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trex 2021. 9. 28. 15:04

엔딩을 보고 난 뒤의 후기가 아닌, 출시 이후 다시금 잡은 'Re' 타이틀 게임의 시작 지점에서 적는 '라떼는 말이야' 풍 소회를 밝히는 글이라니.. 참 별걸 다하게 만드는 판국이다.

현지에선 레저렉티드(fessurected), 한국 출시명은 레저렉션(ressurection)으로 통칭되고 있다.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면 되겠으나, 제작사의 입장에서도, 이 시리즈를 따라온 팬덤의 입장에서도 묵직한 의미를 지닌 타이틀이니 거창한 분위기 조성은 그런가 보다 하다. 아닌 게 아니라 블리자드와 한국 사이의 유별난 유대의 역사야 국민 타이틀로 불렸던 [스타크래프트]나 나름 충실했던 한글화 작업의 역사나 [디아블로 3] 출시 당시 '왕십리 사태'로 불리던 사건 등으로 익히 익숙했던 의미로 대변되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한층 설레는 마음을 줬을 법도 했을 이번 레저렉션의 출시는 '블리자드의 최근 불미스러운 이슈로 인해 한결 달라진 공기와 위축을 느끼게도 했다. 결코 좌시하기 힘든 이번 사태는 분명 지금과는 다른 이 제작사와 기존 팬덤 사이의 기류를 형성할 듯하다. 어쨌거나 타이틀 본편은 어떠한가? 이제는 이 제작사의 이미지로 고착화된 '발매 첫날 접속 불량'이라는 패턴은 여전하나, 사적으로는 남들이 겼었다는 생성 캐릭터의 소멸 등 불쾌한 일은 없었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한결 베타 테스트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던, 스위치의 환경을 고려하면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현재도 접속이나 진행, 캐릭터 생성 등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

21세기의 벽두에 진돗개 브랜드 세진컴퓨터를 통해 연을 맺었던 [디아블로(1)]을 시작으로 서울 생활의 초입에 고시원 방에서 헤드셋을 머리 위에 얹으며 진행했던 [디아블로 2 : 파괴의 군주], 이후 마치 무슨 질긴 인연을 유지하듯 노트북에서 현재의 스위치까지 이어지는 [디아블로 2] 시리즈의 연대기까지 여전히 동무와 재회하듯 반겨주는 성역의 눅눅함은 여전하다. 

어느새 세상은 유튜브를 비롯하여 인벤과 루리웹 등에서 친절(?)하게 초반 추천 진행 클래스를 점지해주는 경지로 신속하게 발전했다. 트리스트럼에 남루한 복장으로 입장한 워리어를 맞이하듯, "아재 어서 오소"의 마음으로 출시된 레저렉션, 일일이 뒤져보지 않아도 웬걸 이 예정된 서사와 행보로의 진행은 익숙하면서도 쉽게 마다할 마음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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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28. 10:05

오늘은 싱글 3곡, 지난 8월에서 9월 발매작까지의 감상입니다. 이번부터 웹진이 싱글 외에도 음반에 대한 언급도 시작했어요-.

패티스(Pattys) 음반 [No Food No Life]

장르의 황무지 운운하는 말로 로컬 한 길에서 하드코어 펑크로 일관된 길을 걸은 근성에 함부로 허튼소리를 보태진 않겠다. <K.F.C (feat.DongKil of Smoking Goose)>과 <치맥타임 (feat.EunByeol of SkaLeton)>, <Coke> 등이 주는 식욕과 탐식의 감각이 거친 사운드의 질감과 만난다. 역시나 수록곡 <한입만>이 이런 모든 감각의 총화일까. 나와 배고픔을 피력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Wingbong Paradise>의 실현을 꿈꾸며- Oi ! Oi !



문나이트멜로우 싱글 [구름을 안았다]

모호한 기류와 몽글몽글한 부글거림을 제목에 잘 맞게 배합하였다. 이런 초반 이후에 이어지는 드럼 머신의 타격과 길고 긴 깊은 잔영으로 각인될 후반부의 짙은 매듭은 제법 인상적이다.

