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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투자 문제이지만, [마션]에서 보여준 중국 진영의 적극적인 협조 장면은 [그래비티]의 중국산 귀환선 '선저우'의 중국어 매뉴얼에 대한 보상 같아 보였다. 장벽이 내려와도 다음 낙관을 위해 고심하고 답을 찾아내 벽을 부수는 이공계 찬가이자, 정치적 고려를 위해서라도 한 명의 낙오자라도 구한다는 미국적 큰 품(과 계산)에 대한 이야기. 향방을 알 수 없는 리들리 스콧의 연출 이력 안에서도 휴식의 의미가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출중하다.
이제 난 슬슬 "저기 저런데 썰매장이 있네?""썰매장이 있어요." 같이 리얼리즘의 흉내를 내고 있지만 실상 리얼과는 다른 어긋난 공기의 홍상수 영화에 대한 인내가 조금씩 사라자고 있다. 게다가 유독 많은 알콜의 기운이 지배한 본편 덕에, 나도 흐물해지고 흐트러지는 기분이. 가히 편치만은 않은 이 기분이 깊어졌다. 김민희에 대한 예쁨, 이 감정을 숨기지 않는 카메라의 포커스와 청각의 집중은 기분 나쁘지 않았고 남자 주인공의 보이스 오버가 자리한 1부(오렌지빛 덧칠)와 부재한 2부(노란 덧칠)의 차이에 대한 고민도 새삼 들었다. 비슷해 보이는 이야기들을 꿈과 현실, 시선, 입장의 문제에 따라 종이를 자르고 붙이고 접고 영화식 공작놀이를 하는 태도에도 여전히 존중을 보내고 싶다. 그럼에도 난 좀 이젠 지친거 ..
마치 GTA를 연상케하는 요소가 영화 전반부에 몰아서 나온다. 흑인 게토, 충성스럽고 잘 짖는 개, 마약 딜러, 경찰 전차, 체포...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아무튼 재밌었다. [러브 앤 머시]가 밴드의 프론트맨이 홀로 남들이 갸우뚱해하는 일을 밀어부치는 영화라면, 이쪽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공동체의 이야기인 셈이다. 이 공동체는 1980년대 후반 블랙 소사이어티의 소산이며, 본의 아니게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새겼다. 그리고 그들의 바람 - 우리가 하는 일은 틀리지 않았어! -과는 달리 음악 산업과 갱스터의 논법으로 이들은 서서히 균열되고 와해된다. 그래서 드라마가 이어진다. 드레, 큐브, 이지 이를 맡은 젊은 주역 배우들이 눈이 귀엽고 맑았고, 연기력은 별로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참신한 활로를 찾았다 이런 표현에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 [앤트맨]도 비슷하게 상찬의 대상이 된 것을 봤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이언맨1]과 제일 유사하다는 평도 그렇게 와닿진 않는다. 그냥 개별 작품마다 큰 걱정 안 끼치고 잘해내고 있다 정도로만 느끼고 있다.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여전히 어벤져스 같은 단어를 언급해야 하고, 팔콘이 등장하고, 두번째 쿠키에서 [시빌 워]를 예고해야 하는 그 강박이 아주 별로였다. "친구한테 들었는데..." 같은 대목은 에드가 라이트가 원안을 마련할 당시의 흔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란다.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인터스텔라]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던데, 나는 [빅 히어로6]가 떠올랐다. 누군가는 [닥터 스트..
워낙 CF 같은 영화,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라는 평이 많아 걱정했는데 뭐 사실 영화에도 못 미치는 영화들이 즐비한 세상 아닌가. 그래서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적어도 연애에 있어 부딪히게 되는 어떤 고민에 대한 딮(Deep)한 부분 정도는 건드릴 줄 아는 영화였다. 예쁘고 잘 생긴 사람들을 정말 예쁘고 잘 생기게 찍은 영화인데, 사실 여기가 좀 위험한 대목이었다. 외적 우위에 손을 들어주는 태도가 영화 전체를 감염한 듯. 여기에 이성애로 완성되는 결혼 제도로의 순탄한 도로를 닦는 이야기라, 이 험난한 연애의 길을 닦는 것은 미남들의 몫에 돌아가 그렇지 않은 배우들을 순간 우습게 만드는 예의없음을 자주 범하였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처럼 즐거운 쾌감으로 가득찬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기조는 알겠다. [리쎌 웨폰]의 한 대목을 떠올리는 장면도 있고, [주먹이 운다] 같은 자신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대목도 있다. 지겹지 않고 재밌고, 평일 저녁에 관람하여도 관객들의 폭소가 그대로 전달되어 감정이입이 쉽다. 하지만 이제 레퍼런스를 운운하며 영화 만드는 재미를 말하는 단계는 지나지 않았을까. 생각만큼 즐겁지 않았고, 몇몇 등장인물들의 등장과 퇴장은 거의 필요없는 대목이었고 무엇보다 재밌지 않았다. 이 영화와 가장 닮았다는 [부당거래]가 몇몇 등장인물들의 참혹한 결말에도 마지막에 쾌청하게 보였던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질서가 이렇다라고 다이제스트하게 정리해주는 듯한 긁어주는 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테랑]의 ..
러브 앤 머시의 송 프로듀싱은 Atticus Ross가 맡았는데, 아시다시피 그는 트렌트 레즈너(나인 인치 네일즈)와 더불어 데이빗 핀처의 근작 라인업 사운드트랙에서 자주 봐온 이름이다. 그만큼 사운드 설계에 신경을 쓴 작품이고 이 공력은 후반부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버지의 폭압으로 한쪽 귀의 청력을 거의 상실한 음악 만들기의 시작, 절정가도의 성공 시대에 비틀즈(좀 더 정확하게 지목하자면 폴 매카트니)에 대한 컴플렉스에 의해 자신(들)만의 걸작 시대를 개막하다 내외부적인 압력으로 날개가 꺾인 자아로 침대 위에 내내 봉인된 삶을 살았던 브라이언 윌슨의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교차하고 엉키고 정돈된다. 이 광경을 유려한 테크놀러지와 편집으로 펼쳐 놓는다. 물론 영화 초반부터 쌓인 배우들의 호연이 ..
- 최근 10여년간 가장 행복한 영화인은 사이먼 페그가 아닐까.- 미셸 모나한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단 헌트와 완전히 결별한 것일까. 출연료가 오른걸까.- 그래도 키스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매번 국장을 갈아치우는 IMF....- 신디케이트는 실은 미국이 CIA다 IMF다 뭐다 해먹는게 싫어서 영국이 만든 질투의 결과물이었나... - 바이크 액션이야 당연히 시리즈의 악몽이었던 2가 떠올랐고,- 시리즈가 쌓이면서 중첩되는 액션의 코드는 익숙하면서도 좋았으나, 나는 3과 고스트 프로토콜에 비해선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악당, 얼굴 작다...- 결국 이번에도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팀플레이는 나오지 않았다. 이단 헌트 무비인거 알지만...- 뭔가 길고, 진지하게 적게 되지 않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