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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자그마치 「신의 토로」 곡을 시종일관 휘감는 웨스턴(western) 사운드는 서슬퍼런 운명 아래 지글지글 익어가는 인간사의 화두, 본토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장르의 정통성이 서려 있기 보다는 신의 입을 빌려 뱉는 조소에 가깝다. 마치 컨트리 장르를 소환해 지옥의 독설을 뱉는 김태춘의 선례처럼. 이미 회고 조로 체념을 재현하던 김태결의 보컬은 곡이 고조되면 권능의 무게가 얹어진 당당함을 표출한다. 어떻게 보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개똥 같은 인간의 인생에 대한, 신의 이름을 빌린 합리화 같기도 하다. 덕분에 사뭇 비장한 과장된 분위기는 여기에 걸맞다. 인간에게 남은 재산은 역시나 배짱인가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골든차일드 「너라고 : It’s You」 울림 엔터 소속 보이그룹의 과제란 인피니트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닐지. 심지어 당사자들인 인피니트 본인들에게도 그 점은 고민인 듯하다. 시원한 스윗튠의 신시사이저를 입고 두 번째 미니 음반을 들고나온 신진 골든차일드에게도 이 점은 어느새 어깨에 짊어진 짐이려나. 스윗튠이 한참 때 록 듣던 사람들의 귀를 잠시 솔깃하게 해준 일렉 기타음 대신 강조하는 것은 생기와 풋풋함의 유지다. 러블리즈의 데뷔 시절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던 학교 건너 학교 같은 무대에서 남녀공학과 초능력의 판타지를 버무려 제시한다. 넌 내 것이고 널 차지하고 널 지킬거야의 비장함과 다소 부담스러운 태도로 무장했던 인피니트 시절과 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9 「손금」 솔로로 와도 여전한 것은 간혹 존대로 말하는 가사의 공손함이다. 사려와 조심스러움, 때론 움츠려있음으로도 보이는 그 조심스러운 태도는 여전하다. 다소 달라진 것은 이글거리는 저편의 석양처럼 울리는 관악의 아련함이다. 그 아련함은 한 모던록 싱어송라이터의 자리를 가요에 가깝게 방석을 당겨준다. 여기에 이 애상을 짚어주는 피아노의 역할도 한몫한다. 가요에 가깝게 들려진다는 것이 이 노래 안의 신파와 질적 하향을 뜻하는 것이냐고. 천만에. 보편적 감정을 캐내는 사람, 장르를 새삼 발굴하는 자, 한국 대중음악 감성계의 고고학자 헨리 존스 2세 인디아나 존스 송재경의 빛나는 역할이 여기에 있다. ★★★★ 종현 「빛이 나 : Shinin’」..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아프리카 「멈추지마」 Van Halen 풍의 진취적인 분위기로 일관하는 이런 하드록. 낮은 시청률로 브라운 뒤에 소멸한 류의 프로그램 안에서 현 밴드 씬의 움직임에 대해 밝지 않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바로 그런 분위기다. 긍정의 정신을 새기는 가사와 후반부 드높아지는 샤우팅까지 익숙한 전형성이 있다. 그 단단한 정형성은 20년간 청중과 호흡한 결과일 것이다. 생각보다 신구 음악 청자들을 흡입하기엔 설득력이 높진 않겠지만. ★★☆ 오재환×람 「오랜 시간 동안」 미니멀하게 들리는 일렉트로니카이기에 가사와 메시지는 실로 선명하다. 네 개의 손가락이 부분 절단될 정도로 당치도 않은 엄혹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화자의 토로는 실로 담담하다. 자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김동률 「답장」 담담하고 조심스럽게 뱉는 초반의 고백조가 그간의 침묵을 깬 김동률의 귀환을 알린다. 그를 기다리는 이들이라면 이후가 어떻게 되어도 아무래도 좋을 것이다. ‘내일 맛있는 거 먹자고’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귀가 간지러워지면서 어깨가 움츠러들지만 한 번뿐이니 견뎌내면 그만이다. 황성제의 조력이 붙으니 예상 가능한 편곡과 분위기가 조성된다. 여기에 박인영의 지휘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인해 확장되는 곡은 유려하고 뭉클한 감정의 눈보라를 일으킨다. 이런 구성을 누구든지 지향은 하고 있지만, 일정 이상의 성취를 위해 정성을 붓는 이는 사실상 이승환을 제외하고는 이 씬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익숙하고 실로 옛 된 곡이지만 유..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올어겐스트 「No.9」 묵직하게 내려찍는 리프와 주술적인 어둠을 소환하는 소울풀한 보컬, 열혈 메탈키드를 자처하던 치들이 Soundgarden과 Alice in Chains 등의 등장을 목도하며 갈등과 혼란을 겪었던 당시의 그 사운드다. 단순한 재현이라면 6분이 넘는 러닝타임의 청취를 자처할 리는 없지 않은가. 그런지 사운드가 Godsmack 부류의 얼터 메탈의 기억을 자극하며 그루브 메탈의 시대로 진입할 찰나 올어겐스트만의 국가, 먹먹한 이 토양에 다시금 휘청거리며 내려앉는다. 그 여정이 실로 황홀하고 아득하다. - 레이니썬이 『Origin』(2009)의 초반 넘버들에서 보여주려다 멈춘 그 경지이기도 하다. - 오딘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희두와 보..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묘한 「비밀」 푸른 바닷속을 보여주는 음반 커버에서 장르의 울적한 서정을 드러내는 줄 알았는데, 제주에서 활동하는 밴드라고 한다. 섬세하게 파르르 떨리는 듯한 보컬과 교신하는 듯 멜로디 위에 놓인 효과음과 사운드들은 조심스러운 밴드의 태도를 보여주는 듯하다. 침잠하며 바닥을 유영하는 심해어의 움직임보다 초음파를 보내며 영적인 순간에 닿으려는 생명체의 움직임에 가깝다. 다만 이 투명하게 들리는 사운드와 밴드의 지향성과 달리 아직까진 가사가 말하고자 호소력에 미처 닿지 못하는 감상은 앞으로 채워질 여백이라고 여기련다. ★★1/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이상해! [링크] 비나인 「춤」 베이스와 드럼으로 구성된 단출한 구성. 그럼에도 묵직함에서 Black Sabbath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밴드 사운드의 여백을 채우는 이펙터의 활용으로 극적인 중반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의 원래 모습이었던 3인조, 밴드명 달콤씁쓸한 당시의 모습과 연관 짓기는 어렵다. 좁디좁은 거리라도 부산이라는 로컬 씬 당시의 활동을 어떤 방도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가지 특징적이라면 헤비하게 들리는 사운드 위에 놓인 보컬은 Riot 함보다 대학가요제 LP가 발매되던 시절의 묘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톤이 다소 연상되기도 했다. 그 괴리가 제법 독특함을 발산한 듯하다. 아무렴 어떤가. 로컬과 글로벌을 오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