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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윤종빈 감독이 주진웅과의 연을 이어가고, 거기에 황정민, 주지훈 등을 기용해 찍은 [공작]은 사나이픽쳐스 제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골조를 대변하는 영화 속 표현은 '호연지기'라 하겠다. 남과 북 사이의 선명한 대치 속에서도 자신의 목적을 관철할 줄 아는 소위 곤조를 뜻하는 듯하다. 실제 작품 자체가 북 쪽은 화해와 개방을 아슬아슬하게 고민하고 있고, 남 쪽은 당시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앞두며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갈등이 심화된 시기로 표현된다. 두 진영의 사정이 합쳐져 조성된 북풍 조작의 무드는 본작 탄생의 토양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윤 종빈은 물론 류승완 감독 등은 남북 대립이야말로 한국이 자신만의 첩보물을 창작할 수 있는 천혜 환경이라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 언어의 뿌리는 같으나 상대방의 진심..
홍상수의 작품에선 은근히 불편힌 죽음의 냄새가 드리 눕곤 했다.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필두로 그나마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도를 제외하곤 그의 작품 안에선 대체로 비통과 울컥함을 안고 엉킨 관계를 형성한 이들이 술을 마시고, 밀도 낮은 대화를 이어가곤 했다. 이 죽음 계열에서 어쩔 수 없이 감독과 배우의 사적 연루를 연상할 수밖에 없었던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필연적으로 떠오르더라. [강변호텔] 역시 이런 연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극 중 김민희와 송선미의 대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한 남자에 대한 언급과 파국이 난 남녀 관계 이야긴 자연스럽게 홍상수의 작품에서 흔한 한숨을 유도한다. 여기에 극 중 관계망의 다른 축을 형성하는 권해효(아들 1)-..
병원 신세를 보기 전 넷플릭스로 보기 시작했고. 복귀 이후 마저 다 보았다. 크리스 헴스워스 나오고 킬리언 머피, 톰 홀랜드, 벤 위쇼 등이 주렁주렁 출연. 여기에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신뢰하는 론 하워드 연출작. 기본적으로 욕망과 남성다움의 파국이 만난다는 점에서 [모비딕]을 기본 얼개로 하고, 종내넨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 식의 서사에서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한 이들의 파국이 무겁게 전개된다. 거대한 몸짓의 고래를 잡으면 당시의 상업적 성취를 상징하는 기름을 한가득 획득하니 신분적 한계를 넘어선 성공을 노린 납자, 천착과 대항해시대 안에서 투자자들의 자본을 안고 입지를 노린 남자는 제각각의 의욕으로 바닷길에 나서지만 결과적으로 낭자하는 사체들은 해면의 위아래를 수북하게 쌓어고, 자연의 답변은 가차 없다.
좋은 영화더라. 같이 관람했던 [화이]는 좀 덜컹거리긴 해도 아무튼 부계 승계를 통한 변종된 히어로 사가의 도입부 같았지. 거기 나온 김윤석이 여기서도 주연이고 악당이네. 독재의 녹을 받은 충성스러운 멸공 몬스터. 그런 몬스터들이 즐비한 시대상의 작품이니 그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공안부장 검사역의 하정우는 차라리 선역으로 보이더라. 듀나가 조폭물 묘사를 했던데, 그 으르렁의 광경에 비추어 보자면 동감이야. 게다가 김윤석 VS 하정우니 영락없는 [추격자] REMATCH지 뭐. 그래 핵심은 박종철 - 이한열 시대를 향한 눈물겨운 인사와 공감의 손짓이지. 그런데 말이지. 너도 그렇겠지만 강동원(...)의 외양을 한 남자 대학생 선배에게 가지고 있는 어렴풋한 호감을 통해 서서히 변화하는 여자 대학교 후배(김태리...
