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영화보고감상정리 (769)
Rexism : 렉시즘
[버즈 라이트이어]를 보고 활공하는 우주 전투기를 보니, 게임 속 숱한 항공기나 [스타워즈]를 위시해 만들어진 전투기의 계보들이 떠올랐다. 그런 걸 잘 만들어오던 할리우드 안에서 픽사가 이런 소재로 작품을 만든 것이 새삼 이제야라는 생가도 들었다. 하기사 그동안 할리우드는 [인터스텔라]를 내놓기도 했고, 한편으론 [로스트 인 스페이스].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나 아예 [매버릭] 같은 변주의 형식으로 오랫동안 자신들이 [스타워즈]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내곤 했다. [버즈-]는 그중 [인터스텔라]나 [별의 목소리](신카이 마코토)의 타임 패러독스 같은 설정을 가져온다. 디스니/픽사의 작품 답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려는 각별하다. 어쨌거나 [토이스토리] 시리즈와 함께 성정해 온 팬층과의 유대..
작품을 보고 떠올리는 직계는 당연히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다. 어뢰와 폭격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는 미국의 군함과 치욕으로 인해 그놈의 '명예'를 수복하려는 애국자들의 비분강개, 그걸 표현하는 물량공세라는 점에서 두 감독, 두 작품의 톤은 큰 차이가 없으나 상대적으로 천황에 대한 충성을 변태적으로 묘사하는 톤에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시선은 에머리히 쪽이 준수한 쪽이다. 에머리히가 독일계 연출자라는 새삼스러운 우려를 해서 더더욱 그렇게 보인 것도 사실이고... 물론 카미가제 같은 정신 나간 제국주의 진영의 묘사나 진주만 치욕에 대한 미드웨이 승전의 유난은 예상 가능한 묘사다. 장차 에머리히에 코 꿰여서 [문폴]의 우주로 나가는 패트릭 윌슨, [투모로우]와의 인연으로 여기까지 온듯한 데니스 퀘이드..
코고나다 감독의 두 작품 [콜럼버스]과 [애프터 양]에 출연했던 두 배우 존 조와 콜린 파렐은 우연일 뿐이지만 두 사람 모두 렌 와이즈먼 버전의 [토탈 리콜]에 등장한다. 둘은 이 폴 베호벤 감독의 리메이크작 안에서 기억 시술소 안에서 난투극과 총격을 나누는 악연을 맺는데, 기억과 메모리라는 점에서 [애프터 양]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을 맺는다. 인문학에서 흔히들 언급하는 포스트 휴먼이라는 테마 면에서 양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용량이 허락하는 선에서 그는 기억을 저장하고 -은하수의 수많은 빛나는 별 같은 메모리의 입자 바다들이 마치 폴더 별로 그걸 저장하고 재생한다. save와 load => playing의 익숙한 프로세스. 게다가 그는 정식 출시가 아닌, 바교적 저렴하게 시장에서 취급되는 리퍼 제품인 ..
앤서니 루소, 조 루소 형제가 [윈터 솔저]를 필두로 [시빌 워], [인피니트 워], [엔드 게임] 등을 통해 MCU 역사와 시장에서의 액션 장르에 재미를 부여한 것은 어쨌거나 나름의 기정사실이다. 둘의 제작이나 각본 작업이 반영된 [익스트랙션] 같은 작품이 넷플릭스 같은 OTT 계에 실속 있는 볼거리를 준 맥락은 현재의 [그레이 맨]에 닿은 듯하다. 크리스 헴스워스에 이어 크리스 에반스의 캐스팅을 통해 시청자에게 자연스러운 연상을 유도했거니와, 여기에 라이언 고슬링 같이 나름 짝패에 어울리는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신작을 내놓았다. 실상 세계 유수의 도시에서 시민들의 민폐를 감수하면서, 사방팔방에 총격씬은 물론 카체이싱 등의 부수적인 파괴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최근 [킬러의 보디가드] 1,2편 같은 ..
원제가 [Spies in Disguise]지만 한국에서의 극장가 애니메이션 관람이 [아치와 씨팍] 같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상 소년기-청소년기 대상이니 편히 생각한다. 스토리상 특급 스파이 요원과 이공계 천재 서포트 요원 간의 듀오를 다루고 있으니 저 제명이 어느 정도 맥락이 맞긴 하다. 현재는 적극적으로 편들어 주기가 쉽지만은 않은 윌 스미스, 그리고 우리에겐 스파이디의 이미지로 남을 톰 홀랜드 목소리 출연작이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등으로 안정된 이미지를 구축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제작품이고, 디즈니 플러스 채널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전체적으로 제공 서비스 업체의 이미지에 위배되지 않을 정도의 속도감과 유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멀게는 [나홀로 집에 2], 가깝게는 [존 윅] ..
감독에 이름을 올린 크리스 윌리엄스의 필모를 살펴보니 수긍이 가는 작품의 성취를 생각하면 바로 수긍이 가는 이력이었다. [쿠스코? 쿠스코!] 같은 셀 애니메이션 황혼기부터 [볼트], [빅 히어로] 등의 연출작, [주먹왕 랄프 2] 같은 기획 이력을 보면 제법 만만치 않은 실력파임을 동의하게 된다. 그가 넷플릭스를 통해 세상에 내놓은 [씨 비스트]는 익숙한 서사와 화법의 작품으로 그가 공동 연출했던 [모아나]의 '물' 묘사의 장점이 살아있고, [모비딕]으로 대표되는 서구 해양물 모티브를 가져온 것은 물론 여기에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기성 성공작의 형식을 얹는다. 칼 어반의 목소리 연기를 보탠 [씨 비스트]의 '인간은 만용을 접고 생태계 안에서 잘 스며들어 살아~'의 해법은 고루하긴 하지만, 그만큼 익숙..
영화를 시청하던 시점에 [미즈 마블]을 챙겨본 때라 무슬림 히어로 이야기에 얽힌 인도-파키스탄 문제가 한편으론 레바논 내전에 연관한 이 작품과 한데 생각되었다. 마른 대지 아래 무자비한 총성이 오가던 드니 빌뇌브의 전작인 [시카리오]를 생각하면 소년병들이 스나이퍼 소총을 들고 다니는 [그을린 사랑]의 자비 없는 세계관은 더더욱 황량하다. 여기에 자경단과 신비로운 초능력을 얹은 [미즈 마블]의 설정은 당연히 한결 배부른 사치다. 레바논 내전에 자행된 여성 피해자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고문과 신념 차이로 인한 여러 피해를 생각하면, 세상에 남은 쌍동이 남매에게 하나둘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고리를 하나둘 이해시킨 나왈 마르완의 방식은 한층 가혹하면서도, 시대를 설명하는 절박한 방식의 해법이기도 ..
[탑건]이 미국 현지와 이 나라에서 나름 스매시 히트를 기록했을 때,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잼민이 시절 마음에서 그다지 반향은 없었다. 최근 [- 매버릭]을 보고, 작품 속 톰 크루즈와 발 킬머 대목을 보니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의 장년 멤버들 귀환,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의 3인방 귀환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탑건] 1편의 맥 라이언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쩝. 어쨌거나 최근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를 통해 메탈리카와 케이트 부쉬의 빌보드 차트 역주행도 그렇고, 이런 감흥과 추억의 자극도 비슷한 맥락을 느꼈다. 물론 단순한 감상으로 정리되지 않을 정도로 [-매버릭]은 그 자체로 말끔하고 성의있게 만든 요즘 식의 잘 만든 작품이다. 항공기의 속도감과 육중한 질량감을 충실히 옮기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