아프리카(Africa) 음반 [밀양아리랑(이루어지이다)]

문제의 지자체인 밀양이 이 글을 쓰는 사람의 본적이기도 하다. 음반의 수록곡 <찬란한 꿈, 아랑> 속 주인공 아랑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기도 하다. 부끄럽게도 정절과 순정을 강조하는 서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 내세울 만한 수준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 역시도 이 곡보다는 밴드 아프리카 하면 끄덕일만한 보컬 윤성의 힘 있는 파워가 들려오는 <밀양아리랑(이루어지이다)>, <사명, 시대의 불꽃> 쪽을 조금 더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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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24. 13:43

입원 중 제일 읽고 싶은 책이라도 하나 있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답을 늦지 않게 했다. 이 책이었는데, 작가의 이전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통한 신뢰가 일단 컸고, 작가의 파트너인 박태하 작가의 [책 쓰자면 맞춤법]가 보여준 글쓰기의 기본 덕목인 정확성과 실력을 통한 믿음이 있어서였다. 도서 속 - 밀양 아랑제 - 에 대한 개인적 경험도 컸다. 작품이 간혹 언급하는 K-틱함의 총화랄까. 엄연히 성폭력에 대한 사건임에도 이걸 정조의 수호이자 청정한 여인네의 모습에 대응한, 기가 막힌 한국화. 이런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정서들이 이 책 안의 '축제' 이야기 속에 한껏 담겨 있다. 믿을 수 있는 문장, 그리고 작가들이 담아서 풀어놓는 웃음의 감각은 건강하고 각 챕터마다 기운을 발휘한다. 이 힘 덕에 연어의 활기를 두 손으로 움켜쥐려는 책 속 방문객들의 완력은 그만큼 씁쓸함을 안긴다. 이름이 축제니 모든 것에 웃고 즐겨야만 할까. 지방 소외, 문화 차이, 온갖 변모하는 이 나라에서의 삶의 풍경에 대해 새삼 여러 감정을 던진다. 다양한 색채를 발산하며 다양한 입맛을 내는 이 후일담의 집합체는 읽는 이들에게 어떤 감상을 낳을지. 각자 살아온 지역과 삶의 여정 차이만큼 달리 읽힐 책이다. 그로 인해 독자 역시 감상이든 경험이든 뱉고 싶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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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23. 09:19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657 

 

[Single-Out #367] 로우패스인더스트리, 스테이씨, 이상의날개, 이하이, 현아×던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67회입니다.로우패스인더스트리, 스테이씨, 이상의날개, 이하이, 현아×던을 살펴...

musicy.kr

로우패스인더스트리 「보통사람」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고, 환영받을 일이거니와, 무려 '이것'을 제명으로 내건 방송 프로그램까지 존재하는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슈퍼 밴드'의 탄생이란 늘 새삼스럽게 설레는 일이다. 이 땅의 헤비니스 만신전에 이름을 새겼던 윤두병의 귀환은 물론 레처(Lecher) 출신 이창현의 감각적인 드러밍, 끈끈하고 칼칼하며 블루지한 강한의 보컬이 모던 헤비니스의 목록 위에 새로운 조합을 보탠다. 이창현이 맡은 프로그래밍 포지션이 곡 여러 곳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면, 장르 조합의 듣는 쾌감이 한층 높았을 텐데... ★★★1/2

이상의날개 「스무살」

전작 『의식의 흐름』(2016)과 마찬가지로 이번 음반 역시 타이틀명부터 폐부를 찌르는 듯 즈려밟는 듯 강렬하고도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한결 부드러워진 듯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그 아릿한 기분은, 뮤직 비디오의 속 흑백의 혜화역 풍경과 이제는 추억이라 할 수 있을 '가요풍' 서정성의 대두 덕일 것이다. 전작과 이번 음반의 관계는 일종의 이란성 쌍둥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문정민의 목소리와 가사를 감상하며 같이 나이 들어가는 사람 사이의 동시대적인 감각을 부쩍 강하게 느꼈다고 하면 실례되는 소리일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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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22. 14:36

