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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짧은 4편 안에서 홍상수 영화들의 익숙한 구조는 스스로를 품는다. 먹물 언사를 뱉는 중년 남자는 젊은 여자애게게 집착하고, 젊은 남자애는 여자애와의 잠자리를 위해 영원한 사랑을 뱉고 어처구니없이 기다린다. 소주와 막걸리잔이 꼴딱거리며 넘어가고 서로간의 경로는 겹치다 갈라지고 겉과 속이 다른 언어는 찰싹 붙지 못한 채 헐렁헐렁하게 되도 않을 앞날을 기약한다. 그럴거라는 것을 아는데 홍상수의 세계가 그렇다는 것을 아는데 그럼에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지릿한 몇몇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이선균,정유미,문성근 상세보기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말을 아끼며 다부지게 가족을 이끄는 아버지, 안락한 삶의 영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머니, 그리고 호기심 많은 14살 딸. 지브리에서 그려내는 가족의 풍경은 언제나 일정 수준의 온기가 있다. 가족 구성원 한명의 실수도 껴안는 관용과 진심의 반성, 그리고 삶은 지속된다는 근면한 다짐. 어째 내겐 무슨 소릴 하는지 도무리 알 도리가 없었던 [원령공주]보다 이쪽의 '살아라'가 더 와닿았다. 지구라는 행성 안에서 위태롭게 공존하는 수많은 생명체들, 인간, 고양이, 너구리, 귀뚜라미, 바퀴벌레, 꼽등이, 그리고 소인들... 그럼에도 여전히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의 지브리는 걱정된다. 여전히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과 디테일을 자랑하지만, 환상 이상의 감수성을 심어주던 당시는 아직도 재현되지..
+ 좋은 기회가 닿아서, 한겨레 웹진 HOOK에도 간혹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실명에 사진에 아주 그냥... http://hook.hani.co.kr/blog/archives/12447 [링크] 서영희가 출연하는 영화에 대해 말하자니 디테일상으로 그렇고 [추격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정의를 내리는데 익숙한 몹쓸 ‘리뷰어 블로거형’ 인간인지라, 미리부터 ’[추격자]에 대한 답변’ 운운하며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에 대한 인상을 굳힌 탓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영화가 진행되면서 [추격자]의 서영희와 [김복남]의 서영희는 겹치면서도 대구를 이루고 있었다. (여기서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바로 다음 문단으로 내려가자) [추격자]의 서영희는 목이 댕겅 잘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에는 빈번하게 이성간에 또는 동성간에 상대방의 '유방을 움켜쥐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런 젖가슴으로 대표되는 '표면적인' 여성성은 말미에 해원이 거실에서 드러누운 실루엣의 여체와 무도의 모습이 겹칠 때 절묘하게 강조된다. 무도는 남성들의 폭력이 횡행하는 곳이지만, 기실 그것들을 은폐하게 묘하고 불쾌하게 눙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의 악마성이 더욱 도드라지는 곳이다. 영화는 그것을 (여성들의)'불친절함'과 '방관'이라는 점에서 도시의 숱한 범죄들과 자연성으로 대표되는 무도가 사실 차이가 없음을 고발한다. 물론 이것은 남성 감독의 여성성에 대한 오해에 기인한다. 언뜻 퀴어 코드를 소환하는 듯 하지만, 해원과 ..
일본이라는 영토 위에서 자국의 전통성을 긍정하고, 현재를 근심하고, 현실과 환상선의 경계에서 고민하던 현존 최고의 대중작가 중 한명이 타계하였다. 명복을 빕니다. + 재활용 링크 : [영화보고감상정리] - [하울의 움직이는 성] [동경대부] [파프리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김지운 감독이 독창적인 장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건 [장화. 홍련]의 관절 딱딱거리는 여자 귀신으로도 입증되었다. 하지만 실내에서 각각 여러 동선으로 움직이며 충돌하고 파국을 일으키는 캐릭터들의 향연 정도는 보여줄 수 있는 감독인 것도 사실이다. 그에게 만주 벌판은 조금 넓었던 것 같고([놈놈놈]), 레슬링 경기가 열리는 링과 객석의 크기 정도는 충분했던 것 같다.([반칙왕]) 이번에도 그의 등장 인물들은 저택 안에서 얽히는데, 캐릭터의 충돌이라기보다는 육체의 충돌이다. 거창하게 상상하자면 애초엔 '서로의 심연 바닥에 있는 각기 다른 모양새의 괴물'과 닮아가는 두 남자의 충돌을 기대했는데, 극적으로 대립하는 연기 대결보다는 그냥 서로간의 역할을 하는 정도..
[장난감 놀이] 앤디처럼 방안에서 장난감과 놀았었다. 앤디처럼 쾌활하지도 못해서 바깥에 나가서 놀면 코피라도 터지는 줄 알고 - 실은 실제로 터진 적도 있고 - 혼자 노는 것이 좋았고, 누워서 변신 로봇과 '안'변신 로봇들을 양손에 쥐고 대결을 시키고 스토리를 짰다. 친구가 생겼다. 더 많은 로봇들이 친구의 방 안 박스 속에 있었고, 이젠 둘이서 착한 편, 나쁜 편 나눠서 스토리를 짜고 대결을 하고 놀았다. 이게 완숙해지자 서로의 마음 속 조율까지 가능했다. 나쁜 편을 하는 쪽은 초반엔 굉장히 강력하게 착한 편을 몰아버리지만 후반에 착한 편이 힘을 각성하거나, 구원 격의 캐릭터가 등장할 때는 져주며 양보하는 법도 아는 완숙의 경지에 다다랐다. 이런 조율과 규칙은 중간에 '제3자'의 친구나 동생이 생기면 ..
[솔트]에서 볼만한 장면은 졸리가 남성들을 거의 실수없이 하나같이 잡아패고 걷어차는 장면들이다. [본] 시리즈와 헤리슨 포드의 [도망자] 사이에 존재하는 듯한 이 액션물은 새삼 냉전시대의 흔적을 음모이론과 접목하여(케네디를 죽인 놈들은 사실 누구냐면 말이지!) 흥미를 유발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예상 가능한 패턴을 보이며, 유일한 구경거리로써의 졸리의 존재감만 각인시킨다. 난 차라리 레니 할린의 [롱 키스 굿나잇]이 떠올랐다. 레니 할린의 객관성을 상실한 애정을 받은 지나 데이비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과 달리 졸리는 여전히 상종가지만.(어째 [솔트]는 장면 하나하나를 졸리의 육체 액션으로 범벅한 [툼레이더] 시리즈보다 훨씬 그럴싸한 툼레이더 무비 같다.) +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