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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영화를 시청하던 시점에 [미즈 마블]을 챙겨본 때라 무슬림 히어로 이야기에 얽힌 인도-파키스탄 문제가 한편으론 레바논 내전에 연관한 이 작품과 한데 생각되었다. 마른 대지 아래 무자비한 총성이 오가던 드니 빌뇌브의 전작인 [시카리오]를 생각하면 소년병들이 스나이퍼 소총을 들고 다니는 [그을린 사랑]의 자비 없는 세계관은 더더욱 황량하다. 여기에 자경단과 신비로운 초능력을 얹은 [미즈 마블]의 설정은 당연히 한결 배부른 사치다. 레바논 내전에 자행된 여성 피해자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고문과 신념 차이로 인한 여러 피해를 생각하면, 세상에 남은 쌍동이 남매에게 하나둘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고리를 하나둘 이해시킨 나왈 마르완의 방식은 한층 가혹하면서도, 시대를 설명하는 절박한 방식의 해법이기도 ..
아이고. TVA 다 봤다. 극장판 라인업 자체가 TV판 재편집본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으니 실상 다 챙겨본 셈이다. 출판된 코믹스본으로 다 봤다면 정말 좋았겠으나 [슬램덩크] 이후 가장 성공한 점프산 스포츠물이라는 명성 잘 확인했고, 그에 걸 맞는 타이틀이라는 점 동의한다. 나도 시청 중 받수 치는 대목 몇몇 군데가 있었고, 애니메이션으론 현재까지 공개 예정이 막막한 시즌 5에 대한 어쩌면 하는 기대를 가진 입장이다.(코믹스는 종결 되었다고 하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시즌 4의 작화 붕괴 부분은 각오한 덕인지 견디고 쉽게 넘길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간 쌓인 서사로 미야기현 카라스노 고등학교 농구부들에게 정이 든 덕도 있었고, 미야기현의 다른 학교나 전국 여러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촉이 솟더라. 한..
[퍼스널 쇼퍼]를 선택해서 봤던 당시는 [스펜서]가 개봉할 당시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필모를 챙겨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가만히 있던 로버트 패틴슨의 근작 [더 배트맨]의 개봉 시점에 [굿타임]을 봤던 것도 이런 생각의 갈래 덕이었다. 모든 것의 이유였던 [스펜서]를 이제야 볼 수 있었다. 나탈리 포트먼이 출연했던 [재키]에 이어 파블로 라라인의 2번째 여성 실존인물에 대한 팩션이다. 그가 연출했던 [네루다]와 달리 역시나 [재키]에 이어 다이애나 스펜서의 인생 한 챕터를 말했다는 점에서 여성과 그를 둘러싼 삶과 결의 예민한 톤을 말하는 익숙함을 이번에도 보여준다. 실상 우린 다이애나 스펜서의 삶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익히 알기에 작품이 시작하는 시점부터 작품 속 등장인물의 일거수일..
이번 시청의 동기는 자연스럽게 [드라이브 마이 카]의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을 챙겨보자는 심산이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의 얼개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작품인 것처럼, 이번 [아사코] 역시 시바사키 토모카라는 작가의 소설을 원작 베이스로 삼아 영화한 것이라니 류스케 감독이 희곡이나 소설 등의 주변 장르를 바탕으로 자신의 영상 세계관을 조성하는 또 하나의 전례인 셈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에도 안톤 체호프의 극작에 대한 언급이나 연극을 둘러싼 등장인물 같의 가치관 설파들이 들어간 것을 보니 참으로 이런 고민과 얼개가 그에게 중요하구나라는 끄덕임을 하였다. 작품은 짧게 적자면, 젊은 남녀의 연애담이다. 서로가 매력적인 것을 아는 이들의 이끌림과 시작과 거짓말 등. 거기에 바쿠..
한국 같은 배달 운송수단의 수가 한층 많아진 환경 덕에 한결 눈에 익숙한 혼다 커브 모델. 이게 세계적으로 1억 대수가 팔렸다니 가히 범아시아적 친숙함이라도 해도 되겠다. [슈퍼커브]는 이 혼다 커브를 내세운 작품이다. 한국에서 몇 권 발매한 라이트노벨은 물론 출판물에 이어 지금의 애니메이션 12부 구성의 경제적인 규모로 지금도 시청이 가능하다. 음- 잘 봤다. 등장인물의 배치에서 와글와글한 캐릭터물로 보이기 십상이지만, 한결 조용하고 차분한 톤 덕에 시간 할애 후 좋은 인상이 남았다. 드뷔시 등의 클래식 넘버가 흐르는 BGM, 일관된 작화 상태,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근심스러운 사고를 배치하지 않는 안정적인 서사의 톤이 신뢰를 주었다. 낯간지럽지만, 사시사철 소박하게 변모하는 4계절의 변화와 후지산 같은..
한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 아이의 진학과 생활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생전에 외조부가 생에 어떤 인연인지 알 수 없는 일로 아이의 부양을 자처한 모양이고, 외손자인 주인공은 역시나 어떤 알 수 없는 동기로 그 부양을 승계하게 된다. 일본 서브 컬처물에서 간혹 은밀하게 소재로 발탁되는 음험한 코드가 다행히도(!)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를 다룬다는 점에서 [요츠바랑!] 등의 작품을 연상하게도 하는데, 육아를 포기한 여성 쪽의 문제가 엄연히 있다는 점에서 나름 현실상의 책임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하는 여성, 천장 위로 나가고자 하는 개인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원작 코믹스를 실사화한 [버니드롭]은 아무래도 매끈하고 따스한 소위 힐링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모던 건축학의 메카 콜럼버스에서 건축물을 두루두루 살펴보는 남녀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담배를 피기도 하고, 서로의 흠집이 난 일상 등의 이야기로 서로 간의 시시콜콜 교감을 나누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 - 그는 최근 잔잔하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애프터 양]의 감독이기도 하다 -은 존 조와 헤일리 루 리차드슨, 두 배우를 조용한 콜럼버스 교정에서 상호 간의 교감의 짝으로 내세운다. 둘 사이엔 우리가 흔히들 연애 감정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묘한 선을 그리기도 하는데, 예상하겠지만 거기까지 넘어가진 않는다. 악수와 포옹으로 대변되는, 소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깔끔하고 건강한 매듭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전에 관람한 [드라이브 마이 카] 속 남녀의 이야기도 연상되기도 했다. 존 조는 아버..
사랑의 단짝,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배우자를 찾아주는 호텔이 있다. 커플 메이킹 서비스가 자리 잡은 현대 사회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시점과 손길로 설계하면 어떻게 불길한 기류가 조성되어 만들어질까. 45일 만에 커플이 되지 못한 이는 그가 원하는 동물이 되고, 이 커플링 미션에 참여하지 않은 외톨이 그룹원을 마취총으로 사냥하면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하루 추가된다. 호텔에 숙식하는 기간 동안엔 안정된 식사가 제공되고, 성관계에 준하는 터치를 받거나 교육을 받거나 이성 간의 댄스와 서로 간의 호감을 표할 수 있다. 직접적인 섹스나 자위행위는 금지되고...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에서의 사냠총, 돼지를 흉내 내는 춤, 그리고 [킬링 디어]에 일관되게 자리한 불길한 기운 등을 생각하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