최근 론칭한 [D.P]가 형성한 붐 덕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꺼내 들고 시청했으나 사람 마음 가라앉히는 어떤 참혹한 기운에 그렇게 흥이 가진 않았다. 아무래도 사람 생명 값 한 명당 1억 원의 가치를 매기는 금전 만능주의와 더불어 낭자하는 피비린내 서사에 호감을 두고 보기엔 한계가 있었다. 막바지, 주인공이 선택하는 행보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즌 2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이미 이번 한 시즌으로도 충분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겠고, 마음도 거리감을 두었기에 동행은 여기서 끝. 주식과 코인으로 행여나 자신의 인생길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라도 품어보는 지금 세대에겐 이 작품의 온도는 맞겠으나, 그런 의미에서 정을 주기가 더 힘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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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20. 15:56

마블의 세계관에 이미 무협 히어로는 [아이언 피스트]가 있잖아. 그럼 왜 굳이? 인지도와 흥행몰이가 약해서? 그래도 마블은 [블랙 팬서]에 이어 타 문화권 묘사를 태연히 비난받지 않을 정도로 수행한다. 한가위 하면 재키 찬 무비인데, 때마침 시기가 그러하여 관람을 기분 좋게 잘 마쳤다. 지난 [블랙 팬서] 때도 그랬지만 전체적인 페이즈 떡밥 누수를 이전에도 한정된 시간 안에 잘 해결했다. 만다린과 트래버 이야기와 향후 이어질 페이즈의 연계를 위한 지금 멤버들과의 관계성 등까지 한층 머리를 쓴 제 딴의 치밀함이 빛난다. 

구미호와 용의 모델링을 만든 정성은 언제나 양질의 공산품, MCU의 품질관리를 실감케한다. 연말은 물론 새로운 년도가 되어도 쿤 차질이 없겠지. 난 벌써 텐 링즈의 운용을 둘러싼 남매의 입장 차이와 갈등을 미리 예상했다. 과연 어떨지.

그건 그렇고, 난 어쨌거나 케이트와 션 사이에게 연애 대상으로의 케니스트리는 굳이 있어야 할 필요도 안 보이고, 필요성도 안 보이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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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18. 12:24

이제 종료가 되었다. 예상대로 시즌 1에 이어 예의와 위트를 겸비한 이 의사들은 여전히 가족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결과적으로 각자의 연애 라인을 잘 지켰고, 여전히 노래 연주하고 부르는 행위에 대한 애착을 보이거니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말하는 인술을  발휘하며 작품 나내 휴머니즘과 온기 가득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덕에 이 보드라운 질감은 보는 내게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을 주곤 했다. 이건 어쩔 수 없지. 그냥 시즌 3을 바라는 적지 않은 사람들과의 나의 갭을 어쩌겠어. 어쨌거나 작품의 주 무대가 되는 병원이 엄연히 삶과 죽음의 경계선 구역에 있음을 마지막 회에 여지없이 보여준다. 가족을 먼저 보낸 경험자이자. 내 자신이 연초에 병원 입원 기간을 보낸 환자 당사자로서의 입장에서 대개의 순간들은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일상과 일생에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기운은 역시나 제일제당의 그 맛이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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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1. 9. 14. 14:30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의 훤칠한 신장과 짧은 헤어를 보고, 왠지 [에일리언 2] 당시의 시고니 위버를 떠올렸다. 워낙 윈스티드 본인의 필모 자체가 호러 퀸의 위치에 있으니 나름 연결해 생각한 탓이다. 옛적 영화 [니키타] 등의 영화에서 홀로 총기류로 무장해 상대를 쓸어버리는 분위기의 연장선에 [케이트] 역시 그 계보를 함께 한다. 여기에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어 남은 생명줄이 하루 기한 남았다는 설정까지 얹어 그 위기를 배가시키는 것이다. 이어 자연스럽게 야쿠자들에게 자비 없는 총질과 칼질로 가혹한 응징을 잇는다는 [킬빌]적인 참극을 조성하게 된다.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이 [헌츠맨: 윈터스 워]의 다음 작품으로 잡은 이 넷플릭스산 주문작은 일본의 도심과 그곳 언어와 서구가 선호하는 그곳의 구경거리를 배치함으로써 자신이 B라는 것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역시 결코 나쁜 배우가 아님에도 작품 전반을 형성하는 B의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아사노 타다노부, 쿠니무라 준 등의 고생도 그저 무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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