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2/04 (18)
Rexism : 렉시즘
http://musicy.kr/?c=zine&s=1&gp=1&ob=idx&gbn=viewok&ix=7902 콩코드 (Concord) 「무지개꽃 피어있네」 낭랑한 보컬과 단조롭게 들리는 곡의 진행 위에 얹어진 베이스의 흐름은 긴장감을 선사하기보다 곡이 가진 예스러운 음악의 계보를 나른하게 재현하는 구성으로 들린다. 언뜻 이런 창작과 색채는 지윤해 같은 음악인의 작업도 떠오르게 한다. 현재까지 한국 록 역사에서 긴 생명력을 입증하고 있는 사이키델릭을 재현하며 들려주는 '은근히 서글프게 들리는 분위기'는꽤 인상적이다. 보컬은 물론 기타와 베이스, 일렁이는 오르간까지 원맨 밴드를 진행한 오지호의 성취가 듣는 이의 인지를 자극한다. 자주 볼 수 있는 이름이길 바라며. ★★★1/2 http://musicy.kr/?..
작품의 주 무대가 되는 우주군 자체가 일단은 트럼프가 차설에 힘을 실은 조직이라고 한다. 사실 우주라는 영역을 선점하고, 세계 최강국이라는 과시욕을 채운다는 점에서 레이건 시절의 '스타워즈 프로젝트'(전략방위구상 : SDI)를 자연히 연상케 하는데 현재 알다시피 바이든 정부는 이 우주군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욕적이진 않아 보여 한결 다행이긴 하다. 어쨌거나 본작의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는 물론 트럼프의 이 우주군 창설 자체 등을 비꼬자는 의도로 맘든 작품이다. 트럼프가 집권 당시 이행한 여러 헛짓에 대해선 직금도 당연히 우스개의 후일담 소재가 되는 것이 현실. 그걸 스티브 카렐이 주된 서사로 만든 이 맥락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알다시피 그가 미국 버전 [오피스] 시리즈로 지금도 단골 짤방과 캐릭터들을 ..
노랗게 익은 늙은 호박에 원래 저렴하지만 마트에서 행사로 판매한 흔한 오이, 은근히 가격도 적합하고 상태가 양호한 것을 만나기에 운이 따르는 아보카도, 최적의 반숙을 만드는데 나름 심혈을 기울였던 달걀, 여기에 곁들이는 주방에서 간략하게 만든 요거트와 살짝 얹는 치즈. 경기도 텃밭에서 직접 키우고 따온 큼직한 고구마.(얘가 정말 맛이 근사하다. 분명 기대 이상의 작물. 오븐에 넣고 해먹으면 거리 군고구마 보다 훌륭하다!) 이 모든 것을 한데 먹으면 제법 실한 식사가 된다. 이걸 태만하게 방치하지 않고 바로 설거지하면 제일 좋은 하루의 마무리다. 만약 여건과 기분이 허락한다면 로컬 막걸리나 3캔에 1만원 행사를 하는 편의점 맥주를 안주 없이 깔끔히 마시면 더욱 좋다. 이렇게 간략히 언급한 내용은 나름 경험..
밥 오덴커크는 이름만 올리면 낯선 존재인데,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스핀 오프라 할 수 있는 [배터 콜 사울]의 주인공이라면 오-하고 알아보실 배우일지도? 최근 [작은 아씨들]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라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듯하다. 배터 콜 사울에서 자신이 1초짜리 케빈 코스트너 외모라는 언급을 한 대목도 그렇고, 코미디 극작 등의 활동에서 재능을 발휘한 사람이라 내게도 어느새 친숙해진 얼굴이다. 이와 더불어 본작의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는 [하드코어 헨리]의 연출을 했던 사람이라는데, 나는 관람하지 않았지만 [하드코어 헨리]로 나름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다른 이들의 리뷰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크지 않은 비용으로 경제적인 선을 지키며 유혈 낭자한 액션물에 익숙한 노선의 연출자로 보였다..
