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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 에일리언 : 커버넌트라고 표기하는게 편한데, 정작 개봉명은 에이리언 : 커버넌트네요. 슬픕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많은 힌트를 주지 않음에도 그 묵직함과 품격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사운드와 미술은 흠잡기 힘들었고, 시리즈 팬에게 안겨주는 적절한 전율도 좋았다.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 이 작품의 성공비결은 아니었지만, 비워있어도 채워졌다는 깊은 인상은 아직도 남아있다. [에일리언 : 커버넌트]는 예상만큼 몇가지 정보를 더 주긴 하지만, 프로메테우스의 품위를 계속 유지하지는 않는다. 조금 더 에일리언 무비다워졌고 확실히 블럭버스터에 가까워졌다. 몇몇 군데는 음악이 좀 바보 같아졌고, 어째 리들리 스콧은 데이빗 핀처와 장 피에르 주네의 영향력을 역으로 흡수한 듯한 대목도 보인다. 고딕 호러 비슷한 ..
- 의외로 [인피니티 워]에 이야기가 많이 종속되지 않아 그건 좀 의외였다.- 1편은 어떻게든 타노스 한번이라도 더 보여주려 한 것을 상기한다면 말이지 - 쿠키가 많아도 정작 후속편 예고나 MCU 떡밥보다는, 아담(워록) 대목 외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뭐 결과적으로는 이 네다섯개의 쿠키 내용들이 향후 내용들과 어떤 연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 색상이 참 예쁜 영화다, 퇴장을 염두해둔 것이겠지만 욘두의 침 액션은 참 좋았다. 커트 러셀 밀랍들의 질감도 징그럽고 좋았다. - 영화는 초반의 우려와 달리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맨티스 부분은 나쁜 것들 투성이다. 아둔한 아시아 미녀 여성 비하의 기운이 넘실넘실 넘치고 반성하지 않는다. - 어쨌거나 MCU를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영상으로 왓쳐를 ..
[감시자들]을 상기해보자. 조의석 감독이 [일단 뛰어]의 연출자인 것을 아직도 기억하는 나같은 사람의 입장에선 그건 대단한 도약으로 비친다.(난 아수라의 정우성 보다 감시자들의 정우성이 훨씬 좋다. 뻣뻣하고 배경 설명이 많이 없을수록 정우성이 더 탄탄하게 보이는 마법!) 이제 감독은 [감시자들]에서 더 나간다. 해외 로케를 나가고. 국가 수립 이래 최대의 사기범죄를 단죄한다. 짠짠-. 배우들은 제 몫을 하고 - 가령 다른 감독들이 인물 설정을 내세우고 백윤식 같은 중장년을 캐스팅할 인물을 조의석은 이병헌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다른 분위기를 조성한다 - 전반적으로 감시자들 못지 않게 흐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강동원이 맡은 인물은 체포라는 목적 하나만으로 달려가는 윤리 교사 같은 인물이다. 감시자들의 정우..
분노라는 단어에 어울리게 영화는 전반적으로 뿜어나오는 화를 발산해내고 연출도 힘이 넘친다. 그 힘은 사실 근간의 한국영화의 영향을 수혈한 듯도 한데, 실은 근간의 일본영화들이 그렇듯 섬세하고 정제된 맛이 더 강하다. 다른 감독의 작품 [고백]의 경우 그 에너지를 추동한 것은 '중2력'인데, 이번의 경우는 '의심'이 키우는 마음의 종양인 듯하다. 왜 저렇게 힘을 써서 캐스팅했을까 했던 배우들은 그래도 비중 안배 덕에 제 할 일은 하고 퇴장해서 안도감이 들긴 하다. 그럼에도 미일 외교관계의 알레고리 격인 여고생 강간 장면 같은 장치는 참으로 불편한 것. 거기서 뿜어나오는 분노와 파괴의 몸짓들은 복잡한 심사를 부추긴다. 동의하기 힘든 연출이었다.
