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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것이죠. ==장기하와얼굴들 「그건 니 생각이고」 2개의 간략한 건반 악기 편성으로 들려주는 마지막 음반 속 싱글 커트곡이 주는 소회는 적지 않은 이들에게 남다르게 들릴 것이다. 어떤 이에겐 엠넷의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편에서 뉴웨이브의 전설, David Byrne(Talking Heads)을 만나기 위해 간 팬보이 청년 장기하의 짧은 여정이 상기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겐 곡 속에 삽입된 서태지와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92)를 듣고 장기하와얼굴들의 오마주가 짚었던 영토가 이제 70년대, 80년대를 건너 90년대에 당도했다는 실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다음을 향해... 아 이제 끝났지’라는 슬픈 감상을 추가할지도 모르겠는데, 글쎄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향니 「불안지옥」어디서 날아온 존재인가. 라고 적기엔 무안할 정도로 이미 존재했던 향니는 음반의 도입부 하나로도 새소년이 지나간 2017년 이후의 올해엔 바로 향니가 주인공임을 입증한다. 여기엔 삐삐밴드가 예비한 미래가 현실화한 현재의 모습에 덧붙여, 군 복무로 부재중인 실리카겔 이후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온갖 것들이 즐비하다. 흐물흐물하다 의표를 찔러대는 키보드와 불안한 징후를 장난스럽게 내뱉는 이지향의 강력한 존재를 좀체 부인하기 힘들며, 이를 지원하는 휘청대는 코러스 등은 사이키델릭 강국 한반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1집을 못 알아본 몇 년 전 무지한 자신을 새삼 탓하게 만든 귀환작. ★★★☆ 최항석과부기몬스터 「난 뚱뚱해」또 한 ..
매주 웹진에서 글을 올립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 보이모드 「Physically (feat. 예서)」올해를 기억할 음반 중 하나인 예서의 『Damn Rules』(2018)가 보여준 깊은 인상이 재현된다. 실상 본작이 주는 매력의 상당수는 예서의 목소리에 기인하며, 이에 대해 보이모드를 만든 듀오 역시 이를 굳이 부정하지 않는 듯하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농염함과 신비한 인상이 도드라질 때 사운드 역시 명징해지고, 예서의 캐릭터가 가진 뿌연 안개 같은 기운이 자욱하게 깔릴 때 곡의 분위기 역시 그럴싸하게 조성한다. 곡 전체가 한 싱어의 역량을 피처링이라는 단어로 퇴색되지 않게 함은 물론 제법 부각해 준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본작의 주인들은 이를 당연히 의도했을 법하나 만족스러웠을지는 섣부른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참 이상한 제도죠. 동양고주파 「틈」한때 한국대중음악상 록 분과의 티아라를 획득한 몇몇 이름이었지만, 보컬과 가사 없이 불쑥불쑥 나오는 베이스의 줄기와 타악기의 박동은 메마른 땅 위에 새롭게 그들만의 이름을 새기려는 힘같이 들린다. 그 위에 유려하고 섬세하게 쌓이는 양금만의 선율은 과거를 다시금 회고하기에도 새삼스럽고 새롭게 들린다. 특히나 양금의 사운드는 그 세밀하고 맑은 음색이 이들의 첫인상을 ‘아 이번에도 에스닉하면서도 우리 것 또는 범 동양적인 시도를 하는 팀인가?’ 하는 것을 넘어 그 색감이 서구의 것처럼 들리기도 해 단단한 생각을 교정하게끔 했다. 다만 아직까진 고전 악기와 현대 악기를 배합한 여러 크로스오버 장르의 시도 안에서 동양고주파만의 짙은 인상..
웹진에서 글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 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 「I am the Load OV Shadows」 보컬 M.Pneuma에 의하면 밴드명과 이 컨셉 음반의 마지막 곡에 연관된 구상은 태초부터 존재했다. 노스트라다무스가 바라본 검은 거울 안의 세계관은 어둡고 비극적인 전망으로 가득했고, 이제 노래 속 개별자들은 이 전망이 던져준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 심연인 그림자의 군주로부터 지배당하고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이렇게 20여 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의 싸움이 벌어진다. 실제 성가대의 성스럽고 벅찬 기운의 목소리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에픽한 분위기를 고조하는 합창 파트와 심포닉한 구성에 힘을 주는 건반과 현악의 장치 등은 이 밴드만의 독자적..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이번에 홈페이지 개편해서 검색 기능 등도 넣었어요.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라이프앤타임 「잠수교」신보 음반은 인생의 몇몇 시기를 열거해 담았다고 한다. 이 곡은 어느 시기를 담고 있을까? 총 다섯 번에 걸쳐 공개할 뮤직비디오 중 2화에 해당하는 본작은 아마도 20대까지의 시기를 다룬 듯하다. 방향 없는 지표 위에서 무기력함과 의욕부진, 공허함 중 어느 것이거나 그 어느 것도 아닌 마음으로 걷는 시선의 시절. 한가로운 발걸음을 쫓는 듯한 베이스와 대교의 촘촘한 기둥들을 닮은 드럼, 무엇보다 이 시절을 닮은 산란하나 뚜렷한 기타는 세 음악인의 삼각형이 구현한 이상적인 모델을 들려준다. ★★★1/2미스이솝로마템 「트라우마」예의 관능적인 보컬과 글램한 미학, 이로..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썬데이서울 「이게 뭐야」 《썬데이서울》은 기억하는 이들은 다 기억할, 그 문제의 80년대를 상징한 황색 언론 잡지의 대표적인 이름이기도 했다. 올해의 여름을 사람들은 폭염으로 기억하지만, 가령 《썬데이서울》이 매년 여름을 기억하는 방식은 수영복 입은 여배우의 화보와 ‘불륜‘의 이름으로 미화(?)된 성범죄를 ‘추억’으로 회상하는 가명 수필 코너 같은 것들이 그러했다. 물론 밴드 썬데이서울은 황색을 미화하는 것이 아닌 유장하게 흐르고 있던 한국 대중음악의 어떤 장르 일부의 물줄기를 기억하고 재현한다. 가장 직접 떠오르는 사랑과평화 외에도 나는 퓨전재즈 밴드 빛과소금의 「샴푸의 요정」(1990), 「오래된 친구」(1994) 같은 곡들이 떠..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니어이스트쿼텟 「이화」 어둠처럼 내려앉은 기타의 흐릿한 숲에 손성제의 색소폰은 안개의 자욱함을 닮아 흐른다. 기타도 색소폰도 베이스도 드럼도 예광탄을 쏘든 탐침봉을 바닥에 푹푹 꽂든 손을 허우적대며 젓든 간에 이 숲 안에서 표류하듯 헤매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무의미하게 들릴 텐데, 이 침묵에 가깝게 들리는 연주의 교차엔 분명히 질서를 관장하는 누군가의 힘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음울하게 들리지 않고 명료한 붓칠을 더하듯 들리는, 비주류 장르의 장인들이 닿은 또렷한 성취의 결과 중 하나다. ★★★1/2 히치하이커 「Time (feat. 써니, 효연, 태용(엔씨티))」 「Around」(2017) 이후, 히치하이커는 잔뜩 분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