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08. 11. 25. 13:05

2008/11/25 - [음악듣고문장나옴] - 음악(소식) 관련 세 가지.

음악 소식 포스팅은 이러다가 고정 메뉴로 자리잡을지도 모르겠다. 허허.

1. 넥스트 신보 666 트랙리스트 공개
: 우선 slipychoco님 덧글 제보 감사드려요. 팬사이트 가보니 아예 이 미니 앨범이 [666]으로 명명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웠지만 뭐 아무튼 오래된 우리의 자세 '그.러.려.니'로 넘어갑니다. 아무튼 리스트.

넥스트 666 part1 수록곡 명단

1. overture (제목 미정) 1;15
2. the empire of hatred 6;17 (윤듣보의 러브레터에서 선공개)
3. totally screwed up drunken aero piarates
    개판5분전 만취 공중 해적단 5;20
4. dance united 3;50
5. cyber budha company ltd. 8;25

running time; about 27 minutes

보시다시피 '쎈' 지향 앨범 같고, '네가 있어 내가 있는데 어쩔시구'하는 발라드 넘버는 없는 듯 하다. 어디까지나 짐작. 가사도 편곡도 아직 미정이라는 2번 트랙은 선공개된 버전으로는 별로 기대가 안 되는데 아무튼 어찌 되겠지요. 이 명단 하단에 적힌 선명한 문구 'get ready to fucked up, we'll kill you all.' 이 결의가 제대로 맞아 들어가주실. 앨범 자체가 'Tatally Fucked Up'은 안되길.

2.
윤하도 뮤지컬에.
: 개봉 예정인 영화 [과속스캔들]의 뮤지컬 버전에 여쥔공으로 윤하가 물망에 올랐다고 합니다. 물망이라는 단어가 민망한 것은 인정합니다. 아무튼 가요계는 뮤지컬계에 민폐 끼치기가 이제 민망하지 않은 듯. 지속적으로 구린내 나는 아이돌 출신 인간들과 현존 아이돌들을 뮤지컬계에 공급(?)하는군요.

3. 닥터 페퍼 허허
: 인용 기사 =>

Guns N' Roses 신보가 발매될 경우 무료로 전 미국 거주자에게 Dr.Pepper를 한캔 선물하기로
약속한 Dr.Pepper가 갑작스러운 Guns N' Roses 신보 발매로 인해 한 캔씩 증정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가서 몇가지 입력을 하고 등록을 하면 쿠폰을 발급 받을 수 있으며
내년 2월 28일까지의 유효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일 엄청난 접속수로 인해 . Dr.Pepper 홈페이지는 거의 다운될 지경이었으며
수 많은 사람들이 Loading 표시만 보고 분통을 터뜨려야 했습니다. 결국 Dr.Pepper 측은
" 소비자의 요구 " 라는 이유로 신청을 하루 연장하고야 말았습니다.

Dr.Pepper 마케팅 부사장 Tony Jacobs는 "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 라고 하면서
" 하지만 그날이 와서 Dr.Pepper가 왔다.. " 라고 말했습니다.

수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번 Dr.Pepper의 무료 서비스 증정은 ' 대성공 ' 이라고 말하면서,
Guns N' Roses의 이름을 가지고 할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수퍼볼이나 월드 시리즈, 그외에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의 광고비에
견주어볼 때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 라는게 중론입니다.

* Blabbermouth.net / 정리 및 출처 : Rocknew.com

슬래쉬는 쿠폰을 출력했을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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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 : 지금이 90년대 말인줄 착각하는 락 신보를 듣는건 지금 나오는 소몰이 앨범을 듣는 것만치 힘겨운 일이군요. 일 때문에 듣는 모 '멍청한' 락 앨범을 듣다가 잠시 치우고 인 플레임즈로 바꿔 탔습니다. 아...이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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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lipychoco 2008.11.25 20:21  Addr  Edit/Del  Reply

    part1이라고 한걸 보면 어쩌면 파트1, 2 등등이 다시 부활하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드네요....흠 그런데 이번 앨범의 주제(?)는 무엇일지;;;

  2. BlogIcon srv 2008.11.25 22:28 신고  Addr  Edit/Del  Reply

    렉스님의 취향은 아닐런지 모르겠지만 윤병주님의 로다운 30이 12월 초에 새 앨범을 발표합니다.
    http://stuttgart.tistory.com/303

    품질이야 안들어도 보장이니 광고 많이해 주세요. ㅠ.ㅠ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5 23:10 신고  Addr  Edit/Del

      음악취향을 필두로 홍보에 들어갔습니다 ㅎㅎㅎ
      과이언 제가 얼마나 보탬이 될른지!

