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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오프닝 크레딧에서부터 영화가 보여줄 태도를 예고한다. 우리는 히어로 시리즈에 탐닉하는 영화 산업에 대한 자체 패러디를 할 것이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험난한 히어로물 이력을 거론할 것이고 인생과 죽음에 대해 한치도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이력(첫번째 형태의 데드풀 - 그린 랜턴의 악몽...)을 스스로 비웃고, 관련 연계 시리즈(엑스맨, 엔딩 크레딧의 스파이더맨 관련 비쥬얼)에 대한 농담을 자주 뱉고, 인종-장애 비하를 의도적으로 자주 한다. 여기에 자위행위를 비롯한 음담패설, 사지절단을 기본으로 하는 액션들이 과잉 분출된다. 명료하다. [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자장과 계약 관계 바깥에 '당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완..
- 넷플릭스로 본 마지막 작품이다. 3가 아니라 2다. 드림웍스에게 있어 쿵푸 팬더는 (회차가 거듭할수록 평가가 안 좋아지던)슈렉에 이어 든든하게 앞날을 책임질 시리즈인 모양이다. 하긴 중국 시장을 설득햇으니 이제 무서울 것이 없겠지. 이번에는 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 오리 아빠는 포를 두고 누가 나를 속 빼닮은 네가 내 아들이라는걸 의심하겠니? 같은 슬픈 개그를 또 뱉는 듯하다 - 교두보 같고, 실제로도 뭔가 [제국의 역습]을 밝게 뒤튼듯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 귀가 즐거웠던 이유는 역시나 게리 올드만 덕분. [제5원소]의 징징대는 악역풍 목소리라 좋았다. - China를 역시나 중원이 아닌 중국으로 번역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던데, 확실히 중원으로 번역하면 이 시리즈의 기운이 좀 살 듯..
히어로물 프랜차이즈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으나, 블럭버스터와 작은 작품을 오가던 브래드 피트 가 택한 대중적 라인업은 이것이다. 효과적일까? 베스트셀러를 개인 영웅 캐릭터로 축소시켜 놓은 것은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한 모양이다. 게다가 좀비들은 세상에 둘도 없을 속도감으로 뛰쳐 나오기도 하지만([나는 전설이다]), 어떨 때는 그냥 엄블렐러 코퍼레이션([레지던트 이블])의 좀비들처럼 다소 굼떠 보이기도 하다. 영화는 각 지역별로 피치 못하게 옮겨 다닐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행보를 쫓아 좀비 장르물의 양식을 재현하는데 제법 치중한다. 재밌고 시간은 잘 가는데, 저 장대하고 거창한 제목에 비해 아직 알파벳 A의 점도 못 찍은듯한 이 기분... + 넷플릭스로 봤습니다.
채닝 테이텀의 초기 퇴장에 따른 브루스 윌리스 수혈을 하였음에도 2편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요란하고 꼴보기 싫었지만 1편의 멤버들 상당수가 퇴장하여 허전했고, 영국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세계적 위기를 고조시켜도 스케일은 줄어든 듯하다. 스톰 쉐도우 쪽 이야기를 조금 틀면서 비중을 높여 집중을 요구하긴 하는데, 시리즈를 계속 따라가게 만드는 힘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 넷플릭스로 보았다.
그나마 모기기라는 용어를 가지고 서비스를 하는 업체에서 일한 경험 덕인지 기본적인 이야기가 돌아가는 모양새는 알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영화 속 용어에 대해 제대로 짚고 넘어가려다 어느 순간 결국 흐름을 놓쳤다. 그런데, 재밌다. 당신이 놓쳐도 상관없다는 자신감 넘치는 연출의 말투는 톰 크루즈,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대중문화 아이콘과 미국 문화 전반의 다양한 풍경을 구겨 담아서 시대별로 믹스해서 보여준다. 그러면서 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갈래갈래로 이어간다.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상상을 초월할 국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목전에 두고도,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밖에 없는 경제 동물 캐릭터에서부터 이론의 입증의 과정에서 고통 받다가 결국 초극의 수준에까지 이르는 인물, 개인사의 거대한 후유증을 안고..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공교로운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이 작품으로 인해 과연 레오가 오스카를 수상할 것인가 하는 대목일 것이다. 그런데 이 악전고투 안에서 개개별의 고생은 제법 생생한 것이라 되려 감독의 끝까지 가는 무시무시한 근성에 제법 질리는 것이다. 여기에 촬영 감독의 자연광 고집까지 겹치니 얼마나 많은 욕망과 헌신이 투사된 작품인 것인가 감탄도 하고 탄식도 나오는 것이다. 레오가 잘했다면, 톰 하디는 훌륭하고, 나머지들도 잘해내었다. 무엇보다 이 압도적인 자연 안에서 뒹구는 인간들을 보면 던져주는 물소 생고기라도 얼마나 큰 수혜인지 괜시리 위축되는 것이다. [레버넌트]의 자연은 비록 거대할지언정 높게 솟은 침엽수림들은 인간들을 가두며 계속 따라다니는 감옥 같고, [헤이트풀8]의 여..
타란티노 영화 관람의 묘미는 정을 줄 인물 하나 없는 마당에서도 어느새인가 이들의 수다와 관계망 안에서 서스펜스가 야기되고, 우리가 그것을 몰입해서 보는 순간의 마법을 자각할 때 발생한다. 존 카펜터의 [괴물]에 대한 영향을 상기시키듯, 고립된 설원 위의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를 곁눈질하던 군상들이 중후반부터 피로 비벼댄 팥죽을 만들어댄다. 나래이션이 끼여들고, 사건의 전모를 알려주는 과거 장면들의 잡다함이 절대 잡다함이 아닌 재담꾼의 재주로 비치게 하는 장기도 여전하고 이 더러운 판들을 같이해 온 배우들과의 유대가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필름 포맷을 지키기 위한 외로운 분투마저도 너무 재밌겠다!라고 말하게 하는, 하여간 인물은 인물이다. - 타란티노는 사무엘 잭슨이 예뻐서 죽을 지경인 모양이다.- 여성비하..
섹스와 알콜 중독에 의한 숙취로 인한 피로를 오전의 코카인으로 해장한다. 이미 삶의 어떤 부분이 붕괴된 사람이다. 그런데 그날 그는 가장 영웅적 면모를 발휘한다. 여기까지면 삶이 아이러니한데, 어떤 순리에 의해 주인공을 기다리는 것은 어떤 심판이다. 그것의 신의 존재에 의해서일수도 있고 - 생각해보면 로버트 저메키스는 [콘택트]에서도 묘하게 이런 쪽으론 신경쓰이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 법치와 윤리로 흘러가는 인간사회의 작동에 의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근면하게 그 과정을 그려내는 연출과 덴젤 워싱턴의 언제나 그럴싸한 호연이 작품에 대한 신뢰를 만든다. - 넷플릭스로 관람이 아닌, 시청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