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0/03 (15)
Rexism : 렉시즘
운동계 백인 남자애와 금발 여자애가 일탈을 부르는 휴양지에 잠입한 살인자에게 도륙당하고, 최종 생존자는 우월하지 않은 의외의 개인이라는 결론은 차라리 장르적인 법칙 이행에 가깝다. 그리고 그 법칙에 충실하다. 그 법칙을 마치 잠언처럼 새기고 실천하기 위한 작품이고, 그 의외성이 없는 자리의 나머지 공백을 신나게 유희하고 즐거움으로 빡빡 채우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장르의 아이콘들이 초대되고, 보드 게임 위의 말판들처럼 충실히 역할을 수행한다. 그 자체로 재미가 넘친다. 세계가 뒤틀리고, 세상이 붕괴할 조짐의 비전이 강화될수록 만족도가 배가 된다. 보다 많은 이들이 징벌을 받길 원하게 되고, 파국으로 치닫을수록 작품은 목적을 수행한다. 비꼬기의 방향이 너무 정확해 오히려 의외성과 연출의 재미가 생각보다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53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64 ) == ==== = ===== 헬리온 「Brother」 「painkiller」(1990) 커버를 위시하여 밴드명이 「the hellion」(1982)에서 아무래도 따온 것 같다고 생각이 닿으면, 영락없는 Metal God(Judas Priest)의 계승자처럼 근사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020년의 한국에서 메탈 중흥을 선언하는 것은 시대착오로 보이기에 십상이고, 심지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
시즌 1에 대해 개선되었다. 다음에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갈지 보게 만드는 최소한의 원동력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즌 1을 국산이라는 명분만으론 계속 보기 힘들었는데, 이젠 캐릭터들의 움직임들과 선택이 시청의 이유를 만들더라. 그래도 잘 간다 싶었을 때 뭔가 다급해 느껴지는 전개는 한계를 보이긴 했다. 회당 분량의 한계인지 시즌 3으로의 확장을 통한 분량 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전개인지 알 순 없으나... 아무튼 시즌 3 정도는 예고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다시 각 구역에 배정하는데 그 기대감에 합당하는 이야기가 나올지 화제성으로 연명하는 시리즈가 될지는 우려반 기대 반이다. 시즌 2까지 이야기를 버티게 한 것은 어쨌거나 조 씨 문중의 힘이었다. 그들이 사라진 이후는 과연?
3부작 모두는 아니더라도 1편이라도 보는 이들은 상당히 많을 텐데 이제야 [존 윅]을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19 정국 다운 뒷북이다. 아무튼 봤다. 본인 배우의 전력의 잔향이 느껴진다. 1편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매트릭스에서 공연한 배우도 조우할 것이고, 마를린 맨슨의 곡이 들어간 음악도 말할 나위가 없더라.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윌렘 데포우, 존 레귀자모 같은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자신들의 구태의연함을 반복하는 게 또 은근히 재미를 줬다. 여기에 새로운 동네북의 아이콘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알피 알렌이 '죽고 싶어 환장한 대사와 행동'만을 취하는 게 참 우스꽝스러웠고... 아무튼 영화가, 잔재미가 있었다. 킬러 세계관의 뽀대 나는(역시나 우스꽝스러운) 엄숙한 법칙과 당연히 따라오는 관습적인 ..
그림체를 볼 때마다 윤태호의 작품이 생각나던 작가 조금산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제작사 외유내강의 작품인데 실제로 그런 연상작용이 있다. 지방 소도시 번화가의 모습은 거의 류승완의 [짝패]의 바로 그 현장 같다는 생각마저. 아무리 소박한 규모의 작품이라도 적재적소의 시점에 폭력과 머리를 쓴 액션을 놓은 조합은 영락없는 외유내강산 작품이다. 캐스팅이 좋다. 일단 등장인물 여성들이 남성들 패는 영화라 좋고(...) 무능력한 남자애들이 웃음을 위해 헌신하게 배치되었다는 것이 좋다. 그중 마동석 캐릭터는 활용이 좋다가, 결국은 '폭력 치트키'로 활용되는 것을 보고 역시나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기본적으로 익숙한 패배감에 만연되어 방황과 시행착오를 전제로 살 수밖에 없는 가진 게 없는 젊은 아이들 이야기..
유덕화라는 배우가 왜 오래도록 온전한 이미지를 계속 간직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면, 그게 이미지 메이킹의 혼신으로 쉽게 답하긴 할 텐데 그래도 한쪽으로는 어쨌거나 성실함으로 쌓은 자산이 아닌가 한다. 너무 호평이었나. 그래도 그런 배우의 이미지를 살린 아무라와 실화의 배합이 이런 작품이 아닐까 한다. 홍콩과 대륙 시장에서 여전히 신뢰를 받는 유덕화라는 이름의 가치를 잘 살린 작품이다. 극 중 배우의 캐릭터가 납치로 인한 복수와 성격 대폭발의 장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움츠려 들고, 그의 침착하지만 섣부른 시도는 매번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래도 납치의 시간 동안 수사관들이 범인 쪽과 대립하며 폭을 줄여가는 서스펜스가 괜찮고, 그 균형이 깨지는 시간이 지나도 끝까지 지켜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41 ) === 소공녀프로젝트 「나비춤」 정보가 많지 않거니와, 제공되는 정보도 읽는 대로 바로 독해하기엔 필터링이 필요한 정보들이다. SNS를 뒤져보니 독립(지하)아이돌 연습생 그룹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프로젝트 회사 이라는 곳의 소속이라고 한다. (지하라는 명칭은 이웃 나라에서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흔히들 쓰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이들 자신이 프로필 관련한 정보로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 최근에는 ‘21세기 여성’을 대상으로 연습생을 오디션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2월과 3월 전후에 세상에 곡 등의 공개를 ..
그냥 사회주의 시스템이 그렇고, 전체주의 기반의 사회가 낳을 수 있었던 충분한 가능성의 일이었다고 적으면 쉽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낙후에 따른 예견된 참극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지는. 당장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수혜로 성장한 이 곳이 떠올랐다. 국가주의와 애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 나라에서 얼마나 행정기관은 유기적으로 연대해 사태가 발생하면 능동적으로 일들을 처리했는지 의문이 새삼 들었다. 작금의 국가적 재난에 대해 탄력 있고, 국민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 온 결과를 보였는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전 지구적 참극의 크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더라도 이 곳에서 우리 식의 '체르노빌'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단순히 재미있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 좀 결례가 아닐 수준의 이야길 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