  3. BlogIcon Sion 2008.11.25 22:56  Addr  Edit/Del  Reply

    그 동안 잘 계셨는지 여쭙고 싶지만 보금자리까지 옮기신 분께 그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아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 몇달 간 새로운 생활 때문에 블로그를 거의 놓고 있었더니 이글루에는 별 일이 다 벌어졌었더군요(간혹 포스트를 올리긴 했어도 올리기만 했지 돌아보지는 거의 못해서...;;).

    안그래도 이번에 해철이 횽아의 666 EP 발언과 쇼케이스 얘기가 있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렉스 님 댁을 찾았습니다. 렉스 님께서도 가시는지요? 쇼케이스^^;;

    G'N'R까지 돌아온 마당이니 저도 돌아와서 종종 찾아 뵙겠습니다. 그럼 날씨 찬데 건강하시길(_-_)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5 23:11 신고  Addr  Edit/Del

      아이쿠 괜히 머쓱하고 죄송한 기분이^^);
      / 쇼케이스는 신청도 안했습니다. 하하.
      팬사이트를 기준으로 뭔가를 신청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곳은 참...(이하 발언 생략)
      그리고 넥스트의 음악에 대해선 요즘은 큰 기대를^^);;;

      저버렸다기 보다는 애정식음이...뭐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다시 부활하겠죠. 하하;

  4. BlogIcon dethrock 2008.11.26 00:23 신고  Addr  Edit/Del  Reply

    닥터페퍼에서 슬래쉬랑 버킷헤드는 안준다고 했었죠. 아마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6 00:28 신고  Addr  Edit/Del

      그래서 일부러 농담조로 적어봤죠. 흐흐.
      하나 출력해서 매니저에게 한캔 받아오라고 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5. 자전거랄라랄라 2008.12.03 16:19  Addr  Edit/Del  Reply

    '앨범 자체가 totally fucked up' ㅎㅎ
    두렵네요 -.-
    저의 이런 낮아진 기대를 fuck up하는 앨범이 나오길!

    • BlogIcon 렉스 trex 2008.12.04 11:36 신고  Addr  Edit/Del

      쇼케이스 후기는 하나같이 오빠 꺅 모드라서
      웃겼어요. 어째 음악 이야기는 하나같이 없고.

      기대를 접게 하기에 충분한 이 초반 분위기.

posted by 렉스 trex 2008. 11. 25. 00:58
1. 스웨터 해체.
: 단독 공연을 캔슬할 때부터 뭔가 심상찮아 보이더니 결국...
12월경을 전후로 '한 해의 앨범'을 선정하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하나의 아노미가 형성된 셈이다.
콜드플레이는 한편, 휴식이니 해체니 뭐라고 하던데 한국에 와서 활동하면 까잇거 2개월만에 파토내줄 자신 있다.
밴드하기 세계에서 제일 어려운 나라 1위에 빛나용.

2. 엠넷 스트리트 테이크원 복귀
: 11월 28일인가 다시 방송한다고. PD가 MKMF 쪽에 붙어서 작업한다고 그동안 휴방 상태였다.
노티나는 총각애들 연애 시뮬레이션 헛짓거리와 걸그룹한테 케익 만들어라 패션 에디터해라 지랄병 하는 채널에서
그나마 개념있는 프로그램이라서 아쉬웠는데 나름 다행이다. 그래도 조성모편은 안 봤다. 내가 좀 비위가 약해설.

3. 머드베인 신보
: 이렇게 보기 드물게 구리게 만드는 것도 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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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개 2008.11.25 10:29  Addr  Edit/Del  Reply

    2. 다행이네요 정말!!
    전에 GMF 참가자들이 무대 밖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동시상영 9회'라는 타이틀로 방영되었기에
    그 타이틀로 검색해봤더니만 10회부터 12회까진 죄다 DJ DOC 정재용과 신동 둘이서 헛짓거리하는 내용-_-;;

    그런데 take1 지난 목록을 보니 멈칫하게 만드는 분들이 의외로 많네요. 조성모, 김건모, 알렉스..........
    인디씬이 주를 이루리라 생각했던 건 나만의 편견이었남.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5 12:03 신고  Addr  Edit/Del

      테이크원의 다른 용도 :
      주류 애들이 '실은 나도 토크쇼에서 실실거리는 것보다 음악에 대해 겁나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어 힝힝'대는 면죄부 타임.