처음엔 한 숨이 나왔다. 왜 대중매체는 1980년대를 다룰 때의 징표를 순진함/촌스러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까. 강도단과 범죄자를 다루는 생활 액션 부분에선 거의 [나홀로 집에] 수준의 우왕좌왕, 패션 비꼬기 등 안이하게 보이는 장치 투성이라 이걸 어떻게 풀까 싶었다. 더불어 나른하고 긴 러닝타임이 겨울 냉방과 만나니 위기를 조성했는데, 메타 휴먼 vs 인간의 구도를 해결하는 방법엔 상대를 유사 신의 권능을 쥐어주는 것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덕분에 [브루스 올마이티] 급 신의 힘과 스타워즈 프로젝트(전략방위구성) 냉전 시대의 인공위성을 접합해 위기의 스케일을 키운 발상이 좋았다. 분명 억지지만. '소원을 들어주는 악덕 장난 신'의 이야길 끌어들이고 블럭버스터의 외양을 하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 [외계에서..
일의 시작은 세상천지 아무것도 두려운 거 없는 무례한 러시아 갱단의 아들이 존 윅의 차를 욕심냈던 것부터 시작했다. 그랬던 이야기가 3편까지 진행되니 뉴욕의 왕, 규약을 어기는 자에 대한 심판, 무엇보다 한 편당 한 명이 극 중에서 100여 명의 인물을 처단하는 내용으로 확장했다. 이런 무리수를 자유롭게 관용으로 놔두는 법칙을 존 윅은 거듭되는 시리즈 안에서 수립하게 했다. 손가락 한 마디가 끊어지는 지경까지 되고, 진작에 관절은 이미 몇 개 진작에 파손되었을 법한데 한편으론 또 총기류는 제공이 되고 마샬 아츠는 마치 [매트릭스]의 네오의 뇌 같이 제공된다. 그리고 여전히 속편을 예고한다. 이 뻔뻔함에 비판은 무모할 뿐이다. 세상 속에서 이런 시리즈 하나 정도는 수용이 가능할 듯하다. 그저 이제 시대착오..
- 제가 매년 이런걸 하고 있죠. - 2019년 12월 1일 ~ 2020년 11월 30일까지 관람한 영화 - 전례 없는, 코로나-19... 이 정도만 적는게 낫겠죠. - 해당 년도 극장에서 본 영화가 아니더라도 넷플릭스 등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 작품도 포함했습니다. === == === ===== = 아이리시맨 : 출발이 좋네요. 윤희에게 : 어떤 의미에선 거울 영화네요. 나이브스 아웃 : 추리 영화를 편히 볼 수 있게 만든 것에 감사를. 포드 V 페라리 : 살 빠지는 베일을 볼 때마다 느끼는 고통은 이제 익숙 두 교황 : 좋은 온기 - 넷플릭스 결혼 이야기 : 싸우는 장면이 제일 정성이 들어간 영화라니 눈물, 좋았어요 - 넷플릭스 스타워즈 - 라이브 오브 스카이워커 : 에이브람스 주그새여 더 킹..
드라마와 웹툰 판 [미생] 생각이 많이 났다. 해외 진출과 국내 영업의 전장에서 생환의 비명을 지르는 남자 임직원들의 세상 한 코너에서, "재무와 회계를 배워두라"라고 안영이 사원에게 말하는 김선주 재무부장을 떠올렸다. 어쩌면 [삼신 그룹...]의 95년 시점엔 김선주 재무부장은 영화 속 3인조의 동기였을 수도 있겠다. 남자들이 조성하고, 과거와 현재도 주도하는 기업 세상 속 여성 임직원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편으론 서사가 진행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을 연상케 했다. 안 그래도 관람 시점은 삼성 회장의 타계 보도로 뉴스란이 바빴던 시점. 여기에 경북 구미 출신자였던 내게 남아있던 학창 시절의 두산 OB-페놀 사태의 기억까지 겹치니 감상은 살짝 복잡한 감정을 선사했다. 그런데 간만에 대중적 쾌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