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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30 ) === 안예은 「Kakotopia」 음악인의 변을 빌자면 유토피아에 반하는 디스토피아를 뜻하는 것이라 한다. 이른바 우리가 마스크 끼고 아둥버리고 그래도 살겠다고 한발 한발 걷는 사바세계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미 마음은 진작에 딛고 사는 극락 반대 지평 무간지옥의 풍경일 수도 있다. 이를 노래극의 형태처럼 마치 연기하듯 부르는 보컬과 편곡은 곡 자체를 공작새의 몸짓처럼 화려하게 조성한다. 특히나 건반의 무그 사운드가 들려주는 휘청거림은 삶이 가진 아연한 피곤함을 대변하는 듯 들린다. 물론 ‘낭떠러지라도 난 날아올라’ ..
드래곤 퀘스트 유어 스토리를 둘러싼 팬들의 (좋지 않은) 반향을 보니 이 IP에 대한 현지 팬들의 높은 애정을 역설적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사실 캐릭터 디자인이나 모션 등의 기술적 완성도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도리야마 아키라 기반의 디자인을 지킨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극적인 재해석을 가하지 않은, 나름 정석이라 거부감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 기준으로 기존 드래곤 퀘스트를 리바이벌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이야긴 아주 익숙한 5편(천공의 신부) 기반의 서사이다. 그런데 정작 디렉터가 5편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이라나. 우려는 여기에서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문제가 된 클라이맥스 부분, 이게 문제인데 나같이 시리즈의 열렬한 충성도가 있는 사람이 아닌 입장에선 무난해 보였다... 그래 왜 화..
신문 4컷 만화 시리즈가 지브리의 극장판에 올라온 것이 이례적이고, 그림체 역시 지브리 하면 언뜻 떠올릴 것이 아니다. 저 간략한 그림체와 4컷에 기반한 단순 명쾌한 서사에도 놀랍게도 100% 디지털 작업이라 제작비의 물량은 놀라울 수준이고 그 완성도도 보기와는 다르다. 딱딱 끊어지는 움직임이 아닌 애니메이션 본연의 쾌감과 운동의 활기가 느껴지고, 들려두는 이야긴 언뜻 가족물 [아따맘마]를 연상케도 하는데, 당연히 결과적으로 아주 다른 작품이 되었다. 참 얄궂게도 지브리 =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등식은 남의 탓을 하기도 힘들 정도로 디렉터 본인의 탓이 크기도 하다. [모노노케 히메] 작품 자체를 넘어서 '살아라'라는 문구는 지브리를 대표하는 일종의 생태주의, 인류학 본연의 상징이 되었고 그 자체가 시대의 ..
낡은 가치관의 소유자라(자주 하는 이야기다) 싱글 < EP < 정규반 /그래픽 사용 < 셀 애니메이션 / 3D 세계관의 묘사 < 2D 세계관의 묘사 이런 식의 관점을 고정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손해가 많다. 좋은 것을 알아보는 시야, 좋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의 확대라는 기회 자체를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근심. 이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의 탄생을 만든 것은 [슈퍼 마리오 64]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오늘 1차 엔딩을 보고 뭉클하게 느낀 것은 네모 형태의 오브젝트 / 거대한 도트라는 게임 원형에 대한 향수와 헌정이었다. 계승일 수도 있고 현재 개발진들이 마리오라는 시리즈(자체를 넘어 아예 별도의 장르라고 칭해도 될...) 안에서 구 시대와 신 시대를 통해 잊지 않고 실현하는 본질..
론스타 사태라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지영 감독의 작품이다. 현실 정치권에 대한 공분과 항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전작을 연상케도 하고, 그 다운 행보라고 생각한다. 문성근 등의 출연이 아 작품에 힘을 실어주고픈 주변인들의 의지도 짐작케 하는데, 아무튼 작품이 여러 의미로 '한국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궤도에 닿기 전, 그리고 궤도에 올라 관객을 바쁘게 태우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서술의 생략과 설득 부족이 아무래도 걸린다. '예견된 실패'를 향해 걸어가는, '그래도 정직한 사람들'을 향한 응원이 서려 있다. 희망의 일보, 가능성의 단초도 섣부르게 말하지 않는 현실적 감각만큼은 그래도 끄덕이게 한다.
리카코 같은 인간관계 참 힘들지. 하지만 주인공은 그 힘겨움에도 그걸 감안하고 그 아이를 좋아하고 의지를 가지고 대화하며 대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 의지엔 단순히 우리가 첫사랑에 대한 찬사 이상의 진심이 있고, 일본 대중문화 속 첫사랑 특유의 징그러움이 분명히 있... 그래 있다. 있어. 그리고 작품이 만들어졌을 당시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니 뜻하지 않은 레트로 무드의 시티팝 취향이 곁들여졌다. 그래서 참 의외의 힙함이 느껴지는 작품이 되었다. 당대엔 지브리 내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괜한 미움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뜻밖의 성취를 얻은 작품이 되었다. 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009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20 ) == 토비러쉬 「Firi」 무대를 달구는 디제이이자 프로듀싱 작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토비러쉬의 컴플레이션 참가 작업이다. 싱글이라는 작업의 특성과 음반 성격상 지배력과 입지를 굳히는 방향은 아니지만, (프로그레시브/일렉트로)하우스 사운드에 대한 그의 이력에 여전히 일관된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시그니처처럼 휘파람 같이도 들리는 피리 사운드와 중축하며 고조하다 다시 턴을 돌며 돌아오는 구성은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