  2. slipychoco 2008.11.25 12:25  Addr  Edit/Del  Reply

    아 스웨터 꽤나 괜찮은 모던락밴드였는데 아쉽네요;; 휴우~~~우리나란 음악만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조모씨와 서모(정모)씨밖에 없는가봐요...(먼산....;;)
    흠 넥스트 앨범은 조만간 나올 모양인가봐요 해철형(응...?)이 수록곡 명단을 넥팬에다가 올리신걸 보면....
    원문발췌

    '넥스트 666 part1 수록곡 명단

    1 overture(제목미정) 1:15
    2 the empire of hatred 6:17
    3 totally screwed up drunken aero piarates
    개판5분전 만취 공중해적단 5:20
    4 dance united 3:20
    5 cyber budha company ltd 8:25

    running time about 27 minutes

    get ready to fucked up,we'll kill you all'

    마지막 문장이 사실이면 좋겠네요...5집처럼 보컬이 너무 부담스러운 노래가 없길.....

  3. BlogIcon silent man 2008.11.25 13:01 신고  Addr  Edit/Del  Reply

    엉, 아직 음반도 못 샀는데...몇 년만에 음반 내놓고 해체라니...털썩.

    콜드플레이는 쫌...거시기하더만요. 왠 나이 핑계라니.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5 13:19 신고  Addr  Edit/Del

      영국씬 특유의 허세라고 받아들이긴 하겠습니다만,
      이 참에 정말 해체해서 보기 싫은 영국 밴드 하나 없어지는 것도 제 입장에선(....) <-

posted by 렉스 trex 2008. 11. 23. 20:12
여기서 한시적으로 다 들을 수 있다 : http://www.myspace.com/gunsnroses


당연히 [Use Your Illusion 3]가 아니며, 이 '액슬 로즈 프로젝트'는 화려하고 스케일 큰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때론 지겹고 대체로 버겁고 어떤 것들은 아주 별로다. 올댓뮤직닷컴의 별점은 4개. 출발은 순조롭다. 남조선에선 이번주 발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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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사이동생 2008.11.23 22:31  Addr  Edit/Del  Reply

    건스는 죽었는데 액슬은 살아있구나!!!! 한번 외쳐주고 듣고 있습니다. 이정도면야 구매해야죠. (그러나 옛판과 어느것을 선택하라면야 물어볼 가치도 없음...ㅡ.ㅡ;)

  2. BlogIcon neungae 2008.11.25 11:19  Addr  Edit/Del  Reply

    여기서 한시적으로 듣겠습니다..ㅎㅎ

  3. BlogIcon Sion 2008.11.25 23:02  Addr  Edit/Del  Reply

    어쨌건 결국 나오긴 나왔군요 ㅠ.ㅠ 칭송하게 될지 욕을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사야만 하는 앨범임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참....ㄱ-(먼 산)

posted by 렉스 trex 2008. 11. 22. 10:34

'자주 제작'의 신화, '향뮤직 2007년 최고 판매량' 오지은의 새소식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구나. 밴드 사운드 편성의 2집이 벌써 기대되는 중인데 아무튼 몇가지 체크.

1. 12월경 1집 [지은] 전국 발매
: 해피로봇 레코드와의 계약 체결 후 2집 등의 활동을 같이 할 오지은은 1집을 해피로봇의 이름으로 재발매 한다고 합니다. 자주 제작시에도 이미 '3th'에디션까지 나온 앨범이니만큼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2. 번외활동_1 : [순정만화 OST 디지터싱글반]


싱어송라이터의 이력을 2집에도 이어갈 오지은이지만, 남의 곡을 받아서 부르는 경험도 하게 되네요. 보컬의 파르르 떨리는 호흡까지 살갑게 와닿는 1집의 공력과는 다른 차원의 넘버이긴 하지만, 본 영화의 테마와 잘 부합하는 내용과 이런 정서 역시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제목은 '이게 정말 사랑일까', 별도의 OST가 발매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선행 발매된 디지털 싱글반엔 이승환과 이지형의 넘버도 있습니다.