기타가 송메이킹과 사운드를 주도하는 밴드, 이름은 밴드지만 현재는 2인조 구성. 주변의 시선에서 부모와 동급생 등 공히 곱진 않지만, 그는 매번 밴드의 드럼 포지션에게 메탈 클래식들을 추천하고 장르의 고양과 혈기를 권장한다. 기타 녀석은 자신들이 포스트 데스 메탈을 하고 있다고 자처하는 그는 밴드명도 일찌감치 스컬퍼커로 정했던 참이었다. 세상과의 불화는 당연히 자처했고 앞으로도 감수할 모양이다. 고색창연하게 Judas Priest와 Metallica의 주요 넘버들을 베이스에게 추천하는 기타에겐 현재 비어있는 베이스 포지션의 자리에 여성이 가세하는 것 자체가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작품의 곳곳에 흐르는 Bach의 1번 무반주 첼로 1번 사장조 BWV 1007의 무게감 있는 선율은 자신이 추구하는 메탈 돼지로..
이글루 《우리는 빛으로》 무엇보다 음반의 표제작이기도 한 타이틀 싱글이 가진 매력이 만만치 않다. 휘감기는 신스 사운드, 장영은의 천진한 보컬과 쨉쨉한 기타, 이왕동의 브러시 드러밍 등이 어우러지면서 동요 속 합창 같은 코러스들이 어떤 시절의 회고를 부끄럽지 않게 발산시킨다. 전반적으로 착하고 온기 있는 밴드 음악을 들려준다는 인상을 주는데, 《우리는 빛으로》는 물론 《나무의 정수리》 역시 이런 톤의 연장선에서 음반을 인식시킨다. 추억과 기억에 의존한 기억의 이야기에 이어, 현재의 나를 왜소하게 만드는 세상의 육중한 크기... 그와 대비되는 화자의 쓸쓸함까지 이어진 콘셉트의 서사로 자연히 공감을 낳는다. 언급에 무리수가 있음을 알지만, 이 좋은 인상을 표현하기 위해 감히 '여행스케치'의 재래 같다는 언급..
중소기업판 [미생]이라는 호평(?)에 힘입어 시리즈가 어느새 시즌 5에까지 이르렀다. 시즌 1~3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연출과 각본을 베이스로 기틀을 만들었다면, 시즌 4에서부턴 자체 프로그램의 라인업이 필요했던 왓챠의 지원을 안고 나름 공세를 강화했다 볼 수 있다. 사실 빠니보틀 박재한의 JH미디어가 유튜버 시청자를 안고 성장했던 반향에 비해선 시즌 4의 반응은 아주 좋지만은 않았다. 캐릭터 붕괴나 서사 전개에 대한 거창하고 험상궂은 피드백이 많았고, 시즌 5로의 연계도 우려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여전한 기조는 '좋소'로 대변되는 '좋같은 중소기업' 안의 구성원들의 순탄치 않은 일상과 드라마적인 에피소드의 연속을 보여준다. 당장 인물들의 성장이나 개선된 미래를 제시하기엔 분명히 부족함투성인 소..
빅나인고고클럽이 자년 연말부터 절치부심하여 여러 고민을 반명하고 있습니다. 올해 첫 목록에 저는 유대해, johnahasabigmouth, 탑시의 음반과 싱글 등에 멘트를 보탰습니다. 유대해 EP 《테이크온》 청춘.죽음.천국... 이처럼 강렬하고 서로 대비되는 2음절의 한글 단어의 조합이 인상적인 밴드. 수록된 곡들을 들으면 알겠지만, 삶의 여러 면면을 한데 포괄한 이들의 밴드명처럼 음악 자체가 포크록에서 시작해 얼터너티브 메탈에까지 근접하는 출력의 에너지와 3인조 밴드가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움을 들려준다. 언급한 포크를 비롯해 메탈에까지 육박하는 이런저런 이면에 밴드의 현재와 함께 앞으로의 행보를 자연히 기대하게 된다. 록 씬에서 뭔가 하나라도 등장해 발산하길 바랐던 이들에겐 반가운 존재일 듯.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