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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이렇게 쥬라기 공원의 3부작, 쥬라기 월드의 3부작이 이렇게 장대하게 막을 내렸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극 중에서 심심찮게 쥬라기의 백악기 고생물학의 역사를 언급하긴 하더라. 물론 적지 않은 관객들의 불만은 작품이 메뚜기 월드냐는 식의 비아냥에 기인한다. 30여 년의 역사와 함께 했던 존 윌리엄스의 테마를 곳곳에 살리는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도 나름 준수하고, 콜린 트러보로의 연출도 제 역할을 한다. 공원 3부작의 주역이었던 샘 닐, 로라 던, 제프 골드브럼이 월드 3부작의 젊은이들과 더불어 고군분투하는 것도 나름 좋았거니와 그들이 여전히 스필버그식 서스펜스 안에서 차량과 구조물 안에서 위기와 봉쇄를 이기는 방식도 익숙해서 좋았다. 반면 이런 인물과 연출에 배치에 이어 악당은 어떠한가. 극중 바이..
[퍼스널 쇼퍼]를 선택해서 봤던 당시는 [스펜서]가 개봉할 당시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필모를 챙겨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가만히 있던 로버트 패틴슨의 근작 [더 배트맨]의 개봉 시점에 [굿타임]을 봤던 것도 이런 생각의 갈래 덕이었다. 모든 것의 이유였던 [스펜서]를 이제야 볼 수 있었다. 나탈리 포트먼이 출연했던 [재키]에 이어 파블로 라라인의 2번째 여성 실존인물에 대한 팩션이다. 그가 연출했던 [네루다]와 달리 역시나 [재키]에 이어 다이애나 스펜서의 인생 한 챕터를 말했다는 점에서 여성과 그를 둘러싼 삶과 결의 예민한 톤을 말하는 익숙함을 이번에도 보여준다. 실상 우린 다이애나 스펜서의 삶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익히 알기에 작품이 시작하는 시점부터 작품 속 등장인물의 일거수일..
이번 시청의 동기는 자연스럽게 [드라이브 마이 카]의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을 챙겨보자는 심산이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의 얼개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작품인 것처럼, 이번 [아사코] 역시 시바사키 토모카라는 작가의 소설을 원작 베이스로 삼아 영화한 것이라니 류스케 감독이 희곡이나 소설 등의 주변 장르를 바탕으로 자신의 영상 세계관을 조성하는 또 하나의 전례인 셈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에도 안톤 체호프의 극작에 대한 언급이나 연극을 둘러싼 등장인물 같의 가치관 설파들이 들어간 것을 보니 참으로 이런 고민과 얼개가 그에게 중요하구나라는 끄덕임을 하였다. 작품은 짧게 적자면, 젊은 남녀의 연애담이다. 서로가 매력적인 것을 아는 이들의 이끌림과 시작과 거짓말 등. 거기에 바쿠..
현재 판데믹 이후 진정 무드에 닿은 극장가에서 여러 우려를 딛고, 준수한 평가와 성적을 얻는 [탑건 : 매버릭]의 감독 조셉 코신스키 연출, 여기에 역시나 여름 시장에 공개될 [토르 : 러브 앤 썬더]의 크리스 헴스워스 출연 등을 등에 입은 넷플릭스 신작 [스파이더헤드]는 이번에도 적정 이상의 기대를 품으면 자칫 실망하기 십상이라는 미묘한 징크스를 이번에도 보여주었다. 조센 코신스키의 적작 중 하나인 [오블리비언]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데, 아시다시피 애플의 아이폰을 전범으로 삼은듯한 깔끔한 프로덕션 디자인 등 눈길을 낚는 요소는 여전함은 물론이고 인간을 인간됨으로 설명하는 근본적인 준칙이 뭘까 묻는다는 점에서 연출자의 의외로 일관된 주제를 담고 있다. 괜히 아는 척하며 인용하고픈 푸코의 클래식 를 떠오..
네가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길 했던 게 아마도 내가 병동에 있던 때였던가.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가 화면 안에 흐르며 지켜야 할 대상에 대해 투혼 하는 보디가드의 헌신이 홍보 영성에 나오던 게 엊그제 일 같았는데, 어느새 시리즈는 2편이 되어 지금은 그 1년이 지났구나. 보디가드의 헌신과 순애보를 보여준 두 짝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 연출은 두 편 공히 패트릭 휴즈. 이렇게 기복 없이 순항했고 좋든 나쁘든 품질을 유지했던 모양이네. 당시에 네가 보고 왔다고 했고, 아주 무난하게 봤다고 하던 게 기억이 나. 나름 긍금했던 참에 마침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이 되어 나도 볼 수 있었어. 다행이지. 자 - 작품은 준수했을까. [데드풀] 이후 이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일종의..
1.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1984년 [고스트 버스터즈]의 스매시 히트 이후 그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약했던 2편 이후 나름의 노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는 고스트 버스터즈식 서사의 외계 크리처 침공물 버전인 [에볼루션]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데이비드 듀코브니 같은 배우나 심지어 고스트 버스터즈 시리즈의 4인방 중 한 명인 댄 애크로이드가 카메오 격으로 출연하는 등 나름의 계보를 그린 작품이긴 했다. 2. 이후 여러 남성 관객들이 치를 떠는 여성판 [고스트 버스터즈]가 2016년에 공개 되었고, 이반 라이트먼은 프로듀서의 이름으로 오리지널에 대한 계보를 여전히 이어갔고, 마침내 2020년엔 이 줄기의 정통을 자처한 리부트로서의 [고스트 버스터즈]가 세상에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반 라이트먼..
모던 건축학의 메카 콜럼버스에서 건축물을 두루두루 살펴보는 남녀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담배를 피기도 하고, 서로의 흠집이 난 일상 등의 이야기로 서로 간의 시시콜콜 교감을 나누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 - 그는 최근 잔잔하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애프터 양]의 감독이기도 하다 -은 존 조와 헤일리 루 리차드슨, 두 배우를 조용한 콜럼버스 교정에서 상호 간의 교감의 짝으로 내세운다. 둘 사이엔 우리가 흔히들 연애 감정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묘한 선을 그리기도 하는데, 예상하겠지만 거기까지 넘어가진 않는다. 악수와 포옹으로 대변되는, 소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깔끔하고 건강한 매듭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전에 관람한 [드라이브 마이 카] 속 남녀의 이야기도 연상되기도 했다. 존 조는 아버..
사랑의 단짝,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배우자를 찾아주는 호텔이 있다. 커플 메이킹 서비스가 자리 잡은 현대 사회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시점과 손길로 설계하면 어떻게 불길한 기류가 조성되어 만들어질까. 45일 만에 커플이 되지 못한 이는 그가 원하는 동물이 되고, 이 커플링 미션에 참여하지 않은 외톨이 그룹원을 마취총으로 사냥하면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하루 추가된다. 호텔에 숙식하는 기간 동안엔 안정된 식사가 제공되고, 성관계에 준하는 터치를 받거나 교육을 받거나 이성 간의 댄스와 서로 간의 호감을 표할 수 있다. 직접적인 섹스나 자위행위는 금지되고...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에서의 사냠총, 돼지를 흉내 내는 춤, 그리고 [킬링 디어]에 일관되게 자리한 불길한 기운 등을 생각하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