3. 번회활동_2 :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 #6]

민트페이퍼의 2007년 프로젝트 [강아지/고양이 이야기] 앨범에 이은 프로젝트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는 내년초 정식 발매를 앞두고 넘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방법을 쓰고 있군요. 총 14곡의 넘버가 실릴 예정인데 이중 이지형이 만들고 오지은이 부른 넘버 '소리벽'은 6번째 트랙이올시다. 소통과 단절의 정서에 부합하는 쓸쓸한 메아리의 분위기가 제법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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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일 2008.11.22 16:09  Addr  Edit/Del  Reply

    3번 번회 오타(..)

  2. slipychoco 2008.11.22 20:46  Addr  Edit/Del  Reply

    까악~~저는 연진님의 보컬을 좋아하는지라 Wgirl만 샀답니다;;;(멜론에서요) 라이너스의 담요가 젤 조아요 ㅎㅎㅎ(무슨 아이돌 팬도 아니고 ㅎㅎㅎ)

posted by 렉스 trex 2008. 11. 22. 00:10

이문세 상세보기

+ 네이버 게재/경향신문 | 가슴네트워크 공동선정
한국 100대 명반 리뷰 : http://music.naver.com/today.nhn?startdate=20081122

오늘 실렸네요. 요즘 빅뱅이 이상하게 리메이크한 - 애초에 선곡 자체가 문제였던 - '붉은 노을'에 대한 아주아주 짧은 언급도 있고... 허허. 아무튼 작성한 원문입니다. 링크한 글엔 네이버 담당자 재량에 의해 문장의 퇴고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부족한 글이지만 잘 봐주시길. 아 원고 송고는 9월경 했습니다.

故 이영훈과의 만남, 새로운 가능성

 
‘별밤지기’라는 별명이 그를 가수보다 DJ라는 직책으로 기억하는 초반의 사정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 통기타 하나 든 재치있는 입담꾼에 가까웠던 가수 이문세는 ‘파랑새’ 등의 노래와 ‘밤의 디스크쇼’ 프로그램으로 80년대 초중반 인지도를 서서히 넓혀가던 중이었다. 그를 지금의 이 자리에 있게끔 만든 운명적 계기는 작곡가 이영훈, 편곡가 김명곤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이리하여 80년대 후반 세련된 팝과 처연한 한국적 스탠더드 재즈가 잘 배합된 팝발라드의 시대가 새로운 개국을 알렸다. 문학 작품을 연상하게 하는 유려한 언어, 클래식한 작법의 멜로디가 이문세의 3,4,5집을 연달아 명반의 위치로 자리매김시켰다. 이는 故 이영훈 덕이기도 했지만 그의 곡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이문세 자신의 탁월한 능력 덕이기도 했다.

팝 발라드의 황금시대 개막.


어떤 음악인들에겐 꿈같은 명제 또는 목표가 있다. 그건 다름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설득력 있는 좋은 음악을 만든다’라는 것인데,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명제를 목표로 삼은 상당수의 음악인들은 명백한 한계 때문에 제풀에 쓰러지게 마련인데, 그런 경우가 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서 더욱 요원한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문세의 5집 [시를 위한 시]는 그 위치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경우다. 시대와 음악인의 역량이 만난 행복한 경우라 하겠다.


당연히 이 길이 절로 열린 것은 아니었다. 무명에 가까운 입장이었지만 이영훈의 곡 ‘소녀’의 멜로디를 탐냈던 싱어 이문세의 노력과 그의 목소리를 허락한 작곡가와의 행복한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가세한 김명곤의 편곡이 유행에 뒤처지지 않은, 오히려 앞으로의 움직임을 선도한 한국형 팝 발라드의 명맥을 제시한 계기가 된 것이다. 스탠더드 재즈풍의 분위기와 클래식한 분위기의 편곡은 다소 신디사이저 일변도의 가요 편곡과 차별화를 이루면서 일종의 ‘발라드 고급화’를 유도한 것이었다. 3집에서 조금씩 보였던 가능성은 4집 [사랑이 지나가면]에서 만개하는데, 문장 그대로의 표현인 ‘한 곡도 뺄 곳이 없다’는 진풍경을 우리는 목격하게 된다.