상당히 직접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서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민희를 위한 큰 한마당을 펼친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피지컬의 한계가 분명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의 김민희의 연기는 탁월하다. [화차]와는 다른 연기이기도 하지만 홍상수의 작품 안에서도 우뚝 설 경지다. 그녀는 사랑의 항구성에 회의하면서도 - 송선미는 극중에서 유난히 '평생 갈 관계'를 자주 말한다 - 때론 천착하고, 때론 광인처럼... 아니 잠자리에 눕는다. 추운 잠자리이긴 하지만. 술자리가 홍상수의 여느 작품들처럼 중요한 영화이면서도, 극중의 주인공 그녀는 배고픔에 대해 솔직히 토로하고 자주 발산한다. 그럼에도 웃을 여유보다는 작품을 지배하는 정조는 어둑함(밤의 해변에서?)과 어떤 깊숙한 비애다. 저벅저벅 걷는 김민희..
근 미래를 다룬 픽션이었던 [마션]을 떠올려본다.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한 지상의 수많은 이들의 계산과 정치적 입장, 수치와 조직의 문제. 그럼에도 그들의 임무는 성공하고, 나사는 여전히 미국의 자랑으로 자리한다. 아직도 수많은 이들의 꿈이 되어. [히든 피겨스]는 이토록 미국의 자랑인 나사가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자국의 역사와 인종적 이슈를 극복했어야 함을 새삼 알려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으로 나오기까지의 몇몇 소수들의 분투가 있었음을... 영화적으로 훌륭하다기 보다 이야기로 훌륭한 쪽에 가까운 본작은 사실 몇몇은 다소 교조적이고 훈훈한 교육적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다. 화장실 명패 에피소드가 대표적으로 그러한데, 그럼에도 유색인종 커피포트 이야기와 맞물려 60년대 + 흑인 + 여성..
- 피터 잭슨의 킹콩에서 바스타토사우르스 렉스가 하던 역할을 여기서는 스컬 크롤러가 하는 셈이구나. - 고질라의 경우처럼 뜸을 들이거나 하지 않는다. 바로 날렵하게 등장하고 파괴한다. 덕분에 인간과 콩의 관계에서의 유기나 교감은 약하다. 심지어 콩과 여성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는 어떤 폭력적인 에로티시즘도 제법 희박하다. 천만다행일까. - 지옥의 묵시룩을 표방하는 듯한 포스터 디자인에서부터 괴수물의 본산지 일본에 대한 예우를 표하는 것까지 바쁘다. 여기에 투자해준 중국 자본에 대해 구색을 갖추기도 해야 하고... 영화 산업의 본질이 원래 그랬지만 좀 불쌍한 구석도 있다. - 그래도 호연을 펼칠 기회 없이 바보들이 되어야 하는 배우들은 좀 안됐다. 존 굿맨은 여전히 잘 하고 있고, 스타워즈 프리퀄을 기점으로..
처음엔 성장 드라마려니 했다. 몇몇 대목은 마치 [보이후드]처럼 인생의 기점이 되는 대목을 굳이 새기지 않는다.(가령 후안이 어떻게 샤이론의 인생에 더이상 개입하지 못하게 된 사고가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짐작만 할 뿐) 그럼에도 2부 '샤이론'에서 이 영화의 중요한 대목이 될 사건이 분명하게 일어난다. 1부에서 후안이 말한 '인생에서의 선택'은 확 박히는 남은 인생에의 경구가 되면서도, 결국 다른 방향으로 불행히 실현된다는 점에서 더 각인이 되고 말았다. 샤이론의 인생과 정체성을 분명케 해준 일은 2부에 나타나고, 그것은 3부를 결정짓는다. 결정짓는다라는 말이 부족하다. 불분명한 앞날의 인생에서 어떤 기억될 분명한 빛을 남긴다. 아련하다. 블랙 무비라는 건방지고 위험한 표현을 허락한다면,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