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ingle out (347)
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이달의소녀 「Hi High」한 싱글을 소개할 때 음악 그 자체보다 뮤직비디오 이야기로 서두를 여는 것이 타당할 일일지는 잘 모르겠다.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에서 펄럭이는 광고로 첫 멤버 희진의 등장을 알리는 것으로 포문을 연 이달의소녀(이하 이달소)가 1년 이상을 진작에 훌쩍 넘기며, 개별 멤버 음반과 유닛 결성 등으로 활동을 이어오다 12명의 소위 ‘완전체’란 이름으로 곡을 낸 것이 지금까지의 서사이다. 본 곡의 뮤직비디오는 이 서사의 완결이라는 자축을 담고 있는데, 개별 장면들이 이들의 여정을 지켜본 팬들에겐 각별히 다가올 것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안의 캐릭터들처럼 달리는 소녀의 이미지는 이달의소녀1/3의 멤버..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제이드키 「Mesmerizer (feat. EB)」제이드키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해 언니네이발관 초기 멤버란 설명은 굳이 필요 없는 사항 같다. 어차피 언니네의 역사를 기억되게 한 것은 압도적인 프론트맨의 존재감과 한 명의 기타리스트인 듯하니. 그보다는 게임 회사 직원이자 디자인 전공의 그래픽 담당자로서의 이력과 iOS 개러지밴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한 음악 만들기의 습작 개시와 서브컬처에 대한 근친성, 현재까지 이른 해당장르 음악 본연의 성취를 보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한쪽에선 직장 안에서 밴드 음악의 로망을 접지 못하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직장인 EDM 아티스트가 탄생하기도 한 것이다. 정글 및 레이브의 일부 줄기로부터 이어진 ..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라켄베어 「Grunge Rock Lad」자기멸시의 가사를 가급적 생목처럼 들리게 전달하는 레코딩, 그리고 얼터너티브와 개러지 사이(또는 합산)의 헐벗음은 아닌 게 아니라 전국비둘기연합을 떠올리게 한다. 연상작용은 그저 연상작용일 뿐, 일종의 콘셉트와 서사를 쫓아가던 전비연과 달리 라켄베어가 당도하고 내디딜 거리는 어디가 될지. 긴말하지 않는 구성이 단조로움이 아닌 봉납 찍듯 인상적이고 선명하다. ★★★ 서울상경음악단 「지금 나는」밴드의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온 임환백의 목소리는 간혹 블루스보단 록의 기백이 씩씩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여기에 강선아의 목소리는 뚝뚝 흐르는 멜랑콜리한 무드를 보탠다. 여기에 쩔쩔 흔들리는 한승현의 기타와 곡 후반..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유래 「52-1」 음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진공청소기 흡입구 앞에서 녹음한 듯한, 소음이 연상되는 사운드가 감상의 장벽을 올린다. 기지개를 여는 비트와 여러 매체에서 가지고 온 샘플음과 다이얼로그들이 조각조각 조합한다. 그리고 본색을 여는 댄서블함. 그러나 이 댄서블함이 곡 전체의 뚜렷한 근육을 만들진 않는다. 춤을 출 수 있는 사운드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인용 같은데, 학구적인 탐구라기보다는 이것 자체가 쾌락이 아니겠냐 이 쾌락을 미끼로 음반 전체에 대한 초청을 한다는 인상이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도드라진 성취물들을 연속으로 내는 사운드메이커가 올해에도 청자들에게 각인될 순간들을 남기겠다는 언질이렸다. 이를 위해선 기계음부터 황학동 벼룩시장풍..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도재명×이선지 「우리」어디든 도재명의 음악을 재생하면 주변의 누군가가 다가와 곡의 주인공을 묻는다. 그의 간결하고 파장을 숨기기 힘든 특유의 울림이 서린 목소리, 곡의 선율 탓일 테다. 이선지는 어떠한가. 4월과 바다를 기억하는 음반 중 중요한 음반 중 하나를 올해 낸 주인공이 그이다. 이 둘이 만났다. 철학과 교양, 개인의 묵상과 외부의 풍경이라는 복잡한 심사를 담아낼 그 어떤 것들이 또 나오리라 기대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도재명이 사적 경험을 새긴 세계관의 설계도를 내놓으면, 연주자들은 90년대 한국 가요의 융성을 예고하는 듯했던 당시의 어떤 뭉클함을 재현한다. 굳이 말하자면 전람회 같은 그룹의 사운드를 낳았던, 토양과 해류를 닮았다. 즉..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춤을추며씽얼롱 「꿈의 숲」90년대 중반부터 장르의 유입과 재현에 있어 진원지와의 간격을 줄이는 것에 주력했던 한국 음악씬은 이제 태연자약하게 이 장르 이식의 결과 자체를 리바이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오늘의 나른하고 새침한 보컬에서 브릿팝 아이콘들의 재현을 떠올리긴 아주 쉬운 일이다. 여기에 장막 한 겹의 차이 뒤편에 자리한 보컬 녹음의 톤, 이펙터로 여름의 습도를 먹어 일렁이는 기타음과 꿈속 공기를 알알이 표현하는 건반음 등은 90년대 이 씬의 최초 도전자들이 그토록 해보고자 했던 성취 자체다. 이 역사의 결과가 보여주듯, 한국어의 구조로 이 정서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 정도는 이젠 걸림돌도 아닌 모양. 이런 장르 리바이벌의 결과가 앞으로 ..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투트리플엑스 「Piss On Me (feat. 딘, 페노메코)」‘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에서 ‘한 밤의 재즈카페’로 이 도시에 대한 음악인들의 사유는 20세기 후반 동안 꾸준하게 공리에서 개인으로 변모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 젊은 음악인들은 모멸과 경멸의 어조와 멜랑콜리함을 조우해 까맣다 못해 불그스름하고 누런 시간대를 그려낸다. 이런 Chill 한 정조를 드러낼 적자 중의 하나인 클럽 에스키모, 특히나 프로듀서 투트리플엑스에겐 적절한 테마일 것이다. 곡 전반부를 채우는 사람들의 자글자글한 대화와 후반부에 잡음들을 덮는 재지한 무드 등은 공감각적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7년간 같이 해온 딘의 목소리는 이 예리한 알앤비 넘버에 유효하..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텔레포니스트 「City Casual」허철주의 1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밴드 텔레포니스트는 경력 동안 5인조, 4인조, 3인조 형태로 보기엔 따라선 부침이 따른 외형으로, 때론 탄력 있는 구성을 매 발매 음반으로 보여주었다. 1인 구성의 텔레포니스트는 허철주의 보컬 역할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음악을 보여주는데 뚜렷하게 주력한다. 스토리가 있는 전달보다는 감각과 장르 자체에 집중한 듯.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비대해진 마포구 주변 권역대의 정서와 단상, 그 영역 위에 수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군상과 욕망으로 상승하다 현실로 내려앉는 네온 간판과 기호, 건물의 외형 등 복잡한 심사를 한 번에 담는다. 일렉트로닉/댄스 넘버의 댄서블한 몸짓과 더불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