영화 [록키]에 나온 트레이너와 복서의 관계로 자신과 이문세와의 관계를 설명하던 이영훈은 5집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에 와서 완숙의 경지를 보여준다. 조금 서둘러 말하자면 5집 이후의 협업은 예전 같지 못했고 7집 이후 실질적인 와해로 이어졌다.(물론 이후 관계 복원이 있기는 했었다.) 이런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5집을 더욱 완고한 명반의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따스한 톤의 성인 취향의 현악이 곡 전반을 감싸는 ‘시를 위한 시’부터 이미 전작에서 진일보한 사운드를 보여준다. 나긋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이문세의 보컬은 일순 감정선이 고조될 때는 한층 상승하며 뻗어나간다. 이영훈의 시적 가사와 이문세의 창법이 가진 장점이 잘 배합된 행복한 만남이다. 뒤를 잇는 ‘안개꽃 추억으로’는 가히 감정의 파장공세라 일컫을만 하다.

이별 이후의 쓰라린 가슴속, 오래되어 잊혀질라 다시 되새기는 옛 연인에 대한 연정을 아찔하게 담은 가사는 다시금 곱씹어도 좋다. '내 맘을 쉬게 하여줘 창가에 비치는 너의 모습/ 흩날리는 빗자락에 쌓여 어리운 빗물인 것을' (안개꽃 추억으로) '돌아보면 아주 멀리 가진 않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어 / 그대 발자욱 세월 속에 흔적도 없네 / 너를 잃은 내가 아쉬워' (기억의 초상) '창밖엔 어둠뿐이이야 내 오랜 빈 상자처럼 / 깨끗이 지워버릴 수 없는 건 내 오랜 그녀뿐이야' (내 오랜 그녀) 물론 이런 정서의 최고봉을 보여준 것은 타이틀곡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이었다. 이별이라는 찰나의 순간을 영겁(永劫)의 시간까지 지속시키는 이영훈식 로맨티시즘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처연함을 일순간에 씻게 해주는 박진감 넘치는 트랙 ‘붉은 노을’의 히트도 의미 깊다. 이 곡의 성공은 이문세와 무대 안 관객들 사이의 교감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그 의미가 크지 않았을까. 그런 사실을 상기한다면 이 앨범의 성공은 지금 시점에서 되짚어보면 놀라운 점이 있다. TV라는 매체에 기대지 않은 언더의 위치에서도 고급 가요 앨범을 대히트시킬 수 있었던 시대. 그렇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대가 있었다. MBC의 연말 가요시상식을 제외한 거의 일체의 자리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이문세의 독특한 위치는 오히려 ‘진정 음악하는 이’의 이미지로서 그를 인식시킨 점도 크다. 이는 훗날 공연 무대의 한 아이콘으로 이문세를 자리매김하게 한다.

5집은 ‘광화문 연가’같은 스테디셀러 트랙만으로 기억하기에 아까운 앨범이기도 하다. 4집에 ‘그녀의 웃음소리뿐’이 있다면 5집엔 ‘끝의 시작’이 있으며, 3집 ‘빗속에서’의 재즈풍 분위기가 그립다면 5집의 ‘기억의 초상’도 다른 맛으로 음미할만 하다. 이렇게 전 세대가 향유할만한 걸작 대중음반이 탄생하였다. 그 뒤를 이어 음반제작자에겐 새로운 명제가 주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서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포착하자.’ 이 역할을 변진섭의 데뷔 앨범이 이어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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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eungae 2008.11.25 11:24  Addr  Edit/Del  Reply

    렉스님 잘 읽었습니다..^^..
    오늘 퇴근하고..다시 한 번 듣고 싶어집니다..
    가을이 가는 이 마당에..ㅋㅋ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전 근데요..빅뱅의 "붉은 노을" 보다도..원곡이 더 좋습니다..

    • BlogIcon 렉스 trex 2008.11.25 12:02 신고  Addr  Edit/Del

      전 이문세의 노래를 빅뱅 노래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취향상 리메이크곡 자체를 좀 깎는 경향이 강합니다만.

      저 글에 달린 네이버 덧글들에 달라붙은 빅뱅팬들이 어찌나 우습게 보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