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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3D로 보진 않았다. [아바타] 관람의 경우 3D로는 흡족했었다. 그럼에도 돈은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볼 타이틀이라면 '경천동지'의 개념 정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 버튼 영화에서 '경천동지'를 볼 수 있지는 않을 거 같았고, 그냥 디지털로 봤다. 확실히 3D를 염두한 것이 분명한 몇몇 장면이 있다. 안경 쓰고 보면 즐겁긴 하겠지. 하긴 [베오울프]에서도 용이 등장하는 장면이... 그런데 왜 3D로 상영하는 작품들은 이야기 구조가 이리도 직선 구조일까. 그냥 한 방향으로만 간다. 시각효과에 공 들여서 시나리오 작성할 예산 배정을 소흘히 하는건가, 판도라 행성이나 이상한 나라나 그냥 적당히 '정신나간 공간'이라서 이야기야 어떻든 별 상관이 없다는건가. 시간 잘 가는건 고마운데, [슬..
강동원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는 몇몇 장면이 있다.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볼 때 서늘한 눈빛으로 나와 시선을 마주치는 섬뜩한 청년. 잘 빚은 인간이다. 송강호야 말할 나위가 없고. 궁시렁거리는 대사 처리를 하면서 명확하게 잘 들리는 발성을 지닌 배우가 송강호 말고 누구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영화는 영화다]를 케이블로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묵음으로 봤다. 묵음으로 보니 대사 잠시 치고 주먹질 하고 대사 잠시 치고 주먹질 또 하고... 그런 구조였는데, 그래도 묵직한 구조가 있겠지려니 했다. 아무튼 장훈 감독은 좋겠다. 이 정도라면 3번째 장편을 찍는데는 거의 아무 무리가 없지 싶다. 특히 이 영화는 초반부가 꽤나 좋다. 이런 호흡이라면 다음 영화도 기대된다. 이념과 분단이라는 배경은 사실 영화를 무겁..
말쑥한 영화다. 대중음악 식견 뽐내기가 드러나고(내가 시드면 넌 낸시냐, 링고 스타가 얼마나 짱인데, 그녀의 졸업 앨범 문구가 벨 앤 세바스찬 가사 인용이었어 꺅) 시간대가 왔다갔다하는 영화적 술수가 영화팬들의 혀를 자극시킨다. 혹자는 [메멘토]를 거론하지만 그 영화보다 난이도가 심히 낮으니 안심하시라. 슬픈 대목도 있지만 이소라의 가사처럼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풍의 비통함 보다는 상대의 부재가 야기한, 일상의 진흙밭 속에 뒹기는 자학쇼가 펼쳐진다. 연애 자체에 모든걸 거는 연애, 내 사랑의 언어에 감탄하는 청춘의 시즌이란 아주 잠시다. 연애 초기에 뱉은 화려하고 특별한 언변들은 어느날엔가 들어서면 사정없이 지루한 부스러기가 되고, 연애 초기에 눈부셔 미처 뜨지 못한 눈매는 활짝 떠보..
- [뮬란] 때가 낫다. 문화에 대한 몰이해? 그럼 여기에 나오는 흑인 양반들에 대한 묘사는 적합한가? 어차피 디즈니가 만든 따스하고 따분한 솜사탕 세상 속에서 펼쳐지는 재기발랄한 소동극을 보러 온 거 아니겠니. 물론 [라이언킹] 같이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 디즈니 애니메이션 픽처스 타이틀 화면의 반가운 미키 마우스(from [증기선 윌리]) - 오바마 시대의 흑인 공주 이야기!라고 거창하게 생각했지만 결말은 그냥 왕자와 결혼했대요. 어쩌라고. - 음악마저 별로니 답이 없습니다.
리뷰 형식의 글을 안 쓰니 부담은 없지만, 이번 영화에 대해선 참 뭐라고 적기가 뭐하다. 말하자면 영화를 볼 때 잤다;; 참 오랜만이다. 이 경험. 물론 영화 시작과 더불어 자기 시작해 일어나보니 터널 자동차씬으로 우당탕 마무리되던 [본 슈프러머시] 관람 때보다는 나은 경험이었다. 초반-중후반 제법 봤지만 중반 부분에 띄엄-띄엄과 상당 시간 수면을 취한 관계로 온건한 감상기가 불가능하다. 왜 잤을까. 먹성을 채운 간식과 따스한 관람 환경? 아무래도 넘어가자. 암튼 잔거는 잔거고 제대로 감상 못한거 맞고 읽는 이들에게 조금도 도움이 안될 감상기이다. 몇가지는 기록한다. [명탐정 번개] 영화화가 나았을 것이다.(시작부터 제법 모욕적인 언사군) [명탐정 번개]엔 탈선하는 기차가 쾅쾅 거리는 장면도 떠오르고, ..
- 분명 의상담당자들과 코디들이 신나했을거다. 한복이 베이스라지만 다리 길이를 강조하는 말도 안되게 멋진 샷들이 난무한다. 과거를 다룬 전반부와 현대를 다룬 중후반부에서 강동원에게 아무거나(가 절대 아니겠지) 입혀놓고 아주 즐기는게 보인다. - 반면 강동원은 그 자체가 구경거리다. 남의 입장 개의치 않고 제 욕구에 충실한 젊은 부적 도사의 혈기방장함을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려는게 눈에 훤히 보인다. 그게 잘하는게 아닌데 그 노력이 참 귀엽고 강동원이라는 연예인을 경이로운 구경거리로 만든다. - 전작들과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어쨌거나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서 익숙한 장면인 돈다발도 나오는구만. 하하. 그저 즐기고 싶었나보다. 영화의 막바지는 제법 설화나 고전 이야기담에 대한 현대적 ..
꼬마 관객을 데리고 온 부모 관객들이 제법 있었다. 후회했겠지. 이건 유희왕과 디지몬 좋아하는 아시아 꼬마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앞에 여자애는 아주 몸을 베베 꼬던데, 동행자인 아버지는 인내를 발휘한다. 모르지. 그 아저씨의 가슴에도 이 영화 속 '늑대:남자의 혼'이 새삼 타오르고 있었던 것일수도... 로알드 달의 원작이 있지만 온건한 웨스 앤더슨의 작품인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즐겁고 활기차다. 바삭하고 뻗뻗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이 경쾌하게 배합된, 가족+모험 드라마. [로얄 테넌바움]의 공기가 다시 떠오른다. 엇나간 가족 구성원, 친척, 움찍하며 맺어지는 화해, 배우들의 호연 같은 것들 말이지. 조지 클루니와 메릴 스트립 주연급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그렇지만, 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