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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더 블랙 언더그라운드 「She's On Psychedelic」 음반은 마치 '세련된 김일두'처럼 부르는 「I Am A Punk Star」로 시작하는데, 거두절미하고 시작하는 본 곡은 이내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뱅글뱅글 도는 건반으로 매듭짓는다. 음반명엔 노이즈라고 자신의 음악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음반 발매라는 행위를 시작할 때부터 끊임없이 - 『INDIE ROCK & ROLL』(2015), 『The British Indie』(2016), 『Punk Attitude』(2016), 『The Anti Star』(2016) - 장르명 또는 씬 안에서의 태도(위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묘하게 혼란과 궁금증을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구텐버즈 「방방곡곡 혁명가」 천천히 발돋움하다 무희처럼 이내 수놓는 기타, 음울한 그림자처럼 내내 깔린 베이스, 광장의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닮은 드럼. 그렇다. 광장. 스카웨이커스의 『The Great Dictator』(2017)가 지금 광장에 달려 나와달라는 촉구 같았다면, 구텐버즈는 마치 후일담 같은 덤덤함을 들려준다. 한 패션지가 댄스팝 싱어에게 던져준 '무심하고 시크하게'라는 표현은 인제야 제 주인을 찾아 구텐버즈에게 돌아갔다. 이 덤덤함 안에서도 도드라지는 끊임없는 역동은 개러지록과 인디펜던트한 요소 등 지금까지 구텐버즈를 형성한 염색체들의 복잡한 사정을 헤매게 한다. 작년 가장 중요한 음반 중 하나였던 『Things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두예스터즈 「Ego」 일렉트로닉 비트처럼 규칙적으로 흐르는 드럼과 우울하게 뚝뚝 떨어지는 기타가 주도하는 초반은 차갑다. 규칙적으로 흐르던 드럼이 불규칙을 지향하며 부딪히고 교란하고, 능란하게 변화하는 기타의 중반부부터는 단순한 감상을 거부한다. 이윽고 몽롱하게 짓는 마무리. 낯선 인디 록밴드를 바라보는 시각을 미스터리 누와르 물로 교정시킨다. 인상적인 첫 만남이다.★★★1/2 파이커 「기억해줘」 싱글 커버 디자인을 닮은 곡 내내 영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렉 사운드, 시계추처럼 째깍째깍하며 점층적인 고조를 도모하는 초반의 기타, 수려하게 기운을 북돋는 백보컬의 하모니, 마지막으로 파르를 떨리는 키보드까지 이 유럽여행 지향성(?) 넘..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스카웨이커스 「보이지 않는 손」 장렬하게 터지는 관악을 받쳐주며 짜르르 흐르는 건반은 마치 지는 황혼의 풍경 같아, 현 정권의 운명에도 비유하고 싶다. (모쪼록 그랬으면 한다) 무엇보다 이 폭도의 고함 같은 통렬함과 연주의 장렬함은 스카웨이커스의 음악을 스카 코어에 근접게 하는데, 무리해서 쥐어짠다는 느낌 없이 이들과 잘 맞는다. 스카웨이커스와 ‘현장’은 언제나 함께였고,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들이 현장의 밴드임을 굳건히 한 듯하다. 그러니까 잠시 휴식을 허락해도 될테니 제발 이번주에 좀...★★★★ 신해경 「모두 주세요」 한 곡 한 곡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닥다닥 붙어 이어진다고 자랑하는 CD는 야속한 CJ대한통운 덕에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서울가라오케시스템 「Jenga」 당대의 몇몇 신스팝 넘버들이 오리엔탈한 요소들을 양념처럼 넣으면서 이국적 흥취를 북돋웠던 것들이 떠올랐다. 이제 그런 분위기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서 재밌는 아이러니를 느꼈다. 동동거리는 신스 사운드 위를 타고 흐르는 일렉 기타음은 묘한 고색창연함을 부추기고, 소년성이 도드라지는 보컬은 느슨한 게으름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이쪽 방향의 밴드들도 일종의 그룹을 형성하는 듯한데, 서로 간의 존재가 어떤 상승과 충돌을 일으킬지 다음 챕터가 펼쳐질 직전인 듯하다.★★1/2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3호선버터플라이 「Ex-Life」 밴드는 주 멤버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주변의 우려들을 가볍게 종식했다. 포스트록의 대지 위에 전자음의 두꺼운 외벽을 형성한 듯한 첫 싱글에서부터 댄서블한 넘버들의 당혹스러우면서도 유쾌한 돌진, 그러다 어느샌가 차분히 가라앉은 안식에까지 이르는 비대칭 데칼코마니(형용모순!)의 여정은 2017년 첫 명작의 등장을 목격하게 한다. 이 여정의 초중반을 담당하는 본작은 서현정의 이례적인 작곡과 취향이 도드라진다. 뉴웨이브 신스팝 성향의 구성이 적임자 WYM의 조력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고, 3호선의 공기와 역동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규반이 스토리라인으로도, 개별 싱글로도 완성도를 균일하게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하이힐스 「Blow My Mind」 밴드 포브라더스의 4인조 체제에서 이제 3인조가 되었지만, [너의 이름은.](2016) 등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의 태도처럼 표백화된 청춘에의 상상력은 수년이 지나도 큰 변함이 없다. 공간감을 강조한 사운드 프로듀싱과 가사 등은 발매 절기를 잘못 잡은 것인지, 의도적으로 밴드가 추구하는 의도를 반영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멜로디 라인이 선명한 기타팝의 전형을 보여준다. 역시나 한 밴드의 코끼리 육체 중 코를 담당하는 곡이라 다소 적적하게 떨어지는 EP 후반부의 곡을 만나야 몸통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75A 「Man Ray System」 모든 것은 페미니즘 무서워 IS로 한국 청년이 갔다는 소위 문화평론가인지 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촉발되었다. 이후로 예능계의 부끄러움도 반성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문화계 속 수많은 가해자들이 고개를 내밀다 숙이고 숨어들고 뻔뻔함의 파티는 막을 내릴 줄 모른다. 다시 소환된 페미니즘은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의 필요성과 극단으로 치닫는 우익형 넷과 더불어 이 사회의 민낯이 보여주는 머나먼 가야할 길의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 75A는 작지만 이렇게 필연적으로 삐져나왔다. 울적하지만 명확하게 들리는 오요의 보컬과 그레이가 프로듀싱한 뚝뚝 떨어지는 템포의 샘플 음원들이 단순하지만 확실한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