묘사에 가까운 소동극 같기도 했다. 진지하게 생각하자면, 암튼 소녀 은교는 노작가의 인삼 같이 쭈그러진 육체에 활기를 넣는 욕망의 대상과 '불멸의 연인' 풍의 뮤즈 사이의 아슬아슬한 아이 아니겠는가. 얌전히 먼지가 내려앉은 그의 뻣뻣한 일상 공간엔 그 아이가 환상과 실재 모두에서 하얀 다리를 톰슨 가젤마냥 통통거리며 뛰어다닌다. 마치 당연하다..
샘 레이미는 들쑥날쑥하긴 했지만, 아무튼 3부작의 완결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를 완성하였다. 이후 스파이더맨이라는 노다지를 소니 픽처스가 놔둘리는 만무했고 - 팬들의 아쉬움이라는 변명을 앞세우며 - [500일의 섬머]의 마크 웹을 앞세워 새로운 리부트를 감행케 하였다. 마크 웹을 택한 것보다는 다시금 스파이더맨의 탄생기를 다룬다는 것이 좀 위험해 보였다. 샘 레이미 1부를 두고 팬들로부터 왜 그웬 스테이스가 아닌 매리 제인이냐라는 원성을 들은 덕에 새삼 그웬 스테이시를 내세운건 이해가 되긴 했지만. 문제는 샘 레이미가 닦아놓은 탄생기와 마크 웹의 탄생기는 표면적으로는 그다지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치명적인 점은 마크 웹이 군데군데 박아놓은 탄생기의 부분부분은 (부득이하게도)샘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너에게로 다가가면 언제나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날 뿐이지 때론 내게 말을 하지 사랑이라는건 우정보다 유치하다고 너에게 이런 내가 부담인줄 알지만 너무 많은 이해심은무관심일수도 있지 넌 내곁에서 한발 물러서 있지만 너의 마음 깊은 곳에서 날 찾고 싶었던 거야 널 사랑한다 말을 한다면 넌 내게 구속이라 말을 하겠지만너에게 나만의 널 원하는거 아냐 다만 내게 조금만 더 널 보여줘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을 이승환 '다만' 90년대도 이제 과거지사 취급을 받아 마음이 묘하다. 이제훈은 엄태웅 과거형으로 꽤나 그럴싸했다. 이 시기의 감정과 몇몇 일들은 웹에서 파편적으로 흘려서 덧붙일 말은 없다. 그냥 이 시기의 노래 가사 하나로 떼우겠다. 끝!
* 웹진 HOOK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42925 ======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이후 헐리우드 감독들에겐 한가지 뚜렷한 목표 지점이 생성된 모양이다. 자신만의 에픽(Epic)을 만들고자 하는 타오르는 욕망의 불길! 그 욕망이 제임스 카메론의 (예정된 3부작)[아바타]를 만들게 하고, 리들리 스콧으로 하여금 다시 [에일리언] 연대기를 잇겠다는 다짐을 서게 한 듯하다. 리들리 스콧이 처음 1편을 만든 [에일리언]은 헐리우드의 친숙한 공포의 아이콘이었다. 1편 이후 제임스 카메론이 맡은 2편에서 이 괴물 아이콘은 '여왕벌과 일벌'의 생태계로 변모하여 '람보 시대'의 액션 장관을 보여주었고, 데이빗 핀처는 구리빛 남성 욕망들이 억압된 수도원의 분위기로 꿀꿀한..
- 아이맥스 3D로 관람, 하지만 천체가 몸을 휘감는 기분 따위 느끼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의 '크로와상'의 육중함에 압도당했다. 아이맥스 영화로써의 쾌감은 좋았고, 3D 타이틀로써의 재미는 그렇게까진. - 데이빗과 비커스는 마치 사이가 굉장히 안 좋은 남매 같지 않은가. 심지어 비커스 웨이랜드와 피터 웨이랜드는 '뒤집어서 작성한' 세익스피어의 [리어왕] 같은 사이다. - 2차 관람으로 1차 때 오해한 사실이 교정된 것도 있었다. 난 1차 때 승무원들을 습격하고 사살한 '오염 인간'이 찰리라고 생각했다. 2차로 보니 지질학자 파이필드였잖아^^);; - 여전히 두근거리는 작품. 세상엔 [아바타]처럼 굉장히 광활하고 근사한 세계, 아귀가 맞는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 영화도 있다. 그러나 [아바타]는 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