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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일이 커져버렸다. 수상 전 뱉은 말은 여러 많은 사람들이 신경써야 할 큰 프로젝트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하정우가 제일 덕을 본 일이 되었다. 반면 이 프로젝트가 공효진에게 준 의미가 무엇일까는 아직도 갸우뚱이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에게 일일이 카메라의 시선이 가진 못한다. 막내 승하씨에게 간 기복있는 카메라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극에 탄력을 주었다. 반면 예능을 닮으려는 일부 시도는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그럼에도 '성취'라는 목표를 위해 걷는 발걸음까지 왜곡되게 묘사하진 않는다. 그걸 보는 것 정도로도 나름 의미는 있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인랑]의 감독과 프로덕션 I.G가 만든 '지브리풍'의 애니메이션이라니 일단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인랑]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장면은, 후반부 총격씬 보다 놀이터에서의 두 남녀의 이야기와 몸짓이었다. 제대로 잡힌 골격의 묘사와 일상의 풍경, 캐릭터에 붙어있는 숨결 등은 [모모와...]에서도 여전하다. 특히나 일본 애니메이션은 자국의 '여름' 풍경에 있어서는 발군인 듯. 셀로 그리면 2D에 불과하지만, 여러겹이 겹치면 공간 감각이 살아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내내 감탄하면서 봤다. 가족의 상처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끝까지 밀고 나간다. 해결책은 인간의 힘을 넘어선 범주지만, 적어도 마음은 움직인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어떤 사건으로 인해 뉴욕의 두 부부가 만나게 된다. 두 헤비급 복서가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 모양새다. 상대방을 견제하는 멘트를 툭툭 던지면서도, 경기가 있기까지는 애써 이성적인 멘트로 서로간의 예의를 지키고 존중을 잊지 않는다. 남은 것은 링 위의 경기인데, 인터뷰 장소에서 바로 링 위로 올라가는 시공간의 압축이 될까말까하는 심리적 압박이 영화 초중반의 묘미이다. 급기야 링 위에 올라간 이 선수들은 부부 vs 부부가 되었다가, 잠시 여여 vs 남남이 되었다가 교양 vs 비교양의 양상으로 라운드를 가리지 않는 혈전을 벌인다. 웃음을 참기 힘든 참담한 결말의 소동극으로 신나게 달음박질! 무엇보다 배우들의 영화다. 크리스토프 왈츠의 양복 차림과 포크로 디저트 떠먹는 장면이 ..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워싱턴이든 뉴욕이든 영화 로케 장소에 불쑥 찾아오는 존재가 있다. 목에는 헌 라디오를 메고, 이런저런 봉지가 달린 자전거를 끌고오는 그의 이름은 '라디오맨'. 론 하워드, 마틴 스콜세지 같은 감독들조차 그를 알고 있고, 그를 다룬 다큐에선 조지 클루니, 조쉬 브롤린, 조니 뎁, 헬렌 미렌, 메릴 스트립, 로빈 윌리암스, 틸다 스윈튼 등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다. 과연 그는 누구인가? 본명은 '크레이그 카스탈'.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본명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노숙자인가? 그럴수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거처가 있다. 비록 눅눅한 VHS 더미들을 수북히 쌓아두고 쓰레기와 생활 도구들의 구분이 가지 않는 환경이지만 아무튼 분명한(?) 거처가 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3시간 28분, 만만찮은 길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마틴 스콜세지가 음악(인)을 좋아하는거야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조지 해리슨이라니 3시간 28분짜리 다큐라니 사람 잡는다. 그래도 궁금해서 객석에 앉아서 보았다. 에릭 클랩튼은 제 나름엔 솔직하게 조지의 부인에게 집착했고 그 사실을 조지에게 고백했다고 토로한다. 다른 이에게 증언을 들으니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는 완벽한 4각형이었고, 모든 점이 중요하다고 증언한다.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곡을 만들때 멤버간은 티격태격이었고, 의견 조율은 힘들었다고 한다. 모든 멤버들은 자신을 제외한 3명끼리만 친했다고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대체로 폴과 존이 주도했다..
[도둑들]은 '도둑은 훔치는 직업'이라는 명제에 충실하다. 도둑은 기본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기도 함, 도둑이 훔친 물건도 훔치는 직업이라는 점. 당연히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면 등장할수록 이야기는 꼬이게 마련인데 최동훈 감독은 그걸 피하지 않는다. 대목마다 배신과 협잡이 터지는데, 그걸 조목조목 깔끔하게 설명하면서도 늘어지지 않는다. [타짜]에 이어 여전히 좋은 오락영화를 만들었다.([전우치]를 시원하게 잊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오션스 일레븐] 풍의 협동 도둑질에 총격전까지, 몇몇 장면은 상당히 노골적인 홍콩영화 향수 취향이다. 젊은 시절 유덕화가 있어야 할 장면을 재현하는 중년 커플이나, 성룡이나 해야 할 액션을 감당하는 김윤석(& 그의 스턴트맨들)이나 왠지 모를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입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