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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53 ) --- -- - ---- 긱스 「More Than Ever」 ‘그 어느 때보다도’를 절박하게 말라붙은 성대에도 부족한 습도를 모아 끓이며 부르는 목소리와 이와 연대하는 브라더후드 싱얼롱, 짧은 러닝 타임을 최대한 효용 있게 활용하는 양보 없는 구성. 완강한 구관명관 장르 원칙에서 여전히 빛바라지 않은 태도, 관용을 발휘해 변화할 의욕을 일체 내비칠 생각이 없는 철벽 세상을 향해 오늘도 드세게 부딪힌다. 이 멍투성이 음악이 청자를 뭉클하게 만드는 순간, 또 하나의 반복. ★★★ 윤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윤하에게 있어 ‘비’..
[아키라]는 [공각기동대], 지브리 라인업,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등과 함께 불법으로 구운 CD를 상영회라는 명목으로 1000원씩 받아 학교 영화제에서 재생해주던 타이틀 중 하나였다. 격동의 90년대 중후반. 극장에서조차도 [아키라]가 홍콩 애니메이션(제목은 이른바 [폭풍소년])이라는 거짓 변칙 개봉했던 시절이었다. 온전한 상영 환경으로 - 영상자료원 상영 - 관람한 [아키라]는 이렇게 다시 제대로 보는 것조차가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영화였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을 무지막지한 파괴를 향한 에너지가 가득하였다. 그리고 그런 파괴욕이 ‘모든 것을 깨끗이 청소하고 소거해야 다시 재생한다는 생명 예찬’이라는 변명까지 배치하는 당당함이 서려있다. 90년대 중후반 도드라진 성우 팬덤이나 소년소녀 허무주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47) === == = ==== 보수동쿨러 「0308」 부산 중구 보수동보다는 그나마 동래구 명륜동과 연이 있었지만, 타지역을 말하는 것은 무기력을 수반한다. 바로 떠올리는 부산 씬의 세이수미가 회고와 어떤 지역성의 기류를 대변한다면, 보수동쿨러는 이렇다저렇다 어쩌고저쩌고하는 문장을 채우는 요식 행위의 무기력을 고백한다. 잽을 연신 날리며 몸통 여기저기에 멍 자국을 날리는 리듬과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아무래도 좋은 활기와 기세가 곡을 휘감는다. 이 쿨하고 근사한 트랙은 도입부터 마무리..
인피니티 사가의 장대한 여정이 이렇게 마무리된다. 그동안 사람들의 MCU에 대한 익숙함은 급기야 피로감으로 전이했고, 이는 역으로 MCU의 새로운 Phase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유력하게만 보인다. 이런 내부의 분명한 위협에도 마블의 승승장구의 비결은 명확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린 해냈다.” 이 자신만만함이 극단으로 드러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휘황찬란한 막바지 액션들은 서사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논외로 만들어버리는 과시로 충만하다. MCU에서 좀체 찾아보기 힘든 파행적인 에너지와 과욕으로 가득한 [맨 오브 스틸]의 시도를 제외하고는,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력을 관망시키는 힘을 매번 불안하게 지탱하는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 거둔 반쪽 승리들은 아쉬운 연타였다. MCU..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40 ) === == = ==== 더스카재즈유닛 「Be Nice」 임채선스카재즈유닛이라는 밴드명은 정관에 더(The)가 붙어 더스카재즈유닛이 되었다. 박진감과 요동의 본능을 지닌 스카는 먼발치를 걸으며 역사적 연을 맺었던 재즈와 다시 만나 한결 풍성해지고 유연함을 장착했다. 이 만남은 역사와 삶의 고단함을 흥과 교환한 남미 음악의 톤을 본의 아니게 닮아 버렸는데, 이게 어쩌면 한때 관성 젖은 입버릇처럼 월드뮤직이라 손쉽게 표현해오던 크로스오버 장르의 본래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 미디안 「Faded Competition」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