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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디즈니 플러스를 통한 다양한 국가로의 OTT 전파 등 MCU로 대변되는 마블의 기세는 최근에는 큰 제동은 없어 보인다. 이에 반해 올해 [더 배트맨], 앞으로의 [블랙 아담](드웨인 존슨), [아쿠아맨] 속편 등의 계획을 통해 DC 역시 자신들의 건재함을 드러낼 것이다. 이 연계 속에 [샤잠!]은 자연스럽게 등장했는데... 묘한 물건이었다. 멀게는 그 옛날 톰 행크스가 출연했던 작품 [빅]은 연상케 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영화의 풋풋하고, 천연한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인정하는 듯하다. 성인의 육체와 가공할 힘을 가진 히어로가 나의 잼민이 일상에 개입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얼토당토 않은 질문을 받은 작품은 언뜻 [홈커밍]의 전례를 연상케 하는 팝 펑크가 흐르는 엔딩 크렛딧 등 틴에이저 히어로물이라는 엉뚱한..
흥미가 생겨, 일전에 적은 맹키비츠의 생(1897.11.7 ~ 1953.3.5)과 이 작품의 주인공 돌턴 트럼보의 생(1905.12.9 ~ 1976.9.10) 서로의 생이 겹치면서도, 트럼보 쪽이 뒷 세대 사람이구나. 아하. 2차 세계 대전 이후 승전국으로의 도취감에 빠졌던 미국은 대공황이라는 환란으로 자신들의 역사에 멍 자국을 새기는 것으로 후유증 환자로 성장해 갔구나... 트럼보 역시 영화 산업과 작가로서의 재능을 등에 업고 입지전적인 이력을 밟으며 시장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극의 주된 서사는 이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들 매카시즘으로 불리는 '공산주의 사냥'의 과정에서 우리의 주인공 역시 이 낫질을 피하기 힘들었다는 대목에 주목한다. [브레이킹 배드]를 통해 연기 잘하는 사람이란 존재감을 부각했던..
여기까지의 여정에 26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새삼 종료를 실감한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던 일은 불의의 사건으로 매듭을 짓게 되기도 하고([베르세르크]), 어떤 일은 다시금 부활할지도 모른다고 한다.([슬램덩크]) 이중 [에반게리온]은 마치 전설 같은 서막으로 시작해 우리를 몇 번 아연하거나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했고([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정말 괜찮을까? 수습은 가능한가? 근신마저 안겨 주었지만([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 Q]) 생각보다 최종적인 지휘권을 가졌던 안노 히데아키는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었고, 그의 사소설적인 고백과 토로의 방식은 여전히 거대한 이 SF 소년소녀 드라마를 수수께끼의 마무리(and OR end)로 완료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여기엔 성경의 모티브, 그 모티..
롤랜드 에머리히의 [갓질라]가 일으킨 거대 참사 이후 레전더리 픽처스가 꺼내 든 일종의 마징가와 태권 브이가 붙으면 누가 이겨? 식의 서사는 [고질라]를 시작으로 실상 [퍼시픽 림]과 이웃해도 무방할 듯한 레전더리 픽처스의 몬스터버스 연작으로 만개에 이르렀다. [킹 오브 몬스터]에서 운을 띄운 고질라, 모스라, 킹 기도라들이 한데 등장했던 것에 이어 이젠 '누가 진정한 왕좌의 자리에 어울리냐'라는 명분으로 이렇게 결정판을 찍은 셈이다. 고질라는 어느새 트릴로지를 완료하는 셈이고, 킹콩은 스컬 아일랜드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바다와 지구의 코어까지 왕권 확립의 행보를 걸러야 하는 모양이다. 이들 둘이 맞붙는 최후의 전장이 홍콩이라는 점은 여러모로 얄궂은 생각을 던지게 한다. [퍼시픽 림]에 이어 가상의 세계..
서점에 배치되어 있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류의 서적에서 언제나 최상위의 위치에 자리한 절대 걸작, [시민 케인]이 비단 오손 웰스만의 성취가 아니라고 말하는 작품. 이게 데이빗 핀처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졌다. 1930년대, 미국 현대사의 후유증을 만든 대공황의 공기를 핀처는 당시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의당 흑백 필름 분위기의 색채로 물들였고, MGM과 각본가 노조의 관계성을 충실히 옮기는데 주력한다. 여기에 게리 올드먼의 믿음직한 연기, 아만다 사이프리드 같은 젊은 연기자의 의욕이 한데 모여 작품의 살집을 채워준다.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의 음악은 자연히 데이빗 핀처의 수작 라인업을 하나 더 추가시킨다.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전제는 [맹크]에도 자연히 해당하는데, 어쨌거나 기본적인 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이어 [듄]에 이르니 드니 빌뇌브가 못 건드리는 SF는 없구나라는 것을 실감했다. 가깝게는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의 구상에 영향을 끼친 것을 시작으로 작금의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등 판타지의 영토에까지 영향을 끼쳤으리라 추측이 되는 [듄]은 데이비드 린치 경력의 상처를 넘어 가히 잠언으로 채워진 새 시대의 메시아 이야기로 등장했다. 정말 청년이 구원자 일지 아닐지는 후속 편이 나와야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그때까지 무탈하게 세상 바깥에서 이어서 탄생하길. 가히 잠자리를 연상케하는 비이클, 그 자체가 스케일인 샌드웜, 고유의 생활 양식을 고집하는 10191년의 사막인들. 월드 빌딩은 예의 세심하고 앞으로의 듄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를 품게 했다. 황제의 선택에 의해 몰..
할리퀸은 마블로 가득한 세상 안에서 DC가 그나마 숨통을 열며 호흡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이를 반영하듯, 기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어 [할리퀸 : 버드 오브 프레이]의 스핀오프, 그리고 지금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등장까지 이르면, 일반적인 팬보이들조차도 이 족보엔 혼돈이 올 듯하다. 마블을 벗어나 워너에서의 '자유'를 얻었다는 제인스 건의 심술은 본작에서 한결 도드라졌는데, R 등급 수준의 낭자한 피와 사망자 행렬은 [데드풀] 등의 동류 작품들을 상회한다. 여기에 제임스 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과시한 자신의 음악 선곡 취향의 매니악함을 반복하는데, 그 광경은 [아이 토냐], [크루엘라]를 연출한 동시대의 크레이그 질레피스를 연상케도 하는데, 이른바 타란티노식 도취에 빠진 ..
[고장난 론]은 픽사가 선도하고, 드림웍스나 파라마운트, 20세기 폭스 등이 후진을 자처하는 근래의 3D 디지털 애니다. 배급과 디지철 스트리밍에 대한 판권은 모르나 현재는 디즈니 플러스 제공작이기도 하고, 실제 작품의 홍보에 있어 픽사와 디즈니 인력을 빌려 말하기도 하고, 아예 극 중엔 스타워즈의 다크 포스 패러디도 있으니 분위기는 나름 짐작이 가시리라. 미국과 영국의 합작, 락스미스라는 제작사가 손을 댄 작품인데, 비슷한 이야기의 작품 [넥스트 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한결 보기 편한 이야기였다. 역시나 텐센트의 손길로 만들어진 [넥스트 젠]의 찜찜한 뒷맛 보다야 [블랙 미러]의 라이트 한 버전 같은 [고장난 론] 쪽이 상개적으로 준수했다. 실제로 극중 론의 기능을 대변하는 여러 장치들은 일견 영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