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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제임스 그레이의 [애드 아스트라]는 주연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의 작품이다. 배급사 A24처럼 역량 있는 할리우드 산 아트 무비의 메카 역할을 자처한 곳이라 역시 예상대로 우주를 다룬 스케일을 생각하면 현란하고 휘황찬란한 쪽은 아니다. 물론 월면 차량을 통한 카체이싱이나 폭파 액션 등의 요소가 있긴 하나 작품의 본래 화법이 우주의 위기나 경천동지 할 스케일에 관심을 두진 않았다. 되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로서의 우리만 존재하는 것이 맞냐라는 문제에 대해 유무의 해답을 찾아 나선 남자의 인생과 고독에 대한 일종의 스페이스 로드 무비로 보일 정도다. 여기에 부자 관계에 대한 토로가 얹어지니 브래드 피트의 [트리 오브 라이프](테렌스 멜릭 연출)에 버금가는 사색적이고 근원적인 분위기가 서려..

초반엔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극 중 류경수 배우의 연기와 톤이 너무 이상해서 기량 문제보다 디렉팅이 문제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상호 감독이 애초부터 자멸과 자학 개그를 결심한 것일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가뜩이나 [카터], [야차], [서울대작전] 등 넷플릭스산 국내 라인업들의 성패가 여러모로 기대를 꺾는 경우가 많아 근심스럽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의 근래 활동이 OTT를 중심으로 한 기존 작품의 리메이크나 확장이나 연계가 많거니와,([돼지의 왕] 등), 향후 이어갈 프로젝트도 대기를 기다리고 있으니([지옥]) 이 정도면 [방법]과 [괴이] 등 그만의 화법과 불안한 분위기를 품은 여러 이야길 담고 있는 창작자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정이] 역시 이런 맥락으로 인식했음은 물론이다. ..

작품은 국내에도 단행본 출간과 몇 화는 e-북으로도 출간된 모양이다. 더불어 국내 채널을 통해 방영된 제목은 이니 '커뮤장애'라고 명명된 사회적 질병을 근래의 '아싸'코드에 풀어 칭한 제목도 그렇게 위화감 없이 이해가 된다. 특히나 일전에 국내에서도 나름 인지도를 넓혔던 쿄토 애니메이션의 과 더불어 어린 여고생 4인 편성의 록 밴드 소재 애니라는 점에서 낯설지 않다. 경 제적으로 한계가 명확할 그들이 어떻게 고민없이 깁슨 레스폴 기타 등의 라인업을 구매하냐 등의 시비가 이번에도 있을 수 있는데, 과의 비교에 있어 쪽은 현실의 터치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비가 덜한 편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칭찬과 격려의 덧글로 향상된 기량을 얻는 솔로 일렉 기타리스트, 간혹 도심지 외곽에서의 규제를 받는 버스킹 등의 묘사..

이번달 15일경에 드라마판 의 첫 에피소드가 공개되어 그 덕분에 재난일 '1일 차'의 서사가 익숙해졌다. 우리가 인류가 부르던 이웃과 집단이 한순간에 붕괴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참상이 익숙한 것은 대중 상당수가 기존 시스템에 대해 은연중 큰 불신을 가진 덕이기도 하고, 실제로 판데믹의 경험이 준 진통으로 인한 몰입이 근거일 수도 있겠다. 질병의 창궐과 고통은 분명 현재진행형이고, 우리는 공교롭게 이렇게 참상의 스펙터클을 소비하고 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편은 인류에게 고난을 선사한 문제의 '첫째 날'부터의 도입을 연다. '소리로 인한 서스펜스로 출중한 이야길 만든 존 크래신스키가 부재한 자리에 대해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2편 역시 준수한 진행을 이어간다.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극중에서 사망한 자..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194 [Single-Out #434] 넬, 애쉬즈오브더레이븐, 원오프, 쟈드, 한로로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434회입니다.넬, 애쉬즈오브더레이븐, 원오프, 쟈드, 한로로를 살펴보았습니다.... musicy.kr 넬 「인정의 미학」 밴드 넬은 (인디 시기의 음반을 제외하고도) 정규 1집 『Let It Rain』(2003)을 시작으로 이력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Dear Genovese」(2014) 같은 곡들에서 보듯 모던록의 기조를 중심으로 전자음악의 질감에 닿는 세밀한 사운드를 인상적으로 들려주곤 했다. 이는 파리한 보컬로..

영원불멸의 팝과 아티스트를 위하여 《아-하: 테이크 온 미 (a-ha: the movie)》는 극장을 통해 2022년에 공개되었고,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3인조 뉴웨이브 성향의 신스팝 밴드였던 a-ha의 공전의 히트 넘버 「take on me」(1985)가 일으킨 반향을 세심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무색한 면이 있다. 팝의 변방이었던 노르웨이의 입지를 스웨덴의 ABBA나 U2를 만든 아일랜드의 예시처럼 국제적 입지까지 올랐던 당시의 위상도 그렇거니와 당시 MTV의 출현으로 제작된 로토스코핑(Rotoscoping) 애니메이션 기법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준 반향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추억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더불어 배우 옥소리가 나왔던 화장품 광고 음악으로도 친숙한 넘버였다. 음료수 광고 영상의 ..

확연히 상반된 분위기의 양국이지만 어쨌거나 동북아시아의 일원으로서 동시대 조금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뚜렷하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반감을 키우며 혐오를 배양하며, 닫힌 태도로 무장하는 젊은 계층, 이런 지지층의 풍토를 반영한 듯 스타 만들기와 추락을 조장하며 장사하는 매체의 오래된 생리 등은 어쨌거나 좀 닮았다. 이 양반들도 이런 동시대의 풍경에 나름 고민을 토로하는구나... 해법은 없으나 창작자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스케치를 남긴다. 어떤 대목에선 히키코모리 증후군에 시름하는 가족의 문제에서부터 강한 일본을 외치는 정치인의 부각까지... 일찌기 매니악한 JRPG 시리즈 [진 여신전생]의 뿌리를 바탕으로 보다 젊은 계층의 화법과 패션을 반영한 [페르소나] 시리즈를 길게 키워온..

노아 바움벡이 [결혼 이야기]에 이어 아담 드라이버와 함께 넷플릭스의 예산으로 만든 [화이트 노이즈]는 노아 바움벡의 연인인 그레타 거윅, 배우 돈 치들이 붙은 작품이다. 백색 소음이라는 표현과 함께 삶의 어느 순간부터 우리를 잠식시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을 자동차 액션 시퀀스를 낙관주의 미국 정신을 대변한다고 말하는 작품 초반의 강연 장면이나 총기 소지 합법의 오래된 논쟁을 살짝 스케치한 대목들과 맞춰 보자면, 바움벡은 이반 작픔이 폴 토마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 류의 작품 같이 똘똘한 미국 인디의 목록과 같은 성과를 보린 듯하다는 인상을 준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히틀러가 각자의 세계에서 압도적인 영향을 발휘하던 시대의 아이콘이자 마마 보이였다는 사속한 공통점을 과장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