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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양태석 「야그르두타」 거문고와 일렉트릭 드럼 세트에서 추출한 질료들은 마치 화장터로부터 만들어진 뼛가루 같다. 그건 세간의 사람들이 상상하듯 뽀얀 하얀 색을 보이지도 않고, 고르고 고른 용각산의 질감을 연상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랗고 불그스름한 것들이 제각각 다른 디테일로 수북하게, 그러나 작은 함에 담길 뿐이다. 하지만 양태석의 음악은 죽음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리듬을 연구해 온 사람의 작품답게 약동하는 기운을 꾸준하게, 생명의 이력을 박자 안에 담아낸다. 원천이 된 악기들의 사연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정체불명의 그 무엇을 굳이 재현하기보다 오히려 전자음악을 닮았는데, 하나의 길을 천착해 온 이 탐구자의 성취는 진지한 감상 대상으로서의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나인 「이별꿈」 디어클라우드 안에서의 나인의 목소리와 가사는 청자들에 대한 공감과 위안을 위한 노력으로 방향이 구체화 되었는데, 이번 솔로작에선 보다 개인의 영역으로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망자에 대한 인사말 같은 이번 트랙엔 근본적인 비통함에도 빛을 내리쬐는 청명함과 차분함이 깃들어 있다. 낭만유랑악단의 어쿠스틱한 연주가 기본적인 정서를 잡는다면, 양시온의 프로그래밍은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경계 짓는 고통의 영역을 영적인 연출로 위로하는 기운을 불어넣는다. 물론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가사 인용을 낯부끄럽게 하지 않는 나인의 진심서린 보컬의 수훈 덕일 것이다. ★★☆ 사자최우준 「연기가 보고 싶다 : ..
사회 안의 익숙한 규정 속에서 가족 됨/자식 됨/시민사회 속 구성원됨의 규칙을 압박하는 부모 세대와의 갈등, 이로 인한 성 정체성과 현실의 충돌 등을 다룬 작품으로 보인다.... 지만 나는 일단 이게 창작론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기도 했다. 외부와 내부가 꾸준히 조성하는 마음의 장벽과 유폐를 강요당하는 마음의 지옥도에서 창작자의 창작 의욕과 행동은 어떻게 싹이 돋고 극복을 향해 한 발가락 나가는가. 그 과정을 보여준다. 가장 좋은 것은 이것이 미완의 이야기이자 서툴게 삶을 경영하는 실시간의 작가의 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그 덕분에 SNS 채널 등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고, 하나의 완연한 출판물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