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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넷플릭스에서 김지운 버전 [인랑]을 시청했다. 빨간망토 모티브의 비극성과 핏빛 시대, 가상 역사로 비튼 실상 현재 역사적 상황에 대한 변주, 유혈낭자하고 집착 강한 총격씬 등등 오시이 마모루 영상판의 원형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고 그것을 재현하는데 충실하는 듯하고 그걸 왜 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원 영상판의 비전과는 다른 한국적 정치와 분쟁의 지형도, 김지운 버전에만 있는 새롭고 모호한 캐릭터의 배치 등 모두 유효한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오시이 마모루 버전의 무력하게만 보인 여성 보다는 한반도 여성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반발력과 저항의 기운은 괜찮은 듯하지만 한효주의 연기가 좋았다고 보기엔 힘들었다. 그냥 [의형제]의 장훈 감독이 그렇듯, 감독들은 강동원에겐 슬프고 무기력한 마무리를 주기 싫어..
블레이드 러너에 대해 뭐 첨언하는 것이 온당한지 자체가 궁금하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그랬듯, 스타워즈가 그랬듯, 터미네이터가 그랬듯 후에 탄생할 수많은 크리에이터들 - 워쇼스키 자매, 코지마 히데오, 피터 잭슨 등등 -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원형들을 만든 작품에 대해 덧붙이는 것은 오히려 게으름 같기까지 하다. 어쨌거나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먼저 극장에서 관람한, 나이에 걸맞지 않은 역순 관객의 입장에서 그 게으름 발휘한다. 상찬을 하겠다는 소리는 아니고, 새삼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력인 감독 드니 빌뇌브와 음악 한스 짐머들이 오리지널 [블레이드 러너]의 이 원형을 - 리들리 스콧의 연출, 반젤리스의 음악 - 얼마나 디자인 가이드라인 전수받듯 충실히 계승했음을 실감했다. 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