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에 해당되는 글 14건

  1. 11:39:33 [지옥]
  2. 09:15:45 [만달로리안] 시즌 1
  3. 2021.11.21 [아케인]
  4. 2021.11.19 [크루엘라]
  5. 2021.11.16 [루카]
  6. 2021.11.15 [소울]
  7. 2021.11.15 Single Out 374회 - 국빈관진상들, 아톰뮤직하트
  8. 2021.11.12 김혼비 [다정소감]
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27. 11:39

최규석의 그림을 보고 허영만이나 허영만의 후계인 윤태호에 버금가게 한국인의 표정을 잘 그리는 작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집이 강하고 고집이 강한 속물의 찌든 표정들, 그중 최규석은 젊은 사람들의 표정을 잘 그렸는데 그런 화풍이 연상호를 만나 때론 셀 애니메이션으로, 또는 아예 세계관을 확장하는 영상물로 만개하게 되더라. 그런 자가들의 이력은 [지옥]에 의해 만개된 듯한데,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일 텐데 기어코 결론을 내리긴 했다. 신의 단죄와 심판, 그 기준과 정도에 대해 일개 인간인 우리로선 설정을 잡기 힘들진 대 그들은 그걸 하였다. 변종 바이러스가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작금의 상황에서 생각하면 그 점이 더 와닿더라. [지옥]에서도 극 중 종교 단체와 오만한 인간들도 자신들의 판단에 섣부른 자신감을 내보이기 주저하던데 오죽하랴. 작품 본편의 석연치 않은 뒷맛과 귀결이 이런 점에서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런 걸 자연스러워한다는 게 오히려 오만한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범주겠지. 시청자로선 그저 예상하지 못했던 배우 김현주의 기량이었다. 이 사람이 이런 에너지를 품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깨달음. 몇몇 대목은 [마이 네임]의 한소희 보다 더 후련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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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27. 09:15

영미권 크리에이터가 스타워즈 덕후임을 고백하는 것은 제법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스타워즈 세계관의 바운티 헌터들이 바글바글한 웨스턴 풍의 드라마 역시 한 번은 자연스럽게 등장했을 법한 작품이긴 하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들쑥날쑥한 성취 이력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디즈니 산하 라인업에서 총애를 받는 존 파브로가 진두지휘 중인 작품이다. 스타워즈는 알다시피 구로사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물의 뿌리는 물론 훗날 [듄] 등의 현대 고전에서까지 영감을 제공한 원천이다... 같은 설명이 새삼 필요할까. [만달로리안]은 이 원천의 줄기 중 하나를 다루고 있다. 일종의 아이 품고 떠도는 로닌 스토리는 이런 식으로 변주의 쾌감을 제공한다. 그걸 스톰 트루퍼, 그들이 탑승하는 스피더, 형식적인 프로토콜에 충실한 드로이드, 은하계 생태계가 양념으로 들어가 있고 마치 오랜만에 도향에 방문한 기분으로 시청자를 반기는 자와족 등 스타워즈, 그것도 클래식 시대의 재현에 충실하다. 미리 쬔 스포일러를 보아하니 시즌 2엔 루크 스카이워커도 등장하는 모양이다. 참 나... 여기에 비운티 헌터 길드의 묘사는 가히 RPG 게임에서의 인벤토리 관리와 무장의 구매와 아이템 획득에 가까운 모습이라 웬일인지 지금 세대에게도 익숙한 화법이기도 하다. 여기에 주인공의 과거와 제국의 행패에 삶의 어려움을 감수하는 인물들의 태생적인 설득력도 그럴싸하다.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 얼굴을 드러낸 배우 페드로 파스칼의 모습이나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았을 베이비 요다의 앞길은 어쩔 수 없는 시즌 2로의 터치를 낳았을 듯. 현재까지는 순항으로 보인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연출을 맡은 일부 에피소드도 있고, 작품 속에서 적지 않게 여성 캐릭터의 비중 안배 등 현대 스타워즈의 새로운 클래식 안에는 여러 고민이 스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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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21. 14:26

점심시간 직장 내 월급 루팡들의 단골 민속 윷놀이 었던 [스타크래프트(1)]의 존재감을 요새 대체하는 것은 역시나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닐까 싶다. 나의 시야에선 이 작품에 대한 인지가 고작 부모님의 생환을 묻는 대화방 에티켓 정도의 이미지였는데, 최근 [아케인]으로 인해 확연히 비뀌었다. 그렇다고 부랴부랴 게이밍 노트북 요즘 구매할만한 합리적 가격대를 알아본다 정도는 아니고, 해당 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정도로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아케인]의 배급을 맡은 넷플릭스는 아시겠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장 진입 다큐 한 두 개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이 플랫폼 자체가 게임계를 보는 시각 자체가 나름 개방적이었다. 이런 그들이 현재의 인기몰이와 함께 선사한 [아케인]은 전후 사정 떠나서 작품자체의 성취도가 제법 놀랍다.

일전에 픽사 다큐를 보며 3D 디지털 애니도 기존 영화 같이 조명과 카메라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언뜻 2D 셀 애니메이션의 외형을 가진 [아케인]의 작화와 연출은 한화 하나하나가 인상적이고 흡족했다. 기본 작화와 이를 따르는 스토리보드에 기인한 액션과 이펙트들은 일사분란한 완성을 보였다. 역시나 흡입력의 전제는 이야기 자체가 중요하겠지. 가히 이런 비유를 하자면, 난 이 작품에서 캐릭터 빌딩 이상은 물론 월드 빌딩의 어떤 경지를 느꺘다. 태초(?)에 [스타워즈]를 만든 세계관의 배경과 서사의 창작자들, 또는 [듄]의 세상을 만든 영화계 역사 상의 결과물에 못지않은 정성을 [아케인]에서 느꼈다면 심한 무리수일까.

[기생충] 이전 이후부터 인류를 따라온 문제적 테마인 빈부와 계급 차이의 서사, 마법 공학과 원동기 기술이 공존하는 스팀 펑크 기반의 세계, 고리타분한 원로회의 존재와 개혁을 도모하지만 매번 좌절하는 젊은 등장인물들,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유대가 성장 후 변질된 두 자매의 선명한 대립 구도는 시즌 1는 물론 2까지를 집중케 하는 동인이다. 짐작하겠지만 이제 이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를 넘어 한 제작사를 명운을 건 희망찬 선언으로도 보일 정도다.

라이엇 게임즈는 팝/락을 비롯 K-팝에까지 확장된 음원 시장의 강자도 자처했고, 중화권을 중심으로 캐릭터와 리그 비지니스 등에 강자였던 곳이다. 그간 시네마틱 트레일러의 완성도로 높은 지지를 받아온 절대 강자의 이미지였던 액티비전 브리자드의 입지는 이젠 아는 이들은 다 알 수준의 선명한 하락세이다. 이같은 때 [아케인]의 성취와 더불어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물의 공세를 진행 중인 라이엇의 야심은 아주 가시적이다. 그냥 캐릭터 장사로 보였던 과거에서 이젠 이 웅장한 행보를 통해 닿을 새로운 장은 어떨지 솔직히 궁금할 수밖에 없게 된 마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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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19. 15:23

잘 몰랐다. 알록달록한 검백 무늬의 달마시안이 그 유니크하고 예쁜 외모와 달리 제법 험상궂고 거친 구석이 있는 견종이라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도서와 매체를 통해서 인지했던 [101 마리 달마시안]이 주입한 이미지에 그간 속았던 것이다. 그렇다. 이야긴 디즈니로 돌아오는데, [아이. 토냐]로 인상 깊은 선 굵은 작품을 만든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은 그 작품 속 외모부터 악녀의 입지를 부각하는 문제의 캐릭터, 크루엘라를 소환한다. 

엠마 톰슨이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메릴 스티립을 연상시키는 패션업계 속 신뢰하는 거라면 자기 외엔 없는, 유력인사로 나오는데 이런 그를 하나둘 무너뜨리는 것은 젊은 에스텔라/크루엘라의 성장과 끝 간 데 없이 부풀어지며 팽창하는 사악한 자아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렇게 관계망 속에서 대립하는 두 캐릭터는 실상 [아이. 토냐]에서 끝내 화해하기 힘들었던 모녀를 닮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에스텔라/크루엘라가 패션계 속 입지를 굳히는 여러 묘사는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를 빌려오는데 때론 현대 미술 시장을 닮기도 해 제법 강렬함을 선사하고, 가족 영화 정도의 성취로 만족할 수 없는 디즈니 플러스 시대의 이 제작사를 생각하게 한다. 그래... 많이 일 벌이고 잘하니 멋있긴 하다... 

+ 몇몇은 [조커]를 언급하며, 악인의 탄생기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말하긴 하지만 너희들의 인셀 영웅 찬양은 그냥 너희들 내면의 아캄 교도소 궁전에서나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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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16. 08:03

물에 대한 묘사는 예전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한 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맑은 하늘 위에서부터 내려쬐는 빛, 충구 등으로 마을 위를 천연덕스럽게 뛰는 아이들, 바닷가에서 바다 괴물은 내가 잡을 거야 호언장담하는 다양한 나이대의 남자들, 그리고 어여쁜 디자인의 베스파, 여기에 미감을 자극하는 파스타까지, 이 영락없는 이탈리아의 묘사에서 이미 [붉은 돼지]를 떠올리기도 쉬울 테니 아무래도 [벼랑 위의 포뇨]를 만든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례를 떠올리기 쉬울 텐데, 정상적인 정규 교육을 갈망하던 외딴 소년의 마음속 성장기와 일종의 소수자 인정 욕구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단순한 선대 오마쥬 차원을 넘어선 독자적인 성취가 보인다.

한편 이 작품을 기점으로 픽사 내부에선 OTT 비지니스의 융성으로 극장 라인업에 슬슬 밀리는 정규 프로젝트의 권리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모양인데, 디즈니/픽사가 이 비즈니스로 재미를 슬슬 느끼는 요즘에 어떤 방향으로 어느 쪽 토끼도 소홀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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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15. 09:49

[에반게리온] 극장판 최종 편을 계기로 존재를 알게 된 아마존 프라임, 근래 한참 기운을 내는 넷플릭스에 이어 연이 닿아 한 달간 한시적으로 디즈니 플러스와 연을 맺었다. 그렇다. OTT의 전장 - 말할 나위 없는 강성한 마블의 공세가 궁금했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이 참에 두 개 정도 밀린 픽사 라인업을 챙겨 보자는 것이었다. [소울] 시청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빅 밴드 풍의 음악이 흐르는 디즈니/픽사의 팡파르 음악부터 이 작품으로 상을 받은 (인더스트리얼 파이오니어)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영화음악 작업은 예의 출중하다. 피아노가 매개가 된 테마는 유려하고 온기가 있다. 무엇보다 작화와 기술의 성취는 이번에도 훌륭하다. 넷플릭스 등으로 소니 피처스 등의 라인업에 눈길을 주지만. 픽사는... 이것 참 크리에이터의 시작점에서부터 결과물까지 어쩔 수 없는 답을 낳는다. 급이 다르다... 뉴욕의 인파 안에서 좌충우돌하며 달리는 고양이의 달리기, 죽 늘어가는 피자 조각의 표현까지 무리 없이 수려한 결과물을 낳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성향과 삶의 불꽃과 동기부여의 자리 앞에 놓인, 삶의 의미와 내려죄는 햇살 본연의 묘사는 출중하다. 뭘 알고 만든달까. 오래간만에 본 픽사 작품이라 그런지 한결 감탄하게 되더라. 한편 디즈니 플러스는 여기저기 작품 관련 단편은 물론 개봉 전 붙은 단편도 무리 없이 볼 수 있게 배려했다. [22 vs 지구]와 [토끼굴], 이 단편들도 놓치지 않으시길- 디지털의 질감이 느껴지지만 후자는 특히나 셀 애니메이션 시절의 반가운 감성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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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15. 09:08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708 

 

[Single-Out #374] 국빈관진상들, 미스피츠, 아톰뮤직하트, 전유동, 준도

음악취향Y가 주목하는 싱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소개드리는 싱글아웃 (Single-Out) 374회입니다.국빈관진상들, 미스피츠, 아톰뮤직하트, 전유동, 준도를 살펴보았습니다....

musicy.kr

국빈관진상들 「Abracadabra」

능청스럽게 술술 주술을 거는 듯한 멜로디 위에 드럼, 신시사이저 등 각 파트가 포토샵에서 레이어를 추가하듯 하나 둘 순서대로 가세해 제 역할을 한다. 농밀한 하드락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역시나 기타. 언뜻 소박하고 단출한 인상을 주는 곡이나 중반부부터 기타와 보컬이 구사하는 다채로운 표현과 기본기의 발휘가 직장인 밴드의 수준을 상회한다. ★★★


아톰뮤직하트 「망명자」

망명자라는 자기 규정이 얼마만큼의 짙은 진솔함을 담고 있는지, 나같은 사람의 수준에선 그저 막연히 짐작해볼 따름이다. 어쨌든 이 팀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시기에 오가던, PINK PLOYD 등이 연상되더라 어떻다더라 하는 식의 상찬은 다소 옅어졌고, 앞길을 알 수 없는 어두운 여정을 그린 듯한 음반 커버 그리고 그를 닮은 쓸쓸한 보컬과 휘청이는 기타의 여운은 한결 짙어졌다. 여전히 응원하고픈 밴드의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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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21. 11. 12. 13:27

의도한 건 아닌데, 김혼비 저자의 책을 따라가는 이력이 되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시작으로 술 한잔 입에 못 대는 몸을 가지고도 [아무튼 술]로 이어진 독서는 병원 신세 중 읽은 [전국축제자랑](그의 인생 파트너 박태하와의 공저) 으로 매듭을 짓는가 했더니 한 해의 마무리엔 이렇게 [다정다감]으로 독서 인연이 장식하게 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자체가 [... 여자 추구]로부터 시작한 인연의 따스한 온기를 간직하고, 그런 고마움으로 주변과 세상에 답변하는 셈의 결실이라 하겠다.

다 읽고 가면 야속한 내 속은 어찌나 책이 언급한 '진짜 미친 사리곰탕면'이 댕기던지. 사골 넣은 사리곰탕면이 마음이든 몸이든 그가 시들했던 시절 안팎으로 채워주던 약 같은 영험을 발휘한 일상의 보물이었던 모양이다. 저자의 홍콩 직장인 시기에 동료들이 프로페셔널하게 메이크업 해줬던 때, 여자 축구 동료 언니들이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연령을 초월한 건강 상식을 일깨워주던 때, 남녀 사이에 긴장감 있는 상호작용이 있던 당시,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이 무슨 온도와 감정을 전달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처음으로 끄덕였던 동무와 우산 에피소드 등 에세이 곳곳이 감정과 경험, 그로 인해 올라오는 온도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하다.

출판사 이름부터 안온, 노란 북커버까지 다들 자리를 제대로 만난 듯 책을 구성하고 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어 고마웠던